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歲暮)가 다가온다. 매년 이때쯤이면 한 해를 뒤돌아보고 새해의 설계를 하게 된다. 2016년 전문(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을 관장하던 두 단체가 통합체육회로 출범했다. 돌아보니 그동안 참으로 많은 사업을 진행했다.

올해도 전문체육 관련 사업으로 동계체육대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전국체육대회에 참가했고 생활체육 사업으로는 전국생활체육대축전 참가를 비롯해 부산생활체육대회를 개최했다.

중국 등 5개국과 8개 종목의 생활체육 국제친선교류도 완료했다. 지난 4월부터 8개월 동안 야구 등 7개 종목의 760개 클럽 생활체육 동호인 2만 명이 참가하는 슈퍼컵 대회의 대장정도 마무리했다.

또 8개 종목의 부산스포츠클럽, 4개 종목의 거점스포츠클럽, 8개 지역의 지역스포츠클럽 운영도 성료했다.

시민의 건강 증진을 위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개의 국민체육센터도 운영했다. 이곳에서는 스포츠클럽도 연계해 운영하고, 국비 지원을 받아 국민체력100 인증센터도 함께 운영해 지역주민들이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했다. 내년부터는 2개의 시설을 더 확충해 운영할 계획이다. 스포츠시설 이용자는 생애주기별로 이용 시간, 선호 종목, 건강 상태 등에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이용자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프로그램 제공이 과제로 남는다.

유아나 노인층,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도 그들의 특성에 맞는 별도의 프로그램 구성도 요구된다. 대체적으로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을 잘 어울러 향후 전문·생활 스포츠 활성화의 기반을 닦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도 있다. 엘리트 체육선수 등록률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점이다. 2016년도에 비해 올해는 2.3%가 감소했다. 출생인구 감소가 선수 자원 발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전문체육 선수를 발굴하는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다. 이 해법을 스포츠클럽과 생활체육 활성화에서 찾아봐야 한다.

스포츠복지 선진국인 호주의 사례를 보자. 호주의 전통적인 체육 체계는 지역사회에서 성인 중심의 스포츠클럽을 활성화시키고 학교에서는 아동과 청소년의 신체 활동을 신장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학교체육과 스포츠클럽을 연계 운영하고 있는 호주 교육당국은 주당 3시간을 체육시간으로 운영토록 의무화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일선 학교에서는 일주일이 아닌 하루에 3시간 정도 체육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학교스포츠클럽은 교내의 체육시설을 이용하지만 교내 실시가 어려운 수영, 암벽 등반, 볼링 등 다양한 종목을 레크리에이셔널 스포츠(Recreational Sports) 시간을 통해 학교 밖의 지역 공공체육시설을 이용하도록 한다.

학교 내 시설 부족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공공체육시설 운영과 이용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엘리트 체육정책은 호주체육회와 호주체육원이 협력 체계를 구축해 선수, 경기지도자, 체육행정가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초창기 영국의 스포츠 정책을 받아들여 전통적으로 지역사회에서 성인 중심의 스포츠 클럽을 활성화시키는 한편 학교에서는 아동과 청소년의 신체활동을 신장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우리가 닮고 싶은 모델이다.

지금 우리는 스포츠클럽 활성화를 통해 국가대표가 배출되는 선진국형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점점 작아져 가는 학교 운동장, 부족한 체육시설, 학원을 향해 달려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에게 아직도 선진국형 스포츠클럽은 요원한가’라는 의문도 들지만 한국근대체육 100년, 기대수명 100세,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맞는 우리가 지향할 체육 패러다임은 스포츠클럽을 통한 선진국형 시스템 구축에 맞춰져 있다.

국가대표 출신이 다시 생활체육 지도자로 복귀해 후진을 양성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생활체육의 수준 향상뿐만 아니라 스포츠를 통한 복지 실현과 건강한 부산을 구현하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부산시체육회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