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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국민 눈높이와 청와대 눈높이 /김경국

아파트 3채 투기 의혹, 유학생 子 명품차 논란…장관 후보자 잇단 파장

文, 국민 먼저 생각해 코드인사 임명 단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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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의 장관 후보자 중 2명이 국회 인사청문회 검증 과정에서 낙마했다. 투기를 의심할 만한 지역에 아파트 3채를 갖고 있던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자진 사퇴했고, 자녀 호화 유학과 외유 출장 의혹을 받은 조동호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지명을 철회했다. 온갖 의혹이 제기된 나머지 5명 중 3명에 대해서도 야당은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이들에 대해서는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굳힌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인사 검증 역시 국민 눈높이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 후보자들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은 가히 ‘백화점’을 방불케 했다. 문 대통령이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후보자에 대한 결격 사유가 심각했던 것이다. 누가 봐도 ‘인사 참사’다.

그럼에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책임을 지지 않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언론의 지적에 청와대는 “뭐가 문제냐”고 되물었다. ‘오기’인지 ‘오만’인지 분간 가지 않을 정도다. 국민소통수석 개인의 생각인지, 청와대 전체의 분위기인지도 몹시 궁금하다.

청와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인사 참사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자 “지금까지 특별한 문제가 파악된 것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가 없으니 특별한 조치도 없다” “민정수석이나 인사수석이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한 지적이 없다”고 말했다.

검증에서 걸러내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후보자’의 잘못과 ‘국민’감정 또는 ‘언론’으로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지명했을 때의 문제가 아니라, 지명 이후 벌어진 몇 가지 사안이 국민 정서나 눈높이에서 좀 괴리되는 현상이 나타났던 것이다.” “언론보도에서 ‘유학 중인 아들에게 돈을 보내려고 전세금을 올렸다’ 이런 부분들이 자극적으로 보도되면서 국민 감정이 안 좋아진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국민 눈높이와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브리핑이다. 윤 수석은 “(최 전 후보자가) 집을 3채 보유했다는 것이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 것이라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많을 것이다”고도 했다. 최 전 후보자는 주택정책을 총괄하고 부동산 투기를 잡아야 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였고, 서울 잠실과 경기 분당, 세종시 같은 노른자위 지역에 아파트 3채를 갖고 있었다. 정부는 거주할 1주택을 제외한 집은 모두 팔라고 압박하지 않았던가. 그런데도 ‘이론’의 여지가 많겠다고? 정부가 부동산 투기 억제에 올인하고 있을 때, 청와대 대변인은 재개발지역에 올인했던 것도 그런 인식에서였던가. 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말한 ‘정의’와는 한참 거리가 있는 언행이다. 이게 청와대의 분위기이고 상황인식이라면 심각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조 전 후보자의) 유학 중인 아들이 포르쉐를 가지고 있었다는데 가격이 3500만 원이 채 안 된다. 벤츠도 마찬가지다. 큰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검증과정에서 확인된 내용”이라고도 했다. 인지했지만 ‘흠결’이라고 판단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적어도 청와대의 눈높이에선 그랬던 모양이다. 유학생이 미국에서도 최고급 승용차인 포르쉐나 벤츠를 타고 다녔다는 것이 과연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 맞을까.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불과 2년 만에 내놓은 윤 수석의 브리핑은 딴판이다. 조국 민정수석이나 조현옥 인사수석을 감싸려다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생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아니면 ‘우리 편’에 너무 관대했든지.

조국 민정수석이 인사검증을 맡은 이후 인사 때마다 바람 잘 날이 없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안경환 법무, 조대엽 고용노동,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조 수석은 인사검증 이외에도 공직 기강 확립에도 실패했다. 가깝게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재개발지역 투기 의혹으로 사퇴했고, 멀게는 특감반원의 민간인 사찰 폭로 등등.

조 수석은 지난해 언젠가 “정치와 정책은 ‘결과 책임’을 져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런데도 조 수석은 아직까지 사과 한마디 없었고, 책임지겠다는 언급은 더더욱 들은 적이 없다. 청와대는 그를 감싸기에 급급하다. 책임을 지지 않으니 같은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권은 한 달 뒤면 출범 만 3년 차에 접어들게 된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편’의 시각이 아니라 ‘국민’의 눈으로 모든 현상을 봐주었으면 한다. 우선 인사검증 스펙트럼을 넓혀야 한다. 집권 3년 차쯤 되면 ‘우리 편’ 인재풀은 바닥이 날 때도 됐다. “사람이 없다”고 한다는데, 인식을 바꿔야 한다. 생각이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정책적 능력이 있다면 객관적으로 검증받을 기회를 줘야 한다. 그것이 문 대통령이 말한 ‘기회의 평등’이 아닐까.

서울 본부장·서울정치부장 thrk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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