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 건설 방안을 두고 부산·울산시, 경남도와 갈등을 빚고 있는 국토교통부가 국무총리실의 검증을 받겠다고 밝혔다. 부울경 김해신공항 검증단은 국토부와의 이견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국무총리실에 검증을 요청할 방침인데, 그 입장을 수용하겠다는 얘기다. 미래여객 예측치를 1000만 명 줄인 기본계획에 따라 공항을 확장하는 김해신공항 건설계획을 강행하려던 국토부가 부울경 지자체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한 발 후퇴한 것이다. 이에 따라 김해신공항 건설 논의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가장 큰 문제는 미래여객 예측이다. 국토부는 2016년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의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2050년 김해공항의 여객 예측치를 3800만 명으로 잡았다. 지난해 9월 기본계획 중간보고에서도 이 수치를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부울경 검증단의 확인 결과, 국토부가 예측치를 이보다 1000만 명 적은 2810만 명으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2025년이 되어야 김해공항 국제선 여객이 1000만 명을 넘어선다고 내다봤으나 7년 앞선 지난해 말 이미 이 수치를 돌파했다. 국토부의 예측이 오류로 드러난 만큼 국무총리실 검증 과정에서 철저히 규명해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 임의로 수치를 늘였다 줄였다 하는 ‘고무줄 예측’을 방치할 순 없다.

항공기 운항횟수 예측도 마찬가지다. 국토부는 당초 2050년 연간 29만9000회로 추산했으나 최근 18만1000회로 수정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김해공항의 항공기 운항 증가율(6.3%)을 대입해 추산하면 2026년이면 19만 회를 웃돌 전망이다. 미래여객이나 항공기 운항횟수 예측치가 줄어들면 공황 확장 규모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를 의식한 고의적인 조치가 아닌지도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이제 공은 총리실 검증위원회로 넘어갔다. 검증위는 초민감 사안인 만큼 판단의 객관성 확보에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자칫 특정 입장에 치우쳤다간 논란을 키워 일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부울경 지자체들도 그런 환경 조성에 적극 협조해야 하는 건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