이른바 ‘복지마피아’ 문제를 없애기 위한 부산시 대책이 그제 발표됐다. 시의 사회복지 관련 부서에서 근무했던 퇴직 공무원이 복지시설에 재취업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게 요지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퇴직 전 5년 동안 부산시의 5급 이상 직위로 사회복지 분야 부서에서 재직한 사람 중 퇴직한 지 3년이 경과하지 않은 때는 복지시설장을 맡지 못하도록 한다는 얘기다. 시는 이를 강력한 대책이라 자칭하며 다음 달부터 시행한다는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도 그럴 것이 현행 법률로는 퇴직 공무원의 복지시설 재취업 자체를 막을 수는 없어서다. 그렇기에 시는 이들 대상자가 부산시 관할(직영)이나 관리감독을 받는 복지시설의 장으로 취업할 경우, 그 사람에 대해 시의 인건비 보조금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즉, 복지시설의 인건비는 시 보조금에 상당 부분 의존할 수밖에 없으니 사실상 취업을 제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논리다. 법적인 제약에 따른 고육책인 셈이다.

부산시에서 복지마피아는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고, 방지책이 나온 것도 처음이 아니다. 그간 퇴직 공무원의 복지시설 재취업이 급증하고 그로 인한 서비스 질 저하, 낙하산 인사, 현직 공무원에 대한 로비 등의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시는 2016년 근절책을 내놨다. 6급 이상 공무원은 퇴직 후 2년 내 복지시설장을 못 맡게 하고, 자격기준을 1급 사회복지사 자격증 소지자로 제한을 둔 게 골자였다. 하지만 그 후로도 ‘복지마피아’ 형태가 되풀이됐으니 고질적 문제인 듯하다.

그렇다 보니 시의 이번 대책도 실효성이 있을지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 물론 관련 법령을 개정하는 게 근본적 요소다. 기초자치단체와 달리 광역자치단체의 경우, 법률상 퇴직 공무원의 복지시설 재취업 방지에 대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는 법령 개정에 다시 힘을 기울이는 게 필요하다. 아울러 이미 복지시설장이 된 퇴직 공무원들의 각종 로비를 차단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