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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구조적 비리 드러난 항운노조, 이번엔 제대로 쇄신을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6-11 19:39:00
  •  |  본지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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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로 드러난 부산항운노조의 채용 비리는 오래된 비디오테이프를 돌려보는 느낌이다. 그 정도로 개선된 것이 없었다. 2005년 검찰의 대대적 수사로 적발된 조직적인 채용 비리는 이번에도 그대로 자행됐다. 달라진 점은 수법이 더 교묘하고 은밀해졌다는 사실뿐이다. 지금의 부산항운노조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이번 검찰의 수사도 일회성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문제는 구조적인데, 해결은 스스로 알아서 하라는 식의 대처는 또 다른 비리를 예고하는 꼴이다.

비리의 근본 원인은 노조가 노무공급권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구조다. 이번 부산지검의 수사로 드러난 항운노조의 인사 전반에 걸친 비리는 이런 채용 시스템 때문에 가능했다. 노조 가입 때 3000만~5000만 원이, 승진 때 5000만~8000만 원이 오갔고 이런 식으로 노조 간부 14명이 받은 돈만 10억 원이 넘는다니 기가 찬다. 심지어 전 위원장은 교도소 수감 때도 취업 알선 등으로 수억 원을 챙겼다고 한다. 새로운 수법도 등장했다. 노조 간부의 친·인척과 지인을 ‘가공조합원’으로 만들어 근무 환경이 좋은 부산신항에 전환 배치한 것이다. 검찰은 이번 수사로 전 노조위원장 2명을 포함해 31명을 기소하고 지부장 1명을 지명수배했다.
하지만 비리를 적발하고 처벌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비리의 원인인 시스템을 진짜 손볼 때가 됐다. 부산항운노조가 노무 인력을 독점 공급하는 인력공급회사이자, 유일한 노조라는 모순을 개선해야 한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썩기 마련이다.

이는 부산항운노조에 맡겨서 할 일이 아니다. 자체 개선은 불가능하다. 자정 약속 후 비리 재발이라는 반복된 부산항운노조의 행태가 이를 증명한다. 노조는 노·사·정이 참여하는 ‘부산항 항만인력수급관리협의회’로 인력 채용을 넘겼다고 하면서도 채용 추천권을 여전히 가지고 있으면서 비리를 저질렀다. 따라서 정부 등 관계 기관이 나서서 개혁안을 마련하고 이것이 실행될 수 있도록 지역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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