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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수도권 팽창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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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서 있는 위치에 따라 다르게 보이기 마련이다. 수도권 집중화와 지역균형발전 문제도 마찬가지다.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접근하는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 정책의 방점이 어디에 찍히느냐에 따라 보장받는 밥그릇 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뿌리가 같은 부산과 경남만 봐도 그렇다. 부산은 한때 전국 비중이 9.5%나 됐던 지역내총생산량(GRDP)이 반 토막 나는 등 모든 경제지표가 곤두박질치는 위기에 처해 있다. 부산은 수도권 비대화로 생긴 위기라며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부산은 수도권과 맞서기 위해 경남 등 비수도권이 힘을 보태주길 원한다. 하지만 경남은 수도권 집중화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부산과의 균형발전을 요구한다. 부산보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경남을 배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부산과 경남 내부로 들어가면 또 마찬가지다. 부산은 동부산권과 서부산권의 격차가 심화하면서 균형발전 문제가 늘 쟁점이다. 경남 역시 창원 김해 양산 등 동부경남에 산업이 몰려 있지만 서부경남은 남북한 접경지역, 강원폐광지역, 경북 북부지역, 덕유산지역, 도서지역권과 함께 전국 6대 만성 낙후지역으로 꼽힌다.

경기도도 비슷한 문제가 있는 모양이다. 비수도권의 눈으로 보면 경기도는 급속히 서울화하는 아주 잘나가는 지역이다. 분당선 신분당선 서울 1호선 등 그물망 같은 전철이 운행 중이거나 연장될 예정이다. 여기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가 건설된다. 이는 경기도와 서울 중심을 30분 이내 연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컨테이너 항만인 평택항이 있고 서울로 통하는 사통팔달의 도로망을 갖추고 있다. 대기업의 75%가 수도권에 몰려 있는데도, 최근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까지 용인에 조성하기로 결정됐다.

하지만 경기도는 접경지역인 김포 파주 연천 양주 동두천 포천과 농촌지역인 양평 가평 등 8개 시·군을 수도권정비계획법이 규정한 ‘수도권’에서 제외해 달라고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여기에 여주와 이천시도 가세할 태세란다. 이유는 법적으로 ‘수도권’에 묶이면서 규제를 받는 바람에 낙후지역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이들 시·군의 입장에서 보면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불평등은 ‘소득 수준’이 아니라 ‘소득 차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이라는 광역경제권별 격차가 극심한 현실에 비춰 보면 이들 시·군으로 서울이 더 확장될까 봐 걱정이다.

정순백 논설위원 sbj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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