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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법률] 구금 후 석방되는 방법 /이일권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4-17 19:18:26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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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자유를 누리며 생활한다. 그중 신체의 자유가 중요하다. 국가권력에 의하여 함부로 체포되거나 구금당하지 않아야 한다. 만일 구금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다면 석방되어야 한다.
그림 서상균
그런데 지금 나의 가족이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경찰서 유치장에 구금 중이다. 음주운전을 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피해자를 치어 8주 상해를 입힌 혐의다. 유리한 정상은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것이고, 불리한 정상은 벌써 3번째 음주운전이라는 것이다. 경찰이 음주운전 삼진아웃을 이유로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면, 피의자가 된 내 가족이 석방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검사에게 피의자를 석방하여 줄 것을 변론하는 것이다. 피의자를 체포한 수사기관은 경찰이다. 경찰은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해달라고 검사에게 신청한다. 검사는 경찰의 신청이 적절한지 여부를 판단한다.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경찰의 신청을 기각한다. 연예계에 이른바 ‘빚투’를 몰고 온 래퍼 마이크로닷의 부모에 대한 사기 사건이 있었다. 경찰은 부모 모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영장을 검토한 결과, 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후 석방했다.

다음으로 검사가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면 영장실질심사에서 판사에게 구속영장을 기각하여 줄 것을 변론하는 것이다. ‘영장실질심사’란 판사가 법정에서 피의자를 구속시킬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피의자에게 직접 심문하는 절차다. 피의자가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았다면, 판사는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해 준다. 판사가 피의자를 직접 심문한 결과 구속할 사유가 없다고 판단하면 영장을 기각하고, 피의자를 석방한다. 최근 마약 투약 혐의를 받은 로버트 할리가 영장실질심사 단계에서 ‘범죄를 인정하고, 반성하며,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석방됐다.

만일 피의자에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영장 집행으로 경찰서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구금된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피의자가 석방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하는 것이다. ‘구속적부심사’란 법원이 구속이 적법한지, 구속을 계속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를 심사하는 절차이다. 비록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영장이 발부되었지만, 구속이 위법하거나 영장이 발부된 이후에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하는 등 사정이 달라져 계속 구금할 필요가 없다면, 법원은 피의자를 석방할 수 있다.

그리고 구속 취소 제도가 있다. 피의자는 피해자와 합의를 이유로 검사에게 구속을 취소하여 줄 것을 청구할 수 있다. 검사는 구속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된 경우라면 결정으로 구속을 취소할 수 있다. 피해자와 합의한 경우라면 구속의 사유가 소멸된 경우로 해석된다. 검사는 구속을 취소하여 피의자를 석방하면서, 불구속기소로 수사를 종결할 수 있다.

검사가 구속된 피의자에 대한 수사를 마친 후 법원에 기소한 상태라면, 보석을 청구해야 한다. ‘보석’이란 일정한 보증금의 납부 등을 조건으로 하여 구속의 집행을 정지함으로써 구속된 피고인을 석방하는 제도를 말한다. 보석청구가 있는 때에는 일정한 제외사유가 없는 한 보석을 허가하여야 한다. 하지만 실무상 보석을 허가하는 비율은 비교적 낮은 편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조차도 보석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보석청구가 불허되었다면, 이제 남은 것은 오직 판결을 선고하는 날 석방이 되는 것이다. 무죄를 선고받으면 당연히 석방된다. 하지만 유죄를 선고받아도 실형이 아닌 징역형의 집행유예나 벌금형인 경우라면 곧바로 석방이 된다. 구금 후 석방될 수 있는 방법을 요약하면 이렇다. 검사의 영장청구 전 심사, 영장실질심사, 구속적부심사, 구속취소, 보석, 집행유예나 벌금형 선고 등이다. 단 하루 구금되는 것도 인간의 삶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 앞으로 적극적으로 석방을 허가해야 한다. 불구속 수사와 불구속 재판은 형사소송의 대원칙이다. 이제는 원칙을 실천해야 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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