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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공유경제와 부산발 대학혁명 /장제국

일류 대학과 강의 공유 美 대학 시스템 부러워

한국은 규제 많아 한계…교양 과목 함께 듣도록 ‘부산 플랫폼’ 만들어야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4-09 19:06:38
  •  |  본지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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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Uber) 에어비앤비(Airbnb) 등과 같은 공유경제형태를 기반으로 한 회사들은 10년 전만해도 그야말로 ‘듣보잡’이었다. 기업 브랜드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고, 가진 자산이라고는 각자 소유한 유휴자원을 공유해 보자는 아이디어뿐이었다. 우버는 자동차 한 대 소유하고 있지 않지만 전 세계 유휴 자동차를 연결해, 글로벌 차원의 택시 영업을 하고 있다. 이번 달 상장을 앞둔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1200억 달러(136조4000억 원)를 훌쩍 넘을 것이라고 예측된다. 이는 미국의 3대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와 포드, 크라이슬러의 시가를 모두 합한 것보다 더 크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호텔방 하나 가지고 있지 않은 에어비앤비의 경우, 2017년 한 해 매출이 26억 달러에 달했고, 3100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혁신적 아이디어와 이를 실현하려는 과감한 실천력으로 기존의 경제시스템에 큰 충격을 안겨주며 강자로 등장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공유경제 개념을 적극 도입한 파격적인 대학이 등장해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미네르바대학이 그것이다. 이 대학은 물리적인 교실이 없다. 단지 입학한 학생들은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100% 온라인 수업을 받는다. 온라인 교과과정은 자체 제작한 것도 있지만 미국 최고의 대학들과 연계해 확보한 양질의 과목을 공유해 수강한다. 고학년이 되면 학생들은 전 세계 주요 국가에 파견돼 대학이 엄선해 연계한 공유 기숙시설과 현지 대학 강의를 듣게 하고 캡스톤디자인을 진행해 실무경험을 익힌다. 2011년 설립된 신생 대학이지만, 개교 4년 만에 입학허가율이 2% 정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경쟁률이 높아졌다. 이는 하버드대의 5.2%를 능가하는 숫자이다.

요즘 한국 대학사회는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학령인구는 급감하고, 반값 등록금 여파에 등록금 동결이 오랫동안 지속되다 보니 재정은 점점 피폐해진다. 매년 각종 정부 평가에 시달리다 보니 미래를 생각할 여유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점점 높아만 가는 교육시설과 교육콘텐츠 품질에 대한 학생들의 눈높이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역대학의 현실은 더 심각하다. 해를 거듭할수록 우수 인재들의 서울 유출이 심각해지고 있지만 모든 것이 수도권에 집중된 국가구조상 이를 막아내기는 역부족이다. 그러다 보니 지역대학들 간의 사생결단식 경쟁만 남았을 뿐이다. 이런 상황이 몇 년만 더 지속되면 사정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지역대학이 경쟁력을 잃게 되면 그 도시는 활력을 잃게되고 침체될 수밖에 없다. 지역대학의 문제는 지역 전체의 문제인 것이다.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대학의 공유경제개념 도입이다. 물론 한국 대학사회에서도 이미 공유개념이 시도되고 있기는 하다. 예를 들어, 서울 소재 23개 대학이 만든 ‘서울총장포럼’은 회원대학 간의 학점교류 확대와 온라인화를 위해 인터넷 강의 공유 플랫폼을 완성해 운영 중이다.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예산 10억 원은 서울시가 지원했다. 부산지역에서는 2017년 동서대와 경성대가 대학협력시스템을 구축해 시설공유는 물론 교수들의 교차강의를 통한 교양과목을 공동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또한 부산가톨릭대 부산외대 영산대도 연합대학 구축을 선언한 바 있고, 부경대 경성대 동명대는 대학일자리센터 정보 공유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있고, 협력보다는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문제와 각종 규제로 본격적인 공유를 하기엔 한계가 있다.

그러나 한계를 극복해야 발전이 있다. 부산소재 대학들이 과감하게 공유개념을 도입하고 ‘부산발 고등교육혁명’을 일으켰으면 좋겠다. 이를 실현해 나가는 과정에서 봉착하게 될 각종 규제를 경험적으로 찾아내 이를 철폐해 나가는 데 선봉적 역할을 부산이 담당해야 할 것이다. 규제가 철폐되어야 진정한 의미에서의 대학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 규제만 없다면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부산판 학점인정 교양강의공유 플랫폼’을 구축하고, 학생들에게 교양과목 선택 폭을 획기적으로 늘려줘 최강의 교양강의로 각광받는 부산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교양교육이 공유화되면 각 대학은 특성화 분야에 더욱 투자해 전국적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다. 더 나아가 일본 규슈지역 대학들과도 연계한 ‘부산·규슈 대학 간 공유시스템’을 구축한다면 한일 양국을 잘 이해하는 인재 양성이 가능해져 양국을 넘나드는 취업 활동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비용은 줄이고 교육의 질은 높이라는 것이 시대적 요구다. 아이디어만 무성하고 실천력이 없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공유경제개념의 적극적 도입을 통한 과감한 도전, 부산의 대학들과 부산시가 의기투합해 욕심을 내어 볼 만하다.

동서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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