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소식이다. 부산 원도심 개발에 최대 걸림돌이 돼온 철도시설을 걷어내고 재배치하는 정비 사업이 이제 본격화하는 모양이다. 국토교통부는 ‘부산역 일원 철도시설 재배치 사업 기본계획’을 13일 고시할 예정이다. 부산시가 2007년 1월 북항 재개발에 따른 인근 철도부지 활용을 건의하면서 사업이 추진된 지 12년 만이다.

기본계획을 보면 경부선 냉정~범일 구간의 선로 5.6㎞는 철거한 뒤 가야선으로 이설된다. 부산역은 고속철도 전용역으로 전환하고, 일반철도는 부전역으로 통합한다. 고속·일반철도의 기능이 통폐합되면 철도 이용객 환승은 매우 편리해진다. 부산진 CY(컨테이너 야적장)는 부산신항역으로 이전한다. 기본계획이 고시되면 사업은 2030년 완성을 목표로 추진된다. 전체 사업비는 7968억 원 규모로 ▷부산진 CY 부지 개발에 3207억 원 ▷부산역 조차시설 부지개발에 3681억 원 ▷경부선 이설에 1080억 원이 투입된다.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낙후된 원도심을 개발하는 데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선로는 도심을 단절시키고 미관을 저해하는 등 원도심을 개발하는 데 큰 장애요인이 돼 왔던 탓이다. 따라서 선로 철거가 되면 단절된 북항과 원도심이 연결되고, 철도시설 이전 등으로 생기는 29만 ㎡에 이르는 부산역 일대 부지는 사업성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가야동과 범천동 일대 도심 재생사업에도 불이 붙을 전망이다. 특히 이 지역 주민의 숙원이지만, 이번 계획에서 빠진 범천철도차량기지(정비창) 이전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사업비 조달이다. 이번 사업은 비용 전액이 개발수익금으로 충당되는 민자방식이다. 당초 시는 국비 지원을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않고, 이에 직접 사업을 시행하기로 했다. 따라서 시는 사업성을 높여 재정 부담을 덜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막대한 추가 비용 투입이 예상되는 범천차량기지 이전 사업은 반드시 정부 재정 사업에 포함시켜 추진해야 한다. 어렵게 성사된 사업인 만큼 차질 없는 추진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