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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와인 한 잔] 와인 속의 삼총사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6-26 19:03:00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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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왕 루이 13세와 리슐리외 추기경 등 역사적 인물들이 등장하는 소설 ‘삼총사’는 17세기 프랑스와 영국을 배경으로 알렉상드르 뒤마가 쓴 소설이다. 원제인 ‘Les Trois Mousquetaires’는 세 명의 ‘총사’라는 뜻으로 여기서 ‘총사’는 총(머스킷)으로 무장한 왕실 호위병(Mousquetaires de la garde)을 뜻한다. 일본에서 이 소설을 ‘삼총사’로 번역한 이후 한국에서도 똑같이 번역하여 사용하고 있지만 현재 한국에서 삼총사는 단짝으로 지내는 ‘세 친구’를 의미하는 말로 주로 쓰이고 있다.
올해 5월 이탈리아 와인품평회에서 골드메달을 받은 로제 레드 화이트 등 3종 와인.
한국 사람은 숫자 가운데 유난히 ‘삼’을 좋아한다. 일상생활에서도 ‘삼세 번’이라는 말과 연관된 말이 많다. 가위바위보를 해도 언제나 세 번 반복해서 승패를 결정하고 회식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단결을 위하여 건배를 할 때도 삼창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 우리나라 전통 스포츠인 씨름 등 대다수 스포츠에서 승부를 겨룰 때도 3회(삼판양승)에 걸쳐 승부를 내는 경우가 많다.

후한이 멸망하고 위 촉 오 삼국이 정립한 뒤부터 진(晋)나라가 중국을 통일한 시기까지를 기술한 역사서 ‘삼국지’. ‘삼국지’를 바탕으로 명나라의 나관중(羅貫中)이 지은 소설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이 책들의 내용에는 유비 관우 장비 세 사람의 도원결의와 유비가 제갈공명을 만나기 위해 세 번이나 찾아가는 삼고초려가 나온다. 솥발처럼 셋으로 나누어진 위 촉 오 삼국이 하나로 합쳐지기까지 조조 손권 제갈공명 사마의 조자룡 등 수많은 영웅호걸이 펼치는 흥미진진한 역사적 이야기들. 여기서 나오는 ‘솥발 세 개’ 전략은 제갈공명이 유비에게 제안했던 것으로 촉나라가 강대국 사이의 불리한 환경에서도 힘의 균형을 유지하고 버틸 수 있게 한 유명한 전략이다. 오늘날 국가 권력을 입법 행정 사법으로 나누어 분담하는 삼권분립과 상관관계가 적은 자산 세 군데에 고르게 투자해 위험을 분산하는 방법 등 정치와 경제의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솥발 세 개 전략’도 숫자 삼과 관련이 있다.

와인을 테이스팅할 때도 삼고초려의 마음으로 눈으로 보고, 코로 향을 맡은 뒤 입으로 맛을 보면서 와인의 색상 향 맛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와인 테이스팅이란 마시는 와인을 알기 위해 ‘목적’을 가지고 테이스팅하는 것을 말하며 와인의 색상 향 맛 세 가지에 중점을 두고 집중하여 와인의 맛, 전체적인 균형, 마시고 난 뒤 느껴지는 여운까지 와인 속에 함축된 비밀을 한 겹 한 겹 벗겨내는 3단계의 과정이다.

평소 편하게 음식과 와인을 마실 때도 와인의 색깔 향 맛의 조화를 즐겨보자.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이 있는 자리에 어울리는 와인 한잔. 이 세 가지가 단짝으로 지내는 세 친구 ‘삼총사’이고 ‘세 솥발’이다. 더불어 와인의 색깔 향 맛의 트리오를 눈 코 입으로 즐길 수 있다면 환상의 식탁을 만들어주는 현악 3중주가 항상 흘러나올 것이다.

부산가톨릭대 와인전문가과정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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