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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부산 어묵과 남극 크릴이 만나면 /오상준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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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9-05-15 19:54:41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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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현실. 그 사이 괴리는 크다. 꿈만 꾸지 않는다면 이루어질 수 있다. 실행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얘기다.

바다가 없는 충북 괴산군에 부산 자갈치시장 같은 수산식품 산업단지가 지난 3일 문을 열었다. 충북은 바다를 접하지 않는 전국 유일한 광역지자체다. 충북도 관계자는 “바다가 없으니 바다를 달라는 역발상으로 해양수산부 등 정부를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내륙에 바다를 들이려는 충북의 꿈은 해양과학관 유치로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부산에서 (독일) 베를린까지 철도로 이동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서다. 문 대통령은 신한반도 체제를 “단절된 남북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대전환”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섬’이 아닌 해양에서 대륙으로 진출하는 교두보, 대륙에서 해양으로 나아가는 관문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되면 부산은 유라시아의 중심이다. ㈔희망래(來)일은 지난해 4·27 남북 정상회담에 맞춰 ‘부산→베를린(원산 경유)’ 기차표를 만들어 공개했다. 이 기차표에는 ‘거리 1만1971㎞, 요금 61만5000원’이라 적혀 있다. 분단으로 끊긴 경의선 경원선 금강산선을 하루빨리 복원하자는 염원을 담았다.

해외로 눈을 돌려보자. 바다가 없는 몽골에 해군이 존재한다. 스위스 MSC는 세계 2위의 컨테이너 선사다. 1위는 덴마크 머스크라인. 스위스에는 바다가 없다. 알프스산맥을 포함해 산악지대로 둘러싸여 있다. 이들 사례에서 걸림돌을 디딤돌로 바꾸는 발상의 전환을 확인할 수 있다.

동북아 해양수도를 표방하는 부산은 어떤가. 천혜의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해양수도는 말뿐인 것 같다.

기자가 최근 읽은, 우리나라 최초의 해양소설이자 남극 탐험소설인 ‘서해풍파(西海風波)’는 시사하는 바가 많다. 국어학자이자 소설가 이상춘 선생이 일제강점기였던 1914년에 쓴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105년 전이다. 어부 집안의 이해운·해동 형제가 고기잡이배를 탔다가 난파돼 죽을 고비를 넘긴 뒤 남극 탐험에 나선다는 게 줄거리다. 암울한 현실을 딛고 남극이라는 미지의 세계로 나가려는 도전 정신과 모험심이 인상적이다.

이상춘 선생이 소설을 통해 남극 탐험을 꿈꾼 지 64년이 지난 1978년 12월 7일, 남빙양(남극해) 크릴 시험조업을 위해 ‘남북호’가 부산항을 출항하면서 그 꿈이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이어 부산 사나이가 주축이 된 한국남극관측탐험대가 1985년 11월 16일 남극 킹조지섬에 태극기를 꽂았다.

이를 발판 삼아 남극에만 세종(1988년), 장보고(2014년) 등 2곳에 과학기지가 세워졌다. 시작이 어렵지 첫 단추만 끼우면 꿈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채워지는 법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남극 땅을 밟은 이 역시 부산 사람이다. 고 이병돈 부산수산대(현 부경대) 교수가 1963년 3월 6일 미국 텍사스 A&M대학 박사과정 유학 시절 미국-아르헨티나 공동남극조사단의 일원으로 남극 탐사에 참여했다.

부산시는 몇 년 전부터 ㈔극지해양미래포럼과 함께 청소년을 위한 극지체험관과 제2 극지연구소, 극지산업이 어우러진 극지타운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극지체험관은 남극과 북극을 가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블리자드(눈폭풍)와 펭귄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남극으로 가는 관문인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는 기후상 눈이 오지 않는데도 역발상으로 남극체험관을 지었다. 남극에 가보고 싶은 전 세계인이 찾는 명소가 됐다.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초중고 학생 수학여행단과 외국인 관광객이 부산 극지체험관을 둘러본 뒤 남극에서 잡힌 크릴을 원료로 만든 어묵을 맛보고 사서 가기를…. 부산 크릴 어묵은 통영 꿀빵, 경주 황남빵, 나가사키 카스텔라를 능가하는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되면 한다’가 아니라 ‘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이다.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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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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