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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신언서판(身言書判)’보다 심성 /신한춘

사람평가 네 기준보다 심성이 더 중한 가치

일부 억만장자와 졸부, 재력 업고 횡포·오만…겸손한 ‘된사람’ 되길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2-12 19:20:15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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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언서판(身言書判 )’. 글자 그대로 ‘신’은 사람의 겉모습인 용모와 풍채를 나타내고 ‘언’은 사람의 말투나 말솜씨를 말하며 ‘서’는 글씨체와 문장력을 나타내고 ‘판’은 어떤 현상이나 사물에 대한 판단력을 나타내는 말이다. ‘신언서판’의 유래는 당나라 때 관리를 등용하기 위한 시험에서 그 종합적인 능력을 평가하여 합격, 불합격 여부를 정하기 위한 기준으로 삼았던 것에서 비롯됐다.

사람을 처음 대할 때 그 사람의 용모와 신체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심성이나 능력이 어떻든 간에 그것들은 당장 알 수 없는 것이기에 첫인상이 최우선 평가 기준이 되는 것이다. 나중에 가서 실망을 하든 아니면 더 호감이 가든 우선은 반듯한 용모와 당당한 체격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이므로 ‘신’이 첫 번째 평가 기준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말을 정확하고 조리 있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자기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하거나 상황을 설명할 때 상대방이 알아듣기 쉽도록, 또는 상대방을 설득시킬 수 있는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말하는 것은 중요한 능력 중의 하나이므로 ‘언’은 둘째가는 중요한 평가기준이 된다.

예로부터 글씨는 그 사람의 됨됨이를 말해주는 것이라 하여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특히 문장력이 뛰어난 사람과 글 솜씨가 뛰어난 소위 명필은 선망의 대상이었고 또한 존경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 글 솜씨를 세 번째 평가기준으로 삼았다.

판단력 또한 사람이 가진 능력 중에 매우 중요한 것이 아닐 수 없다. 큰 일일수록 그 일에 관련된 책임 있는 사람들의 판단력 여하에 따라서 성공 여부가 결정되거나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판단력을 네 번째 평가기준으로 삼았던 것이다.

그러나 위 네 가지 평가기준은 중요도를 따져서 꼭 서열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다 필요한 것으로, 서열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할 것이며 이 네 가지가 종합적으로 합쳐져서 최종적인 평가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생각하기에 다소 아쉬운 점은 위 신언서판의 네 가지 기준보다 더욱 중요한 기준이 빠졌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심(心)’이다. 위에서 설명한 네 가지의 능력을 모두 다 갖추었다고 해도 심성이 바르지 않고 착하지 않다면 아무런 쓸모가 없다. 오히려 우리 사회와 자신이 속한 조직과 주위의 많은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하기야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옛말처럼 사람의 심성을 처음 대하면서는 도무지 알 수가 없고 상당한 시간이 흐른다 해도 그 진정한 속마음을 완전히 알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부득이 그 평가 기준에서 제외시켰다고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전부 다는 알 수 없다 하더라도 그 사람의 심성이나 됨됨이를 알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나중에라도 그 심성을 정확하게 알게 되면 그때는 그 심성과 사람의 됨됨이에 따른 적절한 재평가와 조치가 따라야 하는 것 또한 마땅하다.
여기서 ‘난사람’과 ‘된사람’을 한번 비교해 보자. 난사람은 남보다 똑똑하고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가리킨다. 그러나 된사람은 비록 많이 배우지 못했거나 능력이 뛰어나지는 못하더라도 인격적으로 착하고 사람다운 사람을 가리킨다.

이 두 가지 사람 앞에 부정적인 의미나 부족함을 뜻하는 ‘못’이라는 글자를 붙여보면 그 비교가 아주 명확해진다. 바로 ‘못난 사람’과 ‘못된 사람’이다. 못난 사람은 두뇌가 뛰어나지 못하고 많이 배우지를 못하여 실력이나 능력이 부족하다 해도 다른 사람에게 인정은 받지 못할지언정 비난을 받거나 욕을 들을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못된 사람은 비록 많이 배우고 뛰어난 실력을 가졌다 하더라도 그 자체로써 이미 비난을 받고 욕을 먹어야 할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난사람’과 ‘된사람’의 극명한 차이를 비교해 보았다. 보편적으로 사람이 잘나고 똑똑하고 높은 지위에 오르고 재력이 커지면 본인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우쭐해지고 오만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이럴 때 스스로를 위해 꼭 명심해야 할 것은 우리의 오랜 속담인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이다.

요즈음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일부 재력가의 어처구니없는 횡포는 물론 못난 졸부들의 재력을 등에 업은 각종 갑질과 상식을 벗어난 엽기행각들을 봐라 그들은 위에 언급한 속담을 실천하지 못해 어떤 결과를 가져왔으며 본인의 이미지는 어떻게 되었는가? 그러므로 우리는 신언서판의 중요성도 인정해야 하겠지만 그보다는 먼저 어질고 착한 심성으로 모두 함께 어우러져 인간답게 살아야 할 것이며 따라서 우리는 그야말로 된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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