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한일 경제분쟁, 외교가 답이다 /이재호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8-13 19:32:08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2012년과 2018년에 있었던 강제징용 피해자의 일본 기업에 대한 대법원의 손해배상판결로 한일 관계가 경제전쟁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일본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징용배상 문제는 종결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한국은 삼권분립을 근거로 형사적 피해에 대한 배상문제가 남았다고 주장한다. 우리 헌법 제6조 제1항은 “헌법에 의하여 체결 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고 규정한다. 이 문제는 조약의 국내법적 효력과 관련이 있다. 조약이 헌법 하위에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조약과 국내법의 효력 우위가 문제가 된다.

프랑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은 조약의 효력 우위를 인정한다. 옥스퍼드대 하젤 폭스(Hazel Fox) 교수 같은 국제법학자는 국내법 적용을 포함한 외교문제에 관한 한 사법부가 행정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거나 행정부를 대외적으로 곤경에 빠트리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현재 한일분쟁에서 일본은 판결이 청구권협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한국은 삼권분립을 근거로 내세운다. 확정된 대법원판결은 국내에서는 최종적 효력을 갖고 있으나 외국에 대하여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일청구권협정 당시 한국 정부가 받은 돈이 배상이냐 보상이냐는 논란이 있다. UN의 ‘국제위법행위에 대한 국가 책임 규정(ILC)’초안에 의하면 국가가 가해국으로부터 배상금을 받으면 피해를 입은 자국민에게 배상을 해주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판결은 삼권분립의 원칙상 정부가 간섭할 수 없는 것이지만, 집행의 문제는 사법행정적 문제이므로 정부가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것이라 본다.

대법원판결에 대한 집행이 시작되자 일본은 반도체부품에 대한 수출금지와 한국을 화이트국가에서 제외하는 보복조치를 했다. 이것은 일본 정부의 옹졸함을 보인 대응이었지만,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도 걱정되기는 마찬가지다. 기술 강국 일본이 수십 년간 우위를 보여온 부품을 수년 내에 개발해 대체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이다. 국제분업과 비교우위가 지배하는 세계화시대에 한국과 같은 중간규모의 국가가 모든 것을 다 생산할 수 없고 경제성 문제도 있다. 부품의 질이 좋지 않으면 완제품도 문제가 생기고 완제품의 판로도 무너진다. 얼마 전 윤증현 전 경제부총리는 한국은 부품보다 중간재에 집중하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품의 80%가 중간재이다. 한국이 완제품, 중간재, 부품 모두를 전부 생산한다는 것은 경제적 집중도가 떨어지고 완제품에서 추월당할 수 있는 것이다.

일본의 경제보복은 WTO 규정 위반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WTO 제소는 최소한 2년 이상 걸려야 1심 판결이 나오며 항소도 할 수 있고 많은 예외조항이 있으며 강제성도 없다. WTO규정 제21조는 국가안보를 위한 예외를 규정하고 있는데 일본은 이 조항을 무역보복의 근거로 주장하고 있다. 일본은 수출품이 적성국가에 갔다는 주장을 증거도 없이 주장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한국정부가 입증하려면 시간이 더 걸린다. 결국 정부의 대책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에게 “50리 밖에 있는 구조선을 가지고 올 테니 죽지 말고 살아있어라”하는 것과 같다. 차가 마주보고 달리는 치킨게임에서 작은 차가 더 큰 피해를 입는다.

지금 대한민국은 외교적으로 사면초가(四面楚歌), 경제적으로 존망지추(存亡之秋)의 위기다. 특히 일본 부품으로 완제품을 생산하는 부산의 중소기업은 더욱 심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막스 베버는 정치인의 자질을 열정, 책임감, 균형감각으로 꼽았고 가장 중요한 자질을 책임감으로 꼽았다. 책임감은 신념책임이 아닌 결과책임에서 나온다.

얼마 전 일부 법학교수들이 한국정부가 우선 피해자에게 배상하고 나머지 문제는 외교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외교는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가능한 것에서 타협점을 찾는 예술이다.
변호사

※ 외부 필진의 견해는 본지 제작 및 편집 방침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논어 속 ‘사람됨’을 말하다
  2. 2경남정보대학교 ‘2019 글로벌 연수 프로그램 성과보고회’
  3. 3[국제칼럼] 균형발전은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다 /염창현
  4. 4대한제강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성금 1억 전달
  5. 5부산 사하구, 온누비 휠체어 버스 전달식
  6. 6부산진을·기장·창원진해, 총선서 살얼음 승부 예고
  7. 7[과학에세이] ‘스타트렉’이 꿈꾼 미래기술 /이태억
  8. 8마리나업 등록·변경 수수료 폐지…해양관광 활성화 기대
  9. 9‘라임’사태 피해 규모 2조 추산…금융사기 의혹
  10. 10‘드르렁 컥’ 밤새 몸 변화로 수면장애 원인 추적
  1. 1안철수 정계복귀…여야 각당 촉각
  2. 2추미애, 검찰 간부들 질타 “상갓집 추태 개탄스럽다”
  3. 3조경태 "애가 탄다던 문 대통령 영화 관람"
  4. 4유재수 감찰 무마에 친문 실세 총동원
  5. 5文 대통령, 조국 전 장관 정책보좌관 출신 김미경 변호사를 균형인사비서관에 임명
  6. 6불교계 설 선물로 '육포' 보낸 한국당…긴급 회수 소동
  7. 7미 국무부, 해리스 대사 거친 발언에도 "전적으로 신뢰한다"
  8. 8윤창중 “대구 동구 을 출마 … 박근혜 전 대통령 대신해 국민 심판 받겠다”
  9. 9이탄희 “유해용 무죄 판결 화났다 … 보고 싶지 않았던 상황들”
  10. 10文 대통령, 정 총리와 첫 주례회동서 규제혁신 방안 집중 논의
  1. 1‘라임’사태 피해 규모 2조 추산…금융사기 의혹
  2. 2마리나업 등록·변경 수수료 폐지…해양관광 활성화 기대
  3. 3신항 서컨부두 운영사에 부산항터미널 사실상 낙점
  4. 4예금·대출에 이자까지, 금융거래 내역 한눈에
  5. 5“중국 남획 손 놓고 대형트롤만 단속” 어민 반발
  6. 6금융·증시 동향
  7. 7모든 국제여객선 대상 ‘손상제어훈련’ 의무화
  8. 8설 연휴 만기 대출 자동 연장
  9. 9주가지수- 2020년 1월 20일
  10. 10
  1. 1사실상 서울 지하철 파업 예고, 설 연휴엔 어떻게?
  2. 2검찰, 고유정에 사형 구형 “부검결과가 스모킹 건”
  3. 3'우한 폐렴' 확진자 국내 발생…위기경보 '주의'로 상향
  4. 4설 연휴 거가대로 등 경남 민자도로 3곳 무료 통행
  5. 5 국내서 ‘우한 폐렴’ 첫 확진 … 우한 다녀온 중국인 여성
  6. 6심재철 검사 ‘조국 불기소’ 의견 내…“당신이 검사냐” 항의
  7. 7고유정 오늘(20일) 1심 결심 공판 … “계획적 범행” VS “우발적 살인”
  8. 8해수욕장 시설 업체로부터 뇌물 받은 구청 공무원 구속
  9. 9이국종 사의 표명…기로에 선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10. 10지자체-지방대 '지방 살리기' 나선다…올해 3곳 선정 1000억 투입
  1. 1AFC 챔피언십 4강 대진 확정, 한국 호주와 결승 진출 다툰다…한국vs호주, 우즈벡vs사우디
  2. 2박인비, LPGA 시즌 개막전 연장 끝 준우승…통산 20승 다음 대회로 미뤄
  3. 3리버풀, 맨유에 전반전 1-0 리드…VAR로 추가 득점은 취소
  4. 4리버풀, 홈에서 맨유 2-0 제압…22G 경기 무패행진, 맨시티와 16점 차로 벌려
  5. 5조현우 국가대표 골키퍼 울산 현대 이적
  6. 6박인비, 물에 빠진 20승의 꿈
  7. 7‘버디 7개’ 임성재, PGA 3번째 톱10
  8. 8한국 여자 테니스 12년 만에 메이저 본선 한나래, 첫 문턱서 좌절
  9. 9리버풀, 라이벌 맨유 2-0 완파…‘무패 우승’ 기록 세울까
  10. 10미국프로풋볼 샌프란시스코, 캔자스시티와 슈퍼볼 격돌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서독사람 동독사람
PK 관전포인트
경남·울산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도시 규제의 경제학
부산의 원도심, ‘문화도시’와 어울리지 않는가
기고 [전체보기]
부산 발전, 이제는 사회적 가치다 /정현우
부산은 ‘계단’이다 /송종홍
기자수첩 [전체보기]
경찰 개혁, 법의 기본 아래 둬야 /이승륜
보안검색 직원의 빈자리 /임동우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영화 진흥은 영화관서 시작된다
‘소프트 에듀케이션’ 대안 교육은 꿈일까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시립’과 ‘국립’의 앙상블
전통음악, 해설이 필요해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시대정신 檢개혁 누가 저항하나 /송진영
부산과 스웨덴 사람들 /정옥재
도청도설 [전체보기]
육포 소동
생태계 교란 식물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상월선원의 천막결사
내심(內心)의 소리 듣는 시간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내겐 넘버원 대동할매국수
서산 우럭젓국 맛집 찾기 힘든 이유
사설 [전체보기]
1000억 영화기금 무산, 또 보여주기식 정책이었나
감천항 안벽 수심 논란, 피해 없도록 정확한 재측정을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인구 절벽 시대, 복지 대타협 급하다
지속 가능한 노인 돌봄, 지역사회도 나서라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한일 ‘투 트랙 외교’ 올해는 회복해야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모두가 받고 싶은 성탄 선물
위대한 예술가, 젠틸레스키
이홍 칼럼 [전체보기]
한국 경제, 희망의 빛도 보인다
기생충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등 떠밀린 보수 통합 성공할까
송구영신, 부산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핀란드의 찬가 ‘핀란디아’
겨울나무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과 욕망
와인과 기다림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겸재 정선 ‘수박 서리하는 쥐’
격렬한 파도에 조선 정신을 담다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 청소년 남극 체험 선발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