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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현장] 수도권 기업집중 부산시는 뒷짐만 /정옥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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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를 경기도 용인으로 정하고 정부에 수도권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공장 부지는 448만 ㎡(135만 평) 규모다. 2022년 이후에 120조 원 이상이 투자된다. 이뿐 아니라 국내외 50개 이상의 장비·소재·부품 업체도 입주한다고 한다.

SK하이닉스가 추가 공장을 지으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과 충남 천안, 경북 구미가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천안과 구미는 고배를 마셨다. 이 가운데 구미의 탈락은 예삿일이 아니다. 전자·전기 및 기계업종으로 번성했던 구미는 SK하이닉스 클러스터를 유치할 명분이 있었다. 그런데 SK하이닉스는 수도권 인재 유치라는 명분으로 경기도행을 택했다. 이처럼 뜨거웠던 유치경쟁의 이면에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불균형 문제가 자리잡고 있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논란이 부산과는 관계가 전혀 없을까. 비수도권 지자체에서는 경북 구미와 충남 천안이 뛰어들었고 수많은 기사도 보도됐다. 이 경쟁 구도에서 비수도권의 수부도시인 부산은 경북 구미를 공개적으로 지지했어야 했다. 천안은 수도권 광역화 현상의 영향으로 수도권에 편입돼 수혜를 받고 있고 세종특별자치시 조성의 영향도 입을 것이기 때문에 부산이 굳이 천안을 도울 이유는 없었다고 본다. 하지만 구미는 다르다. 부산시로서는 반도체 산업으로 번성했고, 그런 역량이 남아 있는데도, 쇠락하는 구미를 지원할 명분이 있었다는 얘기다. 구미는 수도권 집중이라는 직격탄을 맞은 지역이기도 하다. 구미의 전자 회사 상당수가 경기도로 떠났기 때문이다.

부산 입장에서도 실리적으로 보면 구미 경제가 좋아져야 부산항이 건실해지고 해운항만 관련 산업에도 플러스가 된다. 부산항은 환적 화물이 국내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을 이미 넘어섰다. 환적 화물 유치가 더 잘되려면 수출입 화물이 받쳐줘야 하고 그 물동량의 상당수는 경북 구미로부터 창출된다는 게 물류 업계의 시각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수도권 공장총량제 해제 여부와 관련, 정부는 SK하이닉스의 경기도 공장 조성에 여론 동향을 살피고 있다. 이럴 때 비수도권 수부도시인 부산시가 나서서 수도권 규제를 풀려는 움직임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구미의 탈락은 부산의 아픔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표현이다.

서울본부 경제부 littleprinc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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