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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올해 부산경제, 온고창신(溫故創新)의 기회로 /박기식

수출격감 등 악재 겹쳐…미래 글로벌시장 공략, 지정학적 강점 활용해 차별화된 전략 세워야

세계 도약의 해 되기를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1-29 19:07:54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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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반대는 ‘망각’이 아니라 ‘상상’이라고 한다. 페레스 전 이스라엘 대통령의 화두로 유명한 얘기다. 부울경 지역 인구수와 비슷한 이스라엘이 350여 개의 글로벌 R&D 센터를 갖추고, 한 해 48억 달러의 벤처자금이 투자되는 ‘스타트업 왕국’이 된 것도 앞을 내다보는 지도자의 통찰력 덕분은 아닐까. 20년 전 전자결제 시스템 페이팔(Pay Pal)을 창업한 피터 틸(Peter Thiel)은 이 같은 창조적 역량을 ‘제로투원(Zero to One)’이라는 말로 정의한다. 기존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해 내는 독점적 창조역량이 핵심 개념이다. 페이스북, 애플, 구글 등 미국 유니콘 기업의 성공 신화는 이 같은 ‘제로투원’의 프로세스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본다.

최근 이스라엘과 중국이 벤처창업의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후츠파(chutzpah)라는 도전적 토론문화, 엘리트 군인 육성 프로그램인 탈피오트(talpiot), 정부 민관 합동으로 만든 요즈마(yozma) 펀드와 유대인들의 창조적 사고가 어우러져 벤처창업의 실행력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중국은 미래 핵심동력으로서 혁신 스타트업을 정부 주도 아래 적극적으로 양성해온 것이 벤처 중흥의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중국 전역에 10만 개나 되는 창업지원 시설을 만들어서 보육시켜준 데서도 정부 역할이 극명히 드러난다. ‘세계 스타트업 생태계 2017’ 보고서를 보면 세계 20개 주요 도시 중에서 이스라엘의 텔아비브가 5위, 중국의 베이징과 상하이가 각각 4위와 6위에 당당히 얼굴을 내밀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연초 반도체 수출 격감 등으로 그나마 잘 버텨주던 해외시장에서부터 우리 경제의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가운데 부산경제의 올해 상황도 낙관하기가 쉽지 않다. 부산 수출의 40%를 점하고 있는 두 주력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에다 미국의 고금리 행진까지 겹쳐져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또 CPTPP(점진적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가 발효됨에 따라 비회원국인 우리로선 아세안 시장에서 일본제품과의 경쟁 또한 격화될 조짐이다.
그러나 희망적인 분야도 있다. 우선 부산경제의 약 70%를 점하고 있는 서비스산업이 소상공인 보증 확대, 중소기업 자금 지원 강화 등 혁신적 포용정책과 복지비 지출 증가 등에 힘입어 침체국면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자동차산업의 고전은 이어지고 있지만, 또 다른 주력 산업인 조선기자재업종이 오랜 불황의 터널에서 탈피, 부산경기 회복에 청신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조선산업이 7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수주 1위를 탈환한 데 이어, 선박평형수와 항산화물 저감장치 같은 친환경 기자재를 중심으로 일감 회복의 훈풍이 불어오고 있다. 신발이나 섬유패션산업도 신소재 개발과 디자인 개선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활력을 회복하고 있다는 점 역시 부산경제 전망을 밝혀주는 요인이라 하겠다.

필자는 부산경제의 미래는 글로벌 비즈니스에 달려 있다고 본다. 대륙과 해양을 잇는 물류 허브로서 부산의 지정학적 강점은 한국 최강이다. 이를 글로벌 비즈니스에 적극 활용한다면 부산경제는 역동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부산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생산과 수출 등 모든 경제활동을 선도하고 있어 제조프로세스의 지식산업화 및 소프트화는 물론 융합 비즈니스의 혁신적 전개 등 해외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적응해 나갈 수 있다. 여기에 각 대학에서 한 해 4만~5만 명의 우수한 인력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점도 경쟁력 강화 요소다.

부산경제진흥원에서는 이를 위해 기존의 단순수출 상담 위주 통상지원 활동을 글로벌 산업협력과 투자유치, 해외산업 클러스터와의 교류 등 입체적 글로벌 비즈니스 지원 쪽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또한 기존의 창업 및 일자리 창출 서비스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자 한다.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신남방국가 국가와 러시아, CIS 등 신 북방국가를 전략시장으로 타깃화해 부산수출의 교두보를 구축하는 데도 집중할 계획이다. 스타트업 제품 등 신규 유망 품목도 전시회 등에 적극 참가토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런 노력들이 제대로 이행된다면 올해 우리 부산 수출고는 150억 달러 이상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과 이스라엘의 도시와 기업이 벤처 창업생태계에서 앞서가고 있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처음부터 글로벌시장을 염두해둔 비즈니스 전략을 세우고 글로벌 소통과 협력을 한 것이 성공의 요체였다. 부산기업인이나 청년 창업가들도 올해를 글로벌 무대로 진출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전략을 가다듬는 기회의 해로 삼았으면 한다. ‘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하듯 항상 위기 속에 기회도 함께 있는 법이다. 올 한 해는 글로벌 시장 진출의 상상력을 실천하는 온고창신의 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부산경제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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