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좋은 도시’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부산도시공사 임원으로 근무하며 항상 던져온 질문이지만 답은 늘 한결같았다. 바로 시민이 행복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시민이 원하는 행복의 지향점은 달라지고 있다. 도시공사의 조직 운영과 경영 목표, 추진 사업도 시대의 요구와 시민의 눈높이에 맞게 변화하고 있다. 도시공사는 최근 시민행복사업본부를 신설해 도시재생과 주거복지를 강화하도록 조직을 개편하고, 공적 기능 강화와 시민중심 경영을 핵심가치로 선언했다. 시민과 더 가까운 곳에서 ‘따뜻한 주거복지’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도 마련 중이다.

도시공사는 1991년 택지·주택의 개발과 공급, 도시개발사업으로 시민의 주거생활 안정과 복지 향상 및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창립했다. 창립 당시 부산은 택지와 주택이 부족했고, 우리 공사의 최우선 과제는 택지 개발을 통한 충분한 주택 공급으로 주택보급률을 높이고, 살아갈 터전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었다.

2000년대 부산은 미래의 성장 동력과 도시의 비전이 필요했다. 서부산에는 화전·미음·국제산업물류도시와 부산신항 배후도시를 건설하고, 동부산에는 오시리아관광단지, 원도심에는 혁신도시 등을 조성하며 제조업과 관광업, 금융·영상도시의 비전을 위한 터전을 만들었다. 10년 이상 걸리는 대형 프로젝트도 어느덧 자리를 잡았다. 부산국제금융단지에는 이전 금융공공기관이, 서부산 산업단지에는 수백 개의 공장이, 오시리아관광단지도 롯데몰을 시작으로 힐튼호텔과 아난티리조트, 국립부산과학관이 운영되고 테마파크도 4월 착공을 앞두고 있다. 현재도 국제산업물류도시, 에코델타시티 조성 사업을 추진하면서 미래 부산경제와 산업의 성장 동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시민이 원하는 도시의 모습은 더 이상 대규모 개발프로젝트로만 만들어 나갈 수 없다. 지난 30년간의 세월이 땅을 갈아 밭을 만드는 시간이었다면, 이제 구체적인 씨앗을 뿌려 꽃을 피우고 농작물을 수확할 때다. 구체적이고 확실한 삶의 행복을 시민 가까이에서 실현해 나가는 일, ‘따뜻한 주거 복지’를 시민과 함께 실현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부산에서 성장한 청년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계속 살 수 있도록 삶의 토대를 조성하는 것이다. 도시공사는 청년임대주택 사업으로 그 해결책을 찾고 있다. 올해 하반기 입주를 앞둔 동래역 행복주택을 시작으로 시청 일광 등 5개 지구에 4000여 세대의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행복주택을 조성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공사가 자체 재원을 투자해 추진하는 ‘부산청년 희망주택’ 50세대도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어르신의 일자리 마련을 통해 이들이 건강한 신중년을 맞이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사하구 다대지구 영구임대주택 상가는 어르신의 일자리로 변신했다. 도시공사가 보유한 상가 2곳을 무상으로 지원해 만든 ‘먹태 가공 작업장’과 ‘실버택배 일자리센터’는 어르신의 새 일터가 됐다. 도시공사의 상가와 공간을 활용한 일자리 창출과 창업지원 사업은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임대주택에 승강기 추가 설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한 도시가스보일러 설치 등 5개 분야 17개 주거복지사업은 ‘행복한 도시, 부산’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단어 중 하나가 ‘소확행’이다. 일상에서 느끼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줄임말이다. 우리 공사가 시민과 함께 해나갈 수 있는 소확행은 ‘따뜻한 주거 복지를 실현’하는 것이다. 이는 시민이 행복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책의 씨앗을 뿌리고 가꾸는 일에서 시작될 수 있다. 우리가 사는 도시 ‘부산’이 일자리와 집이 없어 떠나는 도시가 아니라 놀이터에서는 아이의 웃음이 번지고, 청년행복주택에서 청춘은 꿈을 키우고, 어르신은 함께 일하며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 시민의 목소리를 더 가까이에서 듣고, 소통하며, 주거복지를 실현하는 데 매진할 각오다.

부산도시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