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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윤창호 가해자를 향한 분노 /이승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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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가 거짓말을 해도 되느냐. 음주운전을 해서 사람을 죽여놓고 차안에서 딴짓을 해서 그랬다니….”

만취 운전으로 윤창호 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박모(27) 씨의 결심 공판이 열린 지난 12일 윤 씨의 어머니 최은혜(51) 씨는 박 씨 측 변호인을 향해 울분을 토해냈다.

앞서 공판 말미에 박 씨 측 변호인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음주라기보다 차 안에서의 행동”이라며 “특가법 대신 교통사고 처리특례법을 적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변호인은 “부상당한 피고인 대신 그의 가족이 8차례 피해자 병실을 방문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변호인의 주장에 최 씨는 하염 없이 눈물을 흘리며 “8번이나 병원을 찾았다는 건 거짓말이다. 변호사가 거짓말을 해도 되느냐”는 질문을 되풀이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취재진과 방청객도 따라 눈물을 흘렸다.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죽인 걸 반성한다면서 음주운전이 직접적인 사고의 원인이 아니라는 가해자 측 논리에 법정을 가득 메운 방청객은 분노했다. 재판부가 박 씨 측의 주장을 수용하면 박 씨에게 내려질 최고 형량은 징역 5년을 넘지 못한다.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는 1년 이상의 징역을 부과하는 반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은 징역 5년을 상한으로 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만취 상태로 사고를 내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죽일 경우 대개 특가법이 적용되므로 재판부가 예외를 둘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윤 씨 유족이나 친구들 역시 특가법이 적용될 것으로 굳게 믿는다. 하지만 혹시라도 재판부가 변호인의 논리에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다. 이번 재판에 전 국민이 주목하게 된 또 다른 이유가 생긴 것이다.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윤창호법’ 제정을 위해 윤 씨 친구들이 기울인 노력의 의미마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무리 취지와 내용이 좋은 법도 변호인의 논리에 휘둘릴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사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피고인 박 씨 역시 사회적 공분을 야기한 이번 사건의 엄중함을 망각한 채 제 몸 돌보기에만 골몰한다면 자신을 향한 세상의 분노는 계속될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한다.

사회부 thinkboy7@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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