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메디칼럼] 사상 최고의 얼굴 성형 수술팀 /박지욱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6-17 19:44:25
  •  |  본지 2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아름다운 얼굴 만들기는 성형 수술의 최고 목표인 듯하다. 도시철도역 광고판에 넘쳐나는 광고는 성형미인의 얼굴로 도배되어 있으니. 하지만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은 제각각이라 수술 후 불만을 토로하는 환자들로 의사들은 골머리를 앓는 경우도 많다. 필자는 가장 완벽한 성형수술로 환자들에게 아름다운 얼굴을 안겨준 최고의 의사 한 사람을 알고 있다.
그림 서상균
제2차 세계대전 와중의 영국. 30만 명의 영국군 장병이 6월 4일 덩케르크를 무사히 탈출한 후 7월 10일부터 나치 독일은 공군력을 동원해 영국 본토를 공습하기 시작했다. 10월 말까지 ‘영국 전투’가 시작되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였던 영국 공군은 철저한 방어전술을 구사해 독일 공군을 소모전의 수렁으로 밀어 넣었고, 히틀러는 마침내 영국 침공을 포기하고 소련으로 포문을 돌렸다. 기세 좋았던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을 패전으로 몰고 간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독일의 폭격기 전단, 이를 요격하는 영국 전투기, 폭격기를 보호하려는 독일 전투기들이 영국 영공에서 엉겨 붙어 싸운, 공중전으로만 이루어진 ‘영국전투’ 기간 영국 군의관들은 아주 특이한 부상병들을 만났다. 불붙은 항공기 속에서 간신히 목숨을 건진 중증 화상 환자들이었다.

당시 영국 전투기는 프로펠러가 달린 단엽기였다. 조종석에서 보면 기수인 프로펠러와 조종석 사이에 엔진과 연료탱크가 있었다. 공중전이 벌어지면 조종석 안에 있는 조종사가 피격되어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는 엔진이나 연료통에 적탄을 맞아 발생한 화재로 변을 당했다. 비행기가 앞으로만 날아가는 기계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조종석 앞쪽의 화재는 강한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조종석으로 옮겨간다. 조종사는 비좁은 조종석 안에서 꼼짝달싹 못 하고 불길 속에 갇힌 채 추락하고 마는 것이다.

화상을 입은 부상병들은 런던의 이스트 그린스테드에 있는 퀸 빅토리아 병원 영국 공군 야전 재건 성형외과로 후송되었다. 이곳에는 뉴질랜드 출신 성형외과 의사 아치볼드 매킨도(Archibald McIndo)가 이끄는 의료진이 화상 환자만 전담하고 있었다. 조종사들은 얼굴과 손에 중증 화상이 집중되었다. 매킨도는 신체의 다른 부위에 있는 온전한 피부를 떼어와 얼굴과 손에 이식해 얼굴과 손을 복원했다.

매킨도는 600명이 넘는 부상병을 치료해주었지만 정작 환자들의 반응은 의사의 기대와는 사뭇 달랐다. 부상병들은 수술 후 복원된 자신의 끔찍한 몰골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복원 수술도 소용없다는 듯 병사들은 좌절했고 가족과 친구들의 면회마저 거부했다. 물론 매킨도의 수술로 병사들이 정상적인(?) 얼굴을 되찾을 수는 없었다. 이전의 화상 환자들이 받았던 치료 결과와 비교하면 분명 훨씬 나은 수술이었지만 얼굴 복원에 대한 병사들의 만족도는 낮았다. 매킨도는 수술이 만능 해결책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부상병들을 심리적으로 재활하기 시작했다. 부상병들은 ‘기니피그 클럽’을 만들어 서로를 도왔다. 기니피그는 자신들과 가장 비슷하게 생긴 동물이었고, 스스로 매킨도의 실험동물이 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이런 수술은 역사상 처음 시도되는 수술이었기 때문에 누군가 실험 대상이 되어주어야 했기 때문이다.

또 매킨도는 잔뜩 주눅이 든 병사들을 병원 밖으로 내몰았다. 병사들은 병원 근처의 마을을 쏘다니거나 식당, 맥줏집, 영화관 심지어는 댄스홀에도 갔다. 하지만 그 누구도 눈살을 찌푸리거나 피하는 사람이 없었다. 물론 매킨도가 마을 사람들에게 미리 협조를 당부해 두었던 덕택이었다.

기니피그의 몰골로 거리를 쏘다니는 그들은 바로 조국을 지키기 위해 적과 맞서 싸운 젊은이들이 아니던가? 주민들은 병사들을 아들이나 동생처럼 따뜻하게 품어주었다. 이 기묘하고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는 까닭에 필자는 역사상 최고의 성형 수술팀의 명예를 매킨도와 이스트 그린스테드 주민들에게 주고 싶다.

신경과 전문의·메디컬티스트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2만여 명 응시…부산교통공사 시험 연기 vs 강행 ‘팽팽’
  2. 2부산 신천지 교회·연수원 3곳 출입금지
  3. 3부산 호텔 1만800실 예약 취소…관광업계 ‘휘청’
  4. 4부산 ‘97세대’ 총선 돌풍 일으킬까
  5. 5감염경로 확인 안 되는 환자 속출…대구 신천지 예배간 경남도민 2명 자가격리
  6. 6버스 무정차운행·열감지기 확대…부울경 경계수위 높인다
  7. 7북항재개발 중-동구 관할 싸움에 BPA 곤혹
  8. 8국내 첫 사망 ·확진 100명 넘어…‘코로나19 악몽’
  9. 9“기생충, 오스카 감독상 받을 때 작품상도 직감”
  10. 10하늘에서 본 통영의 美…전국 드론 영상 공모전
  1. 1조경태 "중국인 입국 즉각 중단하라"
  2. 2대구 모든 유치원, 초·중·고교 개학 연기...전국 처음
  3. 3 문 대통령 “코로나19 대응 중국 측 노력에 힘 보탤 것”
  4. 4부산시, 코로나19 피해 관광업체에 특별융자·지방세 유예
  5. 5"단일화 없나?" 경남 진보 1번지 창원성산 대혼전
  6. 6서구 동대신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찾아가는『情 담은 식료품 배달』봉사
  7. 7김형오 “공천 심사과정 직접 보면 깜짝 놀랄 것”
  8. 8박형준 “현재로선 출마 생각없지만 총선서 역할 고민”
  9. 9동명대, 산-학 쌍방향 인재양성 교육 활발 주목
  10. 10대통령 긴급재정명령 발동 하나…자영업자 임대료 인하·추경 검토
  1. 1부산 국제관광도시 사업, 코로나에 삐끗…“하반기 본격화”
  2. 2주가지수- 2020년 2월 20일
  3. 330대 그룹 중 순익 높은 최고 알짜는 ‘KT&G’
  4. 4부산시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 확대
  5. 5현대·기아차, 도로상황 따라 기어 바꿔주는 시스템 개발
  6. 6금융·증시 동향
  7. 7북항재개발 중-동구 관할 싸움에 BPA 곤혹
  8. 8부산세관, 수출 지원 지역 순회 상담 진행
  9. 9부산항 환적화물 효율 처리…터미널 간 ‘순환레일’ 설치
  10. 10올해 러시아 수역 어획할당량 4만6700t…5년 내 최대
  1. 1전주서 ‘코로나 19’ 1명 의심증상 … 신천지 대구교회 방문
  2. 2포항에서도 코로나 19 첫 확진자 나왔다 … 신천지 교인
  3. 3 전주에서도 코로나 19 첫 확진자 나왔다 … 28세 남성
  4. 4경북서 ‘코로나19’ 5명 추가 확진…영천 1·상주 1·경산 3(종합)
  5. 5경북 코로나19 확진자 10명으로 늘어… 영천4·경산3·청도2·상주1(종합)
  6. 6종로구서 75세 남성 코로나19 확진…한빛어린이집 휴원(종합)
  7. 7좋은강안병원 응급실 폐쇄…코로나19 의심환자 3명 검사 중
  8. 8검찰 조사 中 10층서 투신한 20대 피의자…4층 정원에 떨어져 목숨 건져
  9. 9코로나19 확진 31명 추가 발생…국내 확진자 82명
  10. 10제주서 31번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1명 역학조사
  1. 1손흥민, 국내서 부러진 팔 수술받는다…서울 시내 병원에 입원
  2. 2수원 이임생 감독, 염기훈 경기력 호평해…"이니에스타보다 염기훈"
  3. 3테니스 권순우 ATP 3연속 8강
  4. 4MLB 최고 갑부 알렉스 로드리게스
  5. 5손흥민 빠진 토트넘, 안방서도 무기력한 패배
  6. 6정마리아·강영서, 전날 아쉬움 씻고 금빛질주
  7. 7조용히 귀국한 손흥민 21일 수술대…3년 전과 같은 부위
  8. 8
  9. 9
  10. 10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독일 통일과정 7대 과오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다시 읽어보는 한 ‘분단인’의 삶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제1부두, 이왕 보존하는 김에 제대로
도시 규제의 경제학
기고 [전체보기]
해양안전, 민관 유기적 협력이 필수 /이광진
각본상 ‘기생충’과 문학·문학인의 자리 /김광수
기자수첩 [전체보기]
화포천습지, 보호대책 서둘러야 /박동필
장난치지 말고··· /신심범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개혁을 위한 아카데미상은 없지만
영화 진흥은 영화관서 시작된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강강술래와 농악
‘시립’과 ‘국립’의 앙상블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전략적인 전략공천인가 /정유선
이상문학상 사태가 남긴 것 /정홍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자객 공천
해운대암소갈비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여든 살 어머니의 만학
상월선원의 천막결사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일본음식과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어느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10주년
사설 [전체보기]
코로나19 첫 사망에 급속 확산…비상한 방역 전략을
개금 옛 미군부지, 시민 위한 공간 제대로 활용되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인구 절벽 시대, 복지 대타협 급하다
지속 가능한 노인 돌봄, 지역사회도 나서라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한미동맹, 이상없다”
한일 ‘투 트랙 외교’ 올해는 회복해야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호의가 낳은 명작
죽기를 결심하고 그린 명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한국 경제 회복탄력성이 관건이다
한국 경제, 희망의 빛도 보인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나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설 연휴 무탈하셨는지?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나의 LP 이야기
핀란드의 찬가 ‘핀란디아’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바이러스와 기생충
와인의 소리
특별기고 [전체보기]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심사정 지두화 ‘절로도해도’
겸재 정선 ‘수박 서리하는 쥐’
  • 2020하프마라톤대회
  • 제8회 바다식목일 공모전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