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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에세이] 스포츠 개혁, 학교체육 정상화부터 /전용배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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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9-03-06 20:13:45
  •  |  본지 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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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심석희와 유도 신유용으로부터 촉발된 스포츠계 ‘미투’ 운동은 한국 엘리트스포츠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꾸준한 문제 제기에도 손놓고 있던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가 지난 1월 말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체육분야 (성)폭력 등 인권 침해를 뿌리뽑기 위한 범부처 대책을 내놓았다. 골자는 ▷(성)폭력 가해자 영구 제명 ▷성폭력 은폐·축소 시 최대 징역형 선고 처벌 강화 ▷합숙훈련 점진적 폐지 ▷체육계 전수조사를 통한 현황 파악과 스포츠 인권교육 강화로 요약된다. 이후 스포츠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국가인권위까지 나서 ‘체육계 성폭력’ 끝장 조사 계획 발표 등을 통해 나름 고육지책을 쏟아냈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엔 조율 안 된, 다시 말해 현실을 모르는 대책이다. 20억 원을 들여 전수조사를 하면 학생 선수들이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을지, 스포츠혁신위가 체육계 구조 개혁을 완수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그나마 긍정적인 것은 체육계 구조개혁 주체에 대한체육회를 배제한 것 정도다. 수십 년간 그렇게 많은 문제 제기에도 주요 사안을 방치하고 올림픽 메달이라는 전가의 보도를 ‘방패’로 삼은 대한체육회는 혁신의 대상이지 주체가 될 수는 없다.

한국스포츠 개혁을 위한 첫 과제는 그럼 무엇일까. 그것은 스포츠 문제를 스포츠 문제로만 바라보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학원 스포츠는 교육계와 연계돼 있기에 교육 개혁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학교 운동선수는 공부를 안 해서 문제고, 일반학생은 운동을 안 해서 문제다. 따라서 이건 어디까지나 교육의 관점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모든 학생이 운동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게 핵심이다. 오늘날 한국 스포츠의 모든 문제는 학교체육에서 비롯됐다. 학교체육을 정상화시킨다는 것은 체육의 정상화가 아니라 지덕체를 기르는 대한민국 교육을 정상화시키는 데 있다.

합숙소 폐지 같은 대책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야구와 축구 같은 인기종목은 상관없지만 농구 배구를 포함한 대부분의 종목은 각 시도에 한 팀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운동을 하려면 광역자치단체에 한 곳밖에 없는 학교로 전학을 가야 하는 상황에서 합숙소마저 폐지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새로운 대책을 통해 개혁하기보다는 이미 구축돼 있는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2012년부터 이미 학교체육진흥법이 제정돼 시행되고 있다. 이 법에는 체육특기생의 최저학력제를 강제한다. 그동안 단호하게 시행하지는 못했지만 법적 기반과 조직이 있으니 이제 본격 시행하면 된다.

학교체육은 종국에는 대학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전미대학체육협회(NCAA)를 벤치마킹한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가 2010년 7월 이미 출범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대학 운동선수는 평균 C학점 미만은 경기에 나설 수 없다. 공부를 병행하지 않으면 운동을 할 수 없도록 이미 시스템화되어 있다. 화룡정점은 2018년 10월 출범한 학교체육진흥회다. 학교체육진흥회는 국내 학교체육활성화를 추진할 거버넌스이자 콘트롤타워다. 학교체육진흥회만 제 역할을 해도 현재 직면하고 있는 체육계의 고질적 병폐들은 대부분 해소가 가능하다.

지금까지 이러한 기구와 법적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은 순전히 정부 책임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는 그동안 ‘직무유기’를 해왔으며 대한체육회는 학교체육진흥법,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학교체육진흥회 출범을 반대한 단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

개혁은 어렵다. 그러나 체육계 개혁은 이제 시대적 과제이다. 새로운 개혁 방안을 통한 시스템 구축이 의미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구축되어 있는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고 강력하게 적용한다면 시간은 다소 걸리겠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한국스포츠를 개혁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우선 학교교육부터 정상화시켜야 한다. 핵심은 선진국처럼 모든 학생에게 운동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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