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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거리로 내몰리게 된 대학강사들 /신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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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기자는 대학교 졸업반이었다. 한 학기만 더 다니면 졸업을 할 수 있었지만 학점이 턱없이 부족했다. 졸업에 필요한 학점은 21학점. 3학점짜리 강의 7개를 들어야 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시간표를 짜다 보니 7개의 강의 중 6개가 시간강사의 강의였다.

비단 마지막 학기가 아니더라도 대학에서 들은 강의 대부분은 시간강사의 수업이었다. 시간강사 없이 운영될 수 있는 대학은 없다. 전국의 시간강사는 7만5000여 명에 달한다. 2017년 기준으로 이들은 전체 대학 강의의 34%가량을 담당했다. 대학의 근간이나 다름없는 이들은 시간당 5만~10만 원의 임금을 받아왔다. 정식 교원으로 인정받지도 못했다.

‘저렴한 상품’ 취급을 받으면서도 상아탑을 지켜온 시간강사들은 지난 8년간 강사법 개정을 기다렸다. 당당히 학교 구성원으로 인정받고, 임용도 보장받을 줄 알았다. 그러나 지난달 발표된 교육부 예산안은 애초 배정된 550억 원에서 반 토막 난 288억 원에 불과했다. 강사들은 좌절했다. 대학도 적잖이 당황했다.

최근 시간강사의 파업으로 진통을 겪은 부산대는 오는 8월 강사법이 시행되면 강사 임금 명목의 예산이 최대 7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대 강사들이 대량해고 금지와 시간강사의 강사법 협의체 참여를 단체협약으로 못 박으려 한 배경이다. 학교가 이미 강사 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계획을 잡았다는 소문도 파다했다. 이대로라면 생존권을 박탈당할 게 불 보듯 뻔했다. 학교 측이 결단코 단체 협약에 이 내용을 담지 않으려 애쓴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3일 총장이 직접 나서 “대량해고는 없다”고 선언했지만, 수십억 원의 재원을 마련할 도리가 없다면 공염불에 그칠 수도 있다.
전국 대학가에서 흉흉한 소문이 돈 지는 꽤 됐다. 지난해 11월 한양대는 강사법을 이유로 일부 시간강사에게 재계약 불가 통보를 했다. 영남대와 대구대에서는 학교가 강사 수백 명을 자른다는 말이 돌아 새해 벽두부터 천막 농성이 벌어지고 있다. 각 대학에서 대형 강의 확대 등으로 강사를 대폭 해고하려 한다는 ‘괴담’은 기정사실이다. 강사들은 정부와 국회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강사의 처우 개선을 위해 법을 개정했다면, 법 취지를 살릴 수 있을 만큼의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누구의 잘못으로 인해 수만 명의 강사가 거리에 내몰릴 위기에 처했는지 곱씹어보길 바란다.

사회부 met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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