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군견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몇 년 전 군대에서 군견병으로 차출돼 복무 내내 개와 동고동락을 했다는 이를 만난 적이 있었다. 그는 처음 군견병으로 뽑혔을 때는 너무 황망해 앞이 캄캄했다고 한다. 지금은 개와 죽고 못하는 사이가 됐지만 입대 전만 해도 개를 아주 좋아하거나 이와 관련한 특별한 추억이 거의 없었던 까닭이다.

그런데 묘한 것은 개와 아침부터 저녁까지 같이 뒹굴고 씨름하다 보니 생각이 서서히 달라지더라는 것. 마침내는 자신이 관리하는 군견이 다른 개에 비해 훈련성적이 떨어지면 분해서 잠을 못 이룰 정도까지 됐다. 그런 정이 쌓여서인지 오매불망 기다렸던 전역일이 돼도 자신을 따라 오려는 충견 때문에 발걸음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더라며 그 때를 회상했다.

군사작전을 위해 동원되는 군견의 임무는 일반인의 생각 이상으로 막중하다. 정찰에서부터 지뢰 및 폭발물 탐지, 추적 등 다방면으로 활용된다. 그런 만큼 세퍼드나 말리노이즈처럼 청각·후각이 뛰어나고 체력이 월등한 종이 아니라면 합류는 거의 불가능하다. 게다가 후보견이 되더라도 20주가량의 혹독한 훈련을 모두 이겨내야만 군견이라는 이름을 달 수 있다. 정예 군견 한 마리 육성에 수천만 원이 들어가는 이유다.

이 같이 강하게 단련되어서일까, 최근 육군 32사단 기동대대 소속 군견 ‘달관’이가 큰 일을 해냈다. 7년생 수컷 세퍼드인 달관이는 충북 충주시 인근 야산에서 실종됐던 열네 살 여학생을 10일 만에 찾아냈다. 재미있는 것은 달관이가 한때는 미운 털이 박혔던 ‘탈영견’이었다는 사실. 이 개는 2014년 육군 제1군견교육대로 입소하는 도중 군용트럭 철망을 뚤고 달아났다가 하루 만에 체포됐던 전력이 있다. 처음엔 교관들에게 걱정을 끼쳤을 법한 달관이지만 5년 만에 환골탈태해 모두에게 희소식을 전했으니 ‘국민 군견’이라는 칭찬이 붙어도 이를 나무랄 사람은 없을 터다.

한 발 더 나아가 누리꾼들은 달관이도 훈장이나 포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1968년 북한 무장공비들이 청와대를 습격했던 1·21사태 때 작전에 투입됐던 ‘린틴’과 1990년 제4 땅굴 탐지 중 자신의 몸으로 지뢰를 터트려 1개 분대원의 생명을 구한 ‘헌트’는 그 공로로 훈장을 받은 바가 있다.
어떤 영광스러운 포상이 달관이에 주어질지는 앞으로 군 당국이 결정하면 될 일. 아무튼 믿음직스러운 임무 수행 덕분에 전체 군견의 위상이 높아졌으니 달관이는 그들 집단 사이에서도 ‘최고의 개’가 될 듯하다.

염창현 논설위원 haorem@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호두까기 인형이 만드는 8월의 크리스마스
  2. 2고리원전 인근 드론비행 잇단 적발
  3. 311개국 코미디 고수들 출동…열흘간 쉴 새 없이 웃음폭탄 투척
  4. 4[메디칼럼] 과거 향수에 갇혀 늙어버린 나라 /김부경
  5. 5부전마산복선철 배차간격 확 줄여야
  6. 6진주, 빅데이터·AI기반 교통안전도시 된다
  7. 7하반기 금융권 공채…은행만 2000명 뽑는다
  8. 8우리은행, 추석 앞두고 중소기업에 15조 지원
  9. 9부산대 정외과 동문도 ‘위안부 동원 부정’ 교수 규탄
  10. 10지리산 능선…가을 알리는 야생화 만개
  1. 1부산의료원장 A씨 "조국 딸 혼자가 아닌 ‘다수 제자’들을 위한 장학금"
  2. 2청문회 앞둔 조국...웅동학원 관련 의혹이 제기되다
  3. 3조국 딸 의혹에 “내일이라도 청문회 열어달라” 청문회 일정은?
  4. 4점점 커지는 '조국 의혹'…野 '집중포화' 돌파할까
  5. 5조국 가족 운영하는 '웅동학원'…청문회 앞두고 재조명
  6. 6한일 외교장관, 21일 베이징서 회담…갈등해법 모색 주목
  7. 7위장 이혼·위장 매매 의혹 조국의 전 제수, 호소문 전달해... "아이가 상처받지 않게 해주세요"
  8. 8한국당, 오늘 조국 일가 "위장매매·소송사기 혐의" 고발
  9. 9최인호 "내년 수도권 인구 비수도권 추월…균형 발전 필요"
  10. 10조국 "인사청문회 내일이라도 열어달라…의혹 설명할 것"
  1. 1하반기 금융권 공채…은행만 2000명 뽑는다
  2. 2우리은행, 추석 앞두고 중소기업에 15조 지원
  3. 3오시리아단지 ‘완판’ 임박…잔여부지 투자자 속속 등장
  4. 4돈세탁 의심 금융거래, 지난해 100만 건 육박
  5. 5IMO(국제해사기구) 규제 앞둔 부산항, 대기질관리구역도 지정…선사 비상
  6. 6반도체 흔들리자…상반기 상장사 순익 43% 급감
  7. 7‘홍콩 악재’ 투자자 불안 커지는데 금감원 “지수 연계 ELS(파생결합증권) 손실 희박”
  8. 8웅동 배후단지 입주할 신규업체 내달말 모집
  9. 9갤노트10 홍보 트레일러 전국 누빈다
  10. 10취미용 드론 성능 천차만별
  1. 1조국 딸, 의전원 포기 않고 용이 되려 했나…두 번의 유급과 장학 혜택의 모순
  2. 2조국 딸 사진 명예훼손 처벌 가능…문제의 본질은 어디로
  3. 3초오 달여 먹고 또 사망 사고…“사약 재료로 사용된 독한 약초”
  4. 470대 몰던 승용차 인도 돌진해 30대 임산부 덮쳐
  5. 5‘우 순경 사건’ 우범곤 순경 총기난사… 주민 62명 사망·33명 중경상
  6. 6주택에 침입해 여성 속옷 훔친 40대 구속…모두 3차례 걸쳐 범행
  7. 7금난새, 서울예고 교장 사임 의사 전달…과거 ‘교장이 출근하지 않는다’ 감사
  8. 8수원 아파트 균열 발생… 1991년 지어진 건물, 8~9개 층에 5cm ‘쩍’
  9. 9양산지역 특성화고 설립 추진 잰 걸음
  10. 10'한강시신 사건' 장기화할 뻔…경찰 대응 논란
  1. 1코미어 꺾은 미오치치, 1년 1개월만에 헤비급 타이틀 탈환
  2. 2퀴라소 야구 네덜란드 유럽야구선수권 우승 안기기도
  3. 3 한국, 퀴라소에 4-0 완승… “다음은 일본전!”
  4. 4램파드 첫승 또 실패... 첼시vs레스터 1-1 무승부
  5. 5추신수, 3년 연속 20홈런…미네소타전 동점 홈런 쾅
  6. 6추신수 3년 연속 20홈런…최지만 끝내기 안타
  7. 7 친정팀 만날 다익손, 롯데 구원의 손 될까
  8. 8권순우 US오픈 테니스 예선 3번 시드
  9. 9EPL 최고 왼쪽 풀백 애슐리 콜, 축구화 벗고 지도자로 2막 연다
  10. 10‘30인 생존게임’ 한국선수 중 임성재만 웃었다
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대학이 가져온 ‘부’- 독일 하이델베르크
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친환경에서 캔 ‘노다지’- 독일 프라이부르크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이기대·청사포가 눈앞서 사라진다면
2030엑스포 개최에 관한 간절한 소망
기고 [전체보기]
부산포해전을 부산대첩으로 격상하자 /서정의
‘문화도시 부산’에 대한 소고 /김배경
기자수첩 [전체보기]
극한직업의 수상구조대 /임동우
옛 해운대역 도시재생 롤모델로 /이승륜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달에는 토끼가, 지구에는 청룡이 산다
기생충의 세상, 그 우화의 이면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전통 가곡인가, 한국 가곡인가
음악과 통일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신라젠 쇼크 줄여야 바이오가 산다 /이석주
“한가한 소리 하고 있네” /하송이
도청도설 [전체보기]
색깔 혁명
그린란드 매입설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조선시대 ‘북캉스’ 풍경
데이비드 호크니의 첫 생각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경상도의 여름음식 찜국
품종을 따져라, 밥맛이 달라진다
사설 [전체보기]
조국 후보자 잇단 의혹 청문회서 명명백백 밝혀야
한일 외교장관 내일 회담서 갈등 해법 머리 맞대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중앙정부와 지자체 복지 역할 재정립
‘건강보험 하나로’와 문재인 케어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예쁘고 행복한 그림의 화가
바람둥이 화가의 영원한 사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일본은 실수했다
창의성, 한국기업의 다음 생존전략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조국의 ‘서해맹산(誓海盟山)’
두 정치인의 죽음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더위 식혀주는 음악들
7월의 음악예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닭백숙과 와인…더위를 이기는 조합
‘디오픈’ 우승컵은 와인 주전자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윤겸의 실경산수 ‘태종대’
김정희를 흠모한 이한복
  • 2019아시아 트레일즈 컨퍼런스
  • 사하관관사진공모전
  • 제5회 극지 해양 도서 독후감 공모전
  • 부산관광영상전국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