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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소리] 미래가 없다면 학교엔 왜 가야 하나 /이윤영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6-11 19:36:28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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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미래가 없다면 우리는 학교에 왜 가야 하나요?” 기후위기에 대응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전 세계 청소년의 등교 거부 운동을 이끌고 있는 스웨덴의 16살 소녀 그레타 툰베리의 질문이다. 그녀는 11살 때 학교 수업 시간에 기후위기를 알게 되었고, 심각한 수준의 문제 앞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이후 아스퍼거 증후군(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특별히 관심 있는 것에만 강박적으로 빠져드는 정신 질환)을 앓을 만큼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그레타 툰베리는 지금 당장 이 위기를 극복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고, 그 방법을 가르치거나 해법을 내어놓지 못하는 학교에 가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학생으로서 가장 강력한 메시지를 사회에 전달할 수 있는 방식으로 등교 거부를 선택했다. 학교에 다니는 모든 학생이 참여 가능한 사회 운동이었고, 당장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학교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강력한 파급력을 가진 방식이었다. 그리고 지구온난화는 모든 곳에 영향을 주고 있고, 그 문제는 모든 세계가 공감하는 주제다. 이러한 이유들로 지금 전 세계 청소년이 이 운동에 적극 참여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그 바람이 닿아 지난 3월 15일과 5월 24일에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집회에 나가진 못했더라도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청소년은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한국 청소년은 그레타 툰베리가 던진 질문, “우리는 학교에 왜 가야 하나요?”에 공감하기 어려워한다. 툰베리가 제안한 운동 방식의 핵심은 학교에 가지 않는 선택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등교 거부는 너무 두려운 일이다. 벌점을 받을 것이고, 그렇다면 당장 진학에 불리할 것이고, 학교에서도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라고 눈총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학교 밖에서 일어나는 일, 그러니까 성적과 관련 없는 일에 크게 관심이 없는 친구들에게 함께 하자고 제안하는 일이 어렵다고 말한다. 어떤 아이의 말을 빌리자면, 봉사점수 준다고 하면 30초 만에 아이들이 모일 텐데, 세상을 구하자고 하니 3초 만에 거절한단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을 비난하려 하는 말이 아니다. 사실 우리가 기후변화나 미세먼지와 같이 생태·환경적 문제 앞에서 얼마나 이기적으로 대응하는지 잘 알고 있지 않는가. 더워지면 에어컨을 더 많이 틀고, 심지어 휴대용 선풍기도 들고 다닌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기능성 마스크를 끼고 공기청정기를 돌리며 빨래도 건조기에 말린다. 함께 고민해야 하는 문제를 개인이 해결하려고 하니, 그렇게 이기적인 방법들을 고안하게 된 것이다. 지금 나의 안위만 걱정해 내린 선택은 결국 더욱더 큰 공동의 문제를 발생시킨다.

왜 우리는 공동의 문제에 관심이 없고,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하게 되었을까? 그 답은 사실 명확하다. 그렇게 해야만 잘살 수 있기 때문이다. 잘산다는 것은 높은 성적을 받아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고, 남부럽지 않은 직장에 취직하거나 전문직업인이 되어 많은 돈을 버는 것이다. 오직 그것이 잘 사는 삶의 기준인 사회 속에서 그 외의 것을 생각하는 일은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런 기준들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불행해졌고 위험한 순간들에 봉착했는지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왜 우리는 여전히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할까.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는 정말 위험해질 수도 있다.

복잡하게 얽힌 이 문제를 간단하게 해결하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 이 사회에 만족하지 않고 그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는 힘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정의롭고 아름다운 사회에 대한 비전 없이는 사회 변화를 만들 수 없다. 실제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이 하는 말에 주목해보면, 시대의 부당한 현실을 손가락질하지 않고, 그것을 뛰어넘은 세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 더 아름답고 원대한 꿈이 있는데 그것을 가로막는 이 현실에 저항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는 책임을 지고자 한다.

그레타 툰베리가 이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그 절박함, 그리고 이 기후위기의 책임은 정부와 기업에 있다고 말하는 엄중함에 주목해야 한다. 그녀가 말하는 것은 막연한 시민적 책임이 아니라 2.0도 상승을 예측하고 있는 지구 온난화 현상을 1.5도로 내리는 일이다. 그렇게 되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간절한 염원이 그녀와 전 세계 청소년들이 꿈꾸는 바이다. 이 꿈에 기꺼이 동참하자. 그것이 잘 사는 삶이자 좋은 삶이다.

인디고잉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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