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장재건 칼럼] 지역균형발전은 시혜성 선물이 아니다

공공기관 추가 지방 이전…여, 내년 총선 공약 검토

핵심 국정과제라면서 정작 표심잡기 용도 여겨…균형발전 제대로 되겠나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대통령이나 여당 대표 등이 지방을 방문할 때면 으레 나오는 말이 있다. 이번엔 어떤 ‘선물 보따리’를 풀까이다. 야당에서야 당연히 선거용이라며 삐딱한 시선으로 보지만 그들 또한 그랬으니 괜한 트집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이런 황금 같은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일. 대통령이나 여당 대표의 말 한마디에 온갖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 대개조 비전 선포식’에 참석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스마트시티 지원 등 선물 보따리를 한 아름 안겼기 때문이다.

대통령 등 정부 여당이 지자체의 여러 사업에 전폭적인 지원 의사를 밝히는 것이야 좋은 일이다. 하지만 주는 측이든 받는 측이든, 솔직히 그때마다 선물 보따리 운운하며 생색을 내거나 감지덕지하는 게 영 마뜩지는 않다. 합당한 정책이라면 당연히 지원해야 할 일인데도 정부가 은혜(?)를 베푼 듯해 뒷맛이 개운찮은 것이다. 어쨌든 지방의 현실이 얼마나 열악하면 이럴까 싶기는 하다. 다만 조금 과장하자면, 오랜 중앙집권 체제에서 정부의 시혜에 길들여진 지방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한 건 부인할 수 없다.

최근 민주당이 122개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내년 총선 공약으로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공공기관 추가 이전은 지난해 9월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밝힌 사안이다. 이후 야당이 “서울이 황폐화된다”고 반발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다 얼마 전 이 대표가 기관 선정 등 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언급하며 다시 논의가 불붙었다. 이대로라면 총선 전까지 공공기관 추가 이전 계획이 구체화되고 그 과정에서 또 한 차례 격론이 예상된다. 지방으로서야 이 문제가 공론화된다는 점에서 반길 일이다.

그러나 공공기관 이전 총선 공약 검토가 마냥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바라보는 집권 여당의 시각이 그대로 묻어나는 듯해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마치 이를 지방에 대한 시혜성 선물 보따리로 여기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지역균형발전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과제이고, 공공기관 추가 이전은 그 과정에서 새로 거론됐다. 그 계획대로 속도 있게 추진하면 될 일을 실컷 뜸 들이다 총선 표심잡기 카드로 쓰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내년 총선이 끝나면 문 정부는 집권 후반기로 치닫는다. 지금 당장 논의해도 될까 말까 한 난제가 정권 말기에 제대로 추진될지도 의문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당시부터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줄곧 강조해왔다. 지난해 2월 ‘국가균형발전 비전과 전략 선포식’에서는 일자리가 생겨나는 지역혁신 등 3대 전략과 혁신도시 시즌2 등 9개 핵심과제를 제시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관련 정책이 미흡했다며 “국가균형발전의 엔진을 다시 힘차게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지역균형발전은 집권 기간 내내 꾸준히 추진해야 할 당위이지 결코 지방을 위한 깜짝 선물일 수는 없다. 집권 여당이 이런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서야 일관성 있고 제대로 된 균형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문 대통령의 의지 또한 의심스럽다. 균형발전 컨트롤타워인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본회의가 지금까지 13차례 열렸으나 문 대통령은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관련 회의 등에 무려 29회나 참석한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지난해 2월 ‘국가균형발전 비전과 전략 선포식’에서 밝혔던 강한 의지는 상당히 약화된 듯하다. 노무현 정부보다 더 발전된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더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던 당시의 말이 공허하게 들리는 것이다. 노 정부보다 더 발전하기는커녕 균형발전 철학과 정책이 빈약하다는 진단이 나오는 게 무리가 아니다. 이러니 여당에서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표심잡기를 위한 선물용 정도로 여기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지방소멸을 가속화시킬 수도권 3기 신도시 정책까지 내놨다. 그나마 노 전 대통령이 심은 균형발전 씨앗이 고사하는 역주행이 아닐 수 없다. 지금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노 전 대통령과 같은 뚝심이다. 문 대통령이 자신의 말처럼 강력한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관련 부처는 결코 움직이지 않는다. 지역균형발전을 표로만 연결하려는 여당의 시각도 결국 문 대통령의 미지근한 추진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문 정부도 벌써 집권 3년 차에 접어들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누차 강조한 초심으로 돌아가 지금이라도 구체적인 지역균형발전 비전을 내놓아야 옳다. 표심은 진정성 없이 급조한 공약으로는 결코 얻을 수 없다. 꾸준히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뚝심을 보인다면 지방의 민심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마련이다. 무엇이 지방을 위한 진짜 선물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지역균형발전 정책에 새로운 시동을 걸어야 한다.

논설실장 jjk@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동해선 원동역 건립 82억 배정, 내년 3월 개통…비용절감 병행
  2. 2내년부터 새 아파트 짓기 힘든 시대…리모델링이 뜬다
  3. 3구혜선·안재현 이혼 협의
  4. 4민간아파트 분양가 부산만 하락했다
  5. 5부산 동래구, ‘2019 가족 문화유적지 탐방’ 실시
  6. 6빗속을 걸어도 젖지 않아…마법 같은 공간 ‘레인룸’ 부산 상륙
  7. 7“50년 전 전화국 화재 부친 누명 꼭 풀 것”
  8. 88년째 겉도는 광안리 ‘크루즈 호텔’ 사업
  9. 9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2377> 제6회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10. 10민간공원 특례, 고도제한이 발목잡나
  1. 1민경욱 광복절 행사 숙면논란에..."경쟁후보가 촬영한 것"
  2. 2조국 법무장관 후보 청문회 공방 가열…여당 “당사자도 국민 정서와 괴리 인정”
  3. 3부산 민주당도 일본규탄 릴레이 챌린지 동참
  4. 4한상혁 표절 의혹·자녀 이중국적 도마
  5. 5한국, 11월 아세안과 일본 경제보복 논의…신남방정책도 가속
  6. 6“DJ·오부치 선언(1998년) 속 한일 미래 비전…난국 지혜 담겨”
  7. 7‘조국 효과’ 노리던 PK 민주당, 도덕성 잇단 의혹에 신중 기류
  8. 8문재인 대통령, 16일 모친 뵈러 연차휴가
  9. 9문재인 대통령 “역사 두렵게 여기는 용기 되새겨”
  10. 10한국당, 다시 거리로…“24일 광화문 집회”
  1. 1내년부터 새 아파트 짓기 힘든 시대…리모델링이 뜬다
  2. 2민간아파트 분양가 부산만 하락했다
  3. 3 주거용 건물만 높게 더 높게 치솟는 부산
  4. 4은행 이자수익 뚝…금융지주 해외로 눈 돌린다
  5. 5폐잠수복을 가방으로…친환경제품 바람
  6. 62분기 가계대출 15조 증가…국내 경제 ‘R의 공포’ 엄습
  7. 7“올 한국 성장률 1%대 전망” 하향 조정 늘어
  8. 8코스닥 관리종목 35개사 지정…작년보다 52% ↑
  9. 9일본 백색국가 제외 열흘 앞둔 한국 무역, 미중분쟁 · 미국 개도국 배제 압박 ‘3중고’
  10. 10삼성중공업, 독일 업체와 스마트십 기술 고도화
  1. 1벌떡 떡볶이 등촌점, 고객 불안감 여전… ‘성폭행하고 싶다’던 점주
  2. 2벌떡 떡볶이 등촌점 폐점 결정… “눈은 가슴만”성추행 발언, 불안은 계속
  3. 3동해선 원동역 건립 82억 배정, 내년 3월 개통…비용절감 병행
  4. 4"BTS 교통카드는 소장품…길에서 주워가면 점유이탈물 횡령"
  5. 5유명 예능PD 부하 여직원 준강간 혐의 징역 3년 법정 구속
  6. 6환자 묶어 폭행한 뒤 다량의 약 먹게한 요양병원 대표 실형
  7. 7자살 처리된 40대 근로자 5년 만에 항소심서 산재 판결
  8. 8"먼저 주먹으로 치고 반말해"…'한강시신' 피의자 영장심사
  9. 9가지산 등 영남알프스 9봉 완등하면 인정서와 메달 준다
  10. 10‘나영석 정유미 불륜설’ 유포, 벌금형… 누리꾼도, 법적조치 앞에 사과
  1. 1미오치치 코미어 헤비급 타이틀전 ‘정상서 은퇴VS복수’
  2. 2류현진 13승 도전, 중계는 어디서?
  3. 3'피홈런 2개' 류현진, 5⅔이닝 4실점…시즌 13승은 다음으로
  4. 4토트넘vs맨시티, 모우라 교체카드 적중...2-2 무승부 기록해
  5. 5'주말등판' 사이영상 유력한 류현진 중계 어디서 보나?
  6. 6'연장 2승' 박민지, 세 번째 우승은 연장 없이
  7. 73연패 빠진 롯데, 다시 최하위 추락
  8. 8최경주 차남 최강준, 미국 주니어 전국 대회 첫 제패
  9. 9신들린 도우미 황희찬, 이번엔 골까지 넣었네
  10. 10데뷔 첫 백투백 피홈런…류현진, 장타에 울었다
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대학이 가져온 ‘부’- 독일 하이델베르크
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친환경에서 캔 ‘노다지’- 독일 프라이부르크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이기대·청사포가 눈앞서 사라진다면
2030엑스포 개최에 관한 간절한 소망
기고 [전체보기]
‘문화도시 부산’에 대한 소고 /김배경
중국 경제성장은 멈추지 않는다 /곽붕
기자수첩 [전체보기]
옛 해운대역 도시재생 롤모델로 /이승륜
청년몰은 정녕 실패했나 /황윤정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달에는 토끼가, 지구에는 청룡이 산다
기생충의 세상, 그 우화의 이면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전통 가곡인가, 한국 가곡인가
음악과 통일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신라젠 쇼크 줄여야 바이오가 산다 /이석주
“한가한 소리 하고 있네” /하송이
도청도설 [전체보기]
그린란드 매입설
얼굴인식 기술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조선시대 ‘북캉스’ 풍경
데이비드 호크니의 첫 생각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경상도의 여름음식 찜국
품종을 따져라, 밥맛이 달라진다
사설 [전체보기]
잇단 도발에 거친 언사까지…북, 도 넘은 것 아닌가
삼락생태공원 얌체 주차 마냥 방치할 일 아니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중앙정부와 지자체 복지 역할 재정립
‘건강보험 하나로’와 문재인 케어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예쁘고 행복한 그림의 화가
바람둥이 화가의 영원한 사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일본은 실수했다
창의성, 한국기업의 다음 생존전략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조국의 ‘서해맹산(誓海盟山)’
두 정치인의 죽음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더위 식혀주는 음악들
7월의 음악예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닭백숙과 와인…더위를 이기는 조합
‘디오픈’ 우승컵은 와인 주전자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윤겸의 실경산수 ‘태종대’
김정희를 흠모한 이한복
  • 2019아시아 트레일즈 컨퍼런스
  • 사하관관사진공모전
  • 제5회 극지 해양 도서 독후감 공모전
  • 부산관광영상전국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