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에서 ‘마약의 대중화’ ‘마약의 일상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전에는 일부 유명인사나 연예인에 국한된 이야기로 여겨졌으나 이제는 일반인들도 마음만 먹으면 쉽게 마약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서다. 마약은 투약자의 개인 삶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이고 공동체 전체를 병들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어느 사회 병폐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사안임이 분명하다.
최근 일련의 경찰 수사 결과를 보면 마약 구입은 아주 간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털사이트에 ‘해시태그(#)’를 붙인 뒤 마약을 뜻하는 은어를 입력하면 별다른 제재 없이 판매책과 연락이 된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플랫폼에는 마약 광고가 무수히 올라온다. 반면 현장 검거 실적은 저조하다. 판매자와 구입자가 대면 접촉 없이 지정된 장소에 물건을 놓고 수거하는 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판매책 대부분이 해외에서 활동 중이어서 일망타진도 힘들다.
이러다 보니 마약류 범죄로 단속된 인원은 2015년 이후 줄곧 1만 명을 웃돌고 있다. 지난해에는 1만2613명에 달했다. 인구 10만 명당 24.3명꼴이다. 마약청정국(인구 10만 명당 마약 사범 20명 미만) 지위도 상실했다. 특히 부산 경남은 35명으로 그 수치가 전국에서 가장 높다. 항만을 끼고 있어 마약류 밀수나 밀매가 비교적 손쉽다는 환경 탓으로 치부하기에는 정도가 너무 심하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사태의 위급성을 인식해 전면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대형 마약 관련 사건이 터질 때마다 재발책 마련을 약속했으나 수사기관 간 협력 부족 등으로 인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늦었지만 정부가 지난 5일 국무조정실 등 9개 부처합동으로 연중 마약류 단속에 나서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번 만큼은 정부의 의지가 마약이 우리 사회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