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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법률] 구치소는 혐오시설이 아니다 /하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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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9-07-10 19:34:08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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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는 재판을 준비하는 곳이다. 혐오시설이 아니다. 법원 검찰청 법조타운 근처로 가는 것이 맞다. 구치소는 도심 가까운 곳에, 교도소는 어느 정도 떨어진 곳에 있어야 한다.
그림 서상균
한 40대 부부는 울산에서 식당을 운영한다. 부부가 열심히 일해 겨우 월세를 낸다. 어느 날 남편이 부산에서 성범죄로 누명을 썼다. 구속되면서 가정은 쑥대밭이 되었다. 어느 30대 신혼부부 사정은 더 딱하다. 직장 회식으로 만취했다. 그날 비가 많이 내렸다. 대리운전기사도 바빴다. 유혹을 참지 못하고 음주운전을 했다. 운전 중에 인명사고가 발생하였다. 구속되면서 가정은 풍비박산이 났다. 우리 사회는 이제 본인이나 가족들이 언제든 구치소로 갈 수 있는 구조가 되었다.

구속이란 무엇인가. 경제적으로 직장생활 마감, 변호사 선임료 부담, 국가형벌권이 기다리고 있다는 의미다. 구속은 수사기관이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와 피고인의 신체 자유를 제한하는 강제처분이다. 구치소 감금처분이 구금이다. 사법기관은 구속을 최후수단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유죄판결을 받을 개연성이 높은 범죄혐의, 도망, 도망염려, 주거부정, 증거인멸위험, 범죄중요성, 재범위험성, 피해자와 중요참고인 위해 우려가 있으면 구속된다(형사소송법 제70조·제201조). 수사단계부터 변호인 조력이 필요하다.

헌법과 형사소송법은 피의자·피고인 방어권을 보장한다. 그러나 구속되면, 방어권 행사에 제약이 따른다. 먼저 변호인 접견이 쉽지 않다. 매일 쉽게 만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구치소가 멀리 있기 때문이다. 구치소가 도심 외곽에 있으면, 변호인들은 미결수용인 접견을 위해 왕복 2시간을 도로에서 보내게 된다. 1시간 접견을 한다. 충분한 대화를 통해 정신적 안정을 주면서 방어방법과 방어수단을 찾아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금요일 오후 1시에 출발하여 1시간 접견을 하고 오면 오후 5시다. 이동시간은 모두 변호사 비용에 포함된다. 기름값 접견시간 자문료다. 시간을 다투는 법률전문가들에게 지급되는 필요한 액수다. 일부 지역은 3시간 기준으로 접견비용 수 백만 원을 추가로 낸다고 들었다. 더 낮은 수임료로 더 많은 법률서비스를 원하지만, 실현될 수 없는 구조다. 구치소 위치 때문이다.

형사소송법과 행형법은 가족들에게도 접견교통권을 보장한다. 매일 1회 면담이 허용된다. 그러나 구치소가 멀리 있으면, 10분 면담을 위해 하루 반나절을 보내야 한다. 해운대에서 사상까지 2시간이 걸린다. 울산구치소·밀양구치소는 대중교통편이 불편하다. 부산구치소는 시설과 주차공간이 열악하다. 부산고법 상고심은 신병이 진주구치소로 이동되며, 창원고법 상고심은 신병이 통영구치소로 이동된다. 우리나라 구치소는 ‘접견교통이 아니고 접견고통’의 구조다. 헌법 정신을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구치소가 도심 외곽에 있으면, 아무래도 접견횟수가 준다. 자주 접견하면, 방어준비가 달라진다. 유무죄 다툼과 양형에서 유리한 의견을 낼 수 있다. 서민들은 지리적 접근성 때문에 희생자가 된다. 물론 국선변호인이 있지만, 한계가 있다.

그래서 구치소 위치는 아주 중요하다. 교정인권의 출발점이다. 구치소는 도시 중앙에, 사람 많이 사는 곳에, 교통 편리한 곳에, 법원 검찰 변호사들이 있는 곳에 위치해야 한다. 구치소는 혐오시설이 아니고 ‘재판준비시설·사회병리병원’이다. 교정철학이다.

사상구는 부산구치소 이전을 원한다. 명지동은 집값 및 교육 문제를 들며 이전을 반대한다. 대저동으로 논의가 되고 있다. 필자는 이 논쟁을 이해하기 어렵다. 외곽으로, 버스 세 번 갈아타는 곳으로, 송전탑 있는 돌산 밑으로 구치소를 보내자는 주장으로 들린다.

도심 외곽 구치소가 대한민국에 끼치는 폐해는 깊다. 변호인 가족 친구들은 소중한 시간을 길에서 보낸다. 변호인 접견 이동비용은 수임료에 포함된다. 교정공무원의 호송시간, 호송차량 기름값, 호송비용 등 환경비용은 천문학적 돈이다. 모두 절약 가능한 국민 혈세다. 법무부 부산시 부산시민은 공익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 수용자와 그 가족, 교정공무원의 업무경감, 세금절약, 교통체증, 환경보호, 지역상권 활성화, 미결수용자 인권을 위한 길이다.
구치소는 법조타운으로 가야 한다. 선진국 모델이다. 언젠가 강서지역이 재개발되면, 또 더 외진 곳으로 구치소를 옮길 생각인가!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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