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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부산 금융중심지 10년과 미래 /이병래

투자자 유치실적 전무…육성 위한 3개의 과제

첫째는 해양금융 특화, 둘째는 거래소와 협업, 셋째는 기업환경 개선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3-19 19:21:35
  •  |  본지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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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지 올해로 만 10년이 되었다. 짧다면 짧고,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처럼 길다면 긴 세월이다.

그간 문현지구에는 부산의 랜드마크가 된 63층 부산국제금융센터(BIFC)가 준공되어 예탁결제원, 거래소, 캠코 등 금융공기업을 포함한 29개 금융회사가 자리를 잡으면서 부산은 금융중심지로서 나름대로 면모를 갖추게 됐다. 현재는 제2단계 BIFC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부산시 또한 해양금융 발전을 위해 해양금융종합센터와 해양금융진흥공사를 설립하였으며,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산하기관도 유치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적 변화와 발전이 있었지만 내실 있는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다소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영국계 컨설팅그룹 Z/Yen이 반기별로 세계 주요도시들의 금융경쟁력을 측정하여 발표하는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평가에서 부산은 2015년 24위에서 최근 계속 하락하여 44위에 머물고 있다. 물론 순위에 너무 민감할 필요는 없다. 서울은 최고로 7위까지 올라가기도 했지만 현재는 33위이며, 부산이 벤치마크하려 했던 룩셈부르크는 22위로 떨어진 상태이기도 하다. 문제는 금융인프라 구축은 순조롭지만 정작 금융시장의 핵심 플레이어인 금융투자업자 유치 실적은 전무하다는 점이다. 운동장은 만들었는데 선수가 없는 형국이다.

현재 제3 금융중심지 선정 여부 그리고 이와 맞물려서 국책은행의 추가 지방이전 논의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논의와 별도로 부산의 금융중심지 육성사업이 연속성을 가지고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염두에 둘 사항이 있다.

첫째, 선택과 집중이다. 선박·해양금융에 특화된 금융허브 조성에 우선적으로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금융허브는 기득권에 의한 선점 효과가 큰 영역이다. 따라서 후발주자는 자신의 강점을 살려 먼저 특화 금융허브로 자리매김한 후에 글로벌 금융허브로의 도약을 추진하는 게 일반적이다. 미국 5대호의 농산물 집산지로서의 이점을 살려 선물옵션 금융허브가 된 시카고가 대표적이다. 부산은 세계에서 6번째로 큰 항구도시이며, 우수한 해양 금융 물류 인프라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 또한 가까운 거제와 울산에 세계 굴지의 대형 조선사도 있다. 선박·해양금융 특화 금융허브로 이만한 조건을 가진 곳도 드물다. ‘동북아 해양수도’라는 목표가 공허한 구호로 끝날 수는 없지 않은가?

둘째, BIFC 이전기관과의 협업을 강화해야 한다. 이전기관들이 가진 기능과 이미 구축해 놓은 금융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금융허브 도시 대부분은 그 지역에 있는 거래소의 성장과 평판에 힘입은 바 크다. 그간 예탁결제원도 중국의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과 부산시의 ‘한중 금융협력 포럼’ 공동개최, 부산시와 중국 청도·대련시 간의 금융교류협약 체결을 지원함으로써 부산의 국제금융 네트워크 확대에 기여해 왔다. 앞으로도 이전기관의 고유기능, 예를 들면 예탁결제원의 크라우드펀딩 지원이나 거래소의 IR 및 상장 지원 등을 활용한 부산지역의 스타트업 기업 육성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이 많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경제·사회 생활여건의 지속적 개선을 통해 부산의 투자 매력도를 높여야 한다. 즉, 국내외 금융기관 유치를 위한 노력 외에도 장기적으로 기업하기 좋고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부산시 자체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명실상부한 금융중심지가 되기 위해서는 금융기관의 집적화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러한 집적화를 위한 금융기관의 자발적 이전은 궁극적으로 도시 경쟁력이 좌우할 것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허브인 홍콩의 강점 중 하나로 흔히 금융투자에 우호적인 세제를 든다. 또한 최근 부상한 중국의 금융허브인 심천, 광주, 청도는 모두 경제특구에 위치한 도시다. 이런 측면에서 이전 금융기관에 세제상의 혜택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부산은 지난 10년간 금융중심지로의 도약을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여 큰 성과를 이루어냈다. 또한, 작년 9월에는 ‘새로운 10년 금융중심지 추진 전략’을 발표하고 이를 실행 중이다. 최근 금융위원장도 언급한 것처럼, 금융중심지가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금융 분야 외에도 시장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착실히 준비하여야 한다.

Z/Yen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중요도가 더욱 커질 15개 금융중심지의 하나로 부산을 꼽고 있다. 천혜의 관광·휴양 도시, 영화·문화산업 도시, 해양·물류의 도시 부산이 금융과 결합하여 동북아 금융허브로서 금융 한류를 펼칠 날이 멀지 않은 미래에 오기를 기대해 본다.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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