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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에세이] 스포츠 가치의 전환점이 필요한 시기 /김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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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1-30 19:06:58
  •  |  본지 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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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설날이 코앞이다. 어릴 적 설에 대한 기억으로 나는 세뱃돈으로 무엇을 살지 행복한 고민을 하며 주변 문방구를 샅샅이 돌아보던 장면이 떠오른다.

설은 분명 나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면 누구와도 만나고 싶지 않은, 꼭 피해가고픈 날이기도 했다.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설은 한 해를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고 친척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으며 밤새 놀 수 있었던 날로 기억된다.

우리 스포츠계도 올해부터는 과거의 악습과 관행을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한 해를 맞이했으면 한다. 최근 잇따른 스포츠계의 미투와 폭행 폭로 사태는 앞으로 나아가기도 바쁜 스포츠계의 발목을 붙잡는다. 잊을 만하면 다시 고개를 내미는 폭행과 성폭력이라는 고질병은 도대체 언제쯤 치료될 수 있을까.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영미 신드롬’의 주역 ‘팀킴’이 컬링협회장으로부터 상습 폭언을 들었으며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사람인 전직 프로야구 선수는 버스기사를 폭행했다.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는 코치의 상습적인 폭행과 성폭력까지 당했다니 정말 말문이 막힌다. 국가대표 수준이 이러한데 과연 다른 일반선수는 어땠을까.

미투 폭로가 이어지면서 약속이나 한 듯 테니스 유도 태권도 등 스포츠 각 종목에서도 너나 할 것 없이 이런 비민주적인 행태가 지속돼 왔던 것으로 속속 밝혀지고 있다.

도대체 왜 이런 일들은 사태 수습과 대책 마련, 징계를 통한 사후처리 등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라지지 않고 계속 지속되는 것일까.

직접적인 원인은 엘리트 체육의 ‘성적 지상주의’ 때문이다. 엘리트 체육의 지향점인 성적은 한국을 스포츠 강국으로 빠르게 성장시킨 중요한 모티브이기도 하지만 국가나 공공단체의 공익을 위한 목표 실현이라는 큰 슬로건 안에서 선수 개인의 인권은 처참하게 묵살당하고 감춰지게 된 주원인이기도 하다.

대한체육회는 ‘스포츠 인권센터’를 만들어 피해 사례를 신고하게끔 하고 있지만 이는 비밀 보장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신고하더라도 관련단체나 협회의 제사람 감싸기 등의 솜방망이 처벌로 이미 그 기능은 유명무실하게 됐다. 정부는 유사 사고가 터질 때마다 여러 대책과 정책을 내놓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국가인권위원회와 함께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을 구축해 인권침해 신고를 받고 등록선수들을 대상으로 폭행과 성폭력에 대한 전수조사를 1년 내내 하기로 했다. 또 학교체육진흥법과 국민체육진흥법을 개정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이는 사고만 터지고 나면 나타나는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며 10년 전과 지금 상황이 전혀 다를 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성폭력 가해자를 영구제명하고 성폭력 예방교육 및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매번 반복되는 조치 내용 중의 하나지만 징계 이후에도 버젓하게 지도자 생활을 하고 심지어 징계 중에도 복직과 재취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정부 당국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징계의 실효성은 담보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스포츠계에 만연한 폭력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다. 따라서 우리도 이제는 스포츠를 바라보는 시각을 더 이상 국위선양으로 포장된 성적 지상주위가 아닌 스포츠 본연의 가치에 초점을 맞춰야 할 때다.
이번 사태를 통해 앞으로 스포츠 선진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관련기관은 근본적인 대책 제시와 함께 변화 및 개혁에 적극 동참하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

영산대 태권도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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