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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인구절벽 부산’, 더 늦기 전에 /구시영

사망이 출생 초과 도시 전락…10~29세 비중 최하위 수준

지역 활력커녕 쇠락 부채질, 청년층 유입·투자정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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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인구 감소가 예사롭지 않다. 새삼스러운 현상이 아니라 해도, 그 정도가 심각하다.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는 양상이어서다. 350만 명선은 이미 무너졌고 340만, 330만 명선 붕괴는 이제 시간문제다. 앞으로 300만 명대를 지켜낼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 한때 400만 대도시라고 불리던 시절이 꿈같이 느껴진다. 더욱이 부산은 저출산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늙은 도시’다. 이래서는 부산의 미래가 암울할 수밖에 없다.

지난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18년 말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 자료를 보자. 부산지역은 344만1453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2만9200명 줄었다. 게다가 지난 10년 사이 최대 감소폭이다. 2008년 이래 부산 인구수는 2010년 한 번 반짝 증가한 걸 빼고는 해마다 하락세였는데, 2만9000명 이상 감소는 처음이다. 2014, 2015년에는 그나마 감소폭이 8000명, 5000명대에 그쳤으나 이후로는 급격히 줄어드니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부산 인구의 자연적 증감이 순감소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즉, 출생(1만9692명)에 비해 사망(2만2905명)이 3213명 많았다. 사망 수를 늘 앞질렀던 출생 수가 이제는 뒤집힌 꼴이다. 이는 지난해 국내 8개 특별·광역시 중 부산이 유일하다. 부산 인구의 0~9세 비중도 전국을 통틀어 두 번째로 낮고, 만 10~29세 청소년 비중은 21.5%로 8대 도시 중 최하위로 나타났다. 그만큼 부산에서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얘기다.

지난해 발간된 ‘지방소멸 어디까지 왔나’(유선종 노민지)를 보면 더 실감이 난다. 새로운 지표로 제시된 ‘인구노후도’(65세 이상 노인 수÷가임기 여성 수)에서 부산은 1.13으로 전국 평균(0.99)을 넘었고 8대 도시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가구노후도(노인 가구÷청·중년 가구 수)에서는 그보다 훨씬 더 심하다. 이들 지표는 부산지역의 출산율 하락이 가속화하고 청년층의 지속적인 감소와 유출로 고령화가 깊어진다는 걸 말해준다.

이런 구조이니 부산 전반에 활력이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 인구 축소는 곧 시장 축소를 불러오니 말이다. 인구가 감소하면 노동력과 소비가 위축되기 마련이고, 지역과 기업의 성장잠재력도 갉아먹게 된다. 더구나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이들이 지역의 핵심 소비층인 데다 해당 가족이나 다른 연령층의 주소득원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그 파장은 더욱 커진다. 부산경제가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봐야 한다.

부산 인구·경제 위기의 핵심이자 해결책은 결국 청년 세대에 있다. 이들이 지역에서 사라지고, 결혼·출산을 기피해서는 급격한 인구 감소의 고삐를 잡기 어렵다. 해마다 일자리 부족 탓에 부산을 떠나는 청년층이 1만3500명에 달하고 그 경제적 손실이 2조7000억 원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온 게 벌써 7년 전이다. 지난해 한국은행 부산본부의 ‘2010년 이후 부산지역 성장 취약성’ 조사보고서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부산경제 성장이 전국 및 광역시보다 낮은 것은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고용 부진이 주된 요소인데, 이는 청년층(15~29세) 유출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독일 사례를 되새길 만하다. 2008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독일이 탄탄한 경제와 저출산 극복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1970년대부터 진행해 온 ‘청년투자’의 힘이다. 독일은 청년을 귀하게 여기고 쓸 줄 알았다. 대학생에게 주거비와 생활자금을 지원하고, 졸업 후 취직에 실패하면 처음부터 실업수당을 받게 해줬다. 재정 위기 때 남유럽 국가들이 청년 복지비용을 가장 먼저 깎았지만 독일은 그와 달랐다. 불황 속에서도 노사 대타협으로 해외 이전이나 인력 감축 대신 고용으로 청년층을 끌어안았다. 이를 통해 기업 경쟁력 향상과 내수시장 진작의 효과를 봤다.

어느 나라든 그 사회의 성장동력은 청년에게서 나온다. 부산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출산율 제고와 아울러 청년층을 늘리는 게 급선무다. 이를 위해서는 일자리 확충, 기업체 유치, 신성장 동력 산업의 발굴·육성이 절실하다. 창업 활성화도 핵심적 요소다. 요즘 해외 주요 도시들은 글로벌 창업 인재 모으기에 안간힘을 쏟는다. 이제는 창업의 양과 질이 그 도시의 성장과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시대다.

그간 부산시는 출산율 향상과 일자리 창출 정책을 펼쳐왔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는 상황이다.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고도 인구 감소세가 꺾일 줄 모른다. 인구는 한 번 줄어들면 회복하기가 어렵다. 지금 인구 감소의 고삐를 잡지 못하면 도시 활력은커녕 쇠락에 빠지기 쉽다. 더구나 현재 부산의 인구변화 추세로는 비상사태라도 선포해야 판이다. 부산시는 더 늦기 전에 인구위기 타개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논설위원 ksyo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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