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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스포츠 에세이] 롯데가 강할 수밖에 없는 팀이 되려면 /이성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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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12-20 19:25:19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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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부산의 한 헬스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외야수 민병헌(31)을 우연히 만났다. 그는 근력 운동에 집중하며 몸 만들기에 한창이었다.
프로야구 선수는 보통 시즌을 마치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온전히 자기만의 시간을 열흘 남짓 갖는다. 이어 마무리 캠프가 진행되는데 민병헌 같은 베테랑 선수는 참가하는 경우가 드물다. 캠프가 끝나는 시기에 맞춰 선수들은 스프링캠프 전까지 웨이트 트레이닝 등으로 몸 만들기에 들어간다. 민병헌은 시기를 앞당긴 셈이다. 올 시즌 1군에서 고생했으니 오랜 기간 쉬고 싶을 텐데 일찍 운동을 시작한 모습을 보고 ‘민병헌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프로 선수로서의 마인드 측면에서 롯데에 필요한 선수’라고 다시 한번 깨달았다.

민병헌과 한참 대화를 하다 보니 1년간 느꼈을 롯데와 전 소속팀 두산 베어스와의 차이가 궁금했다. 민병헌은 지난해 11월 4년 80억 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고 거인군단 유니폼을 입었다. 조심스럽게 입을 연 그는 덕아웃 풍경, 훈련 분위기 등 각 구단마다 스타일이 다른 탓에 두 팀의 차이가 느껴졌는데 부산에 와서 특히 놀란 점이 몇 가지 있다고 했다.

민병헌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두산 선수들은 훈련이든 실전 경기든 꼭 개인훈련(티 배팅·섀도 피칭)을 마치고 귀가한다. 훈련은 느슨하지 않고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진행된다. 그는 신인 시절부터 습관을 들였고 이적 전까지도 계속 같은 방식으로 훈련해 왔다고 말했다. 원조가 누구냐고 묻자 ‘안경현 선배’라는 답이 돌아왔다. 현재 모 방송의 프로야구 해설가로 활약하는 안경현 위원은 경기에서 져 기분이 안 좋아도 하루도 빠지는 날이 없이 꼭 훈련을 했다는 것이다. 최고참이 훈련을 하는데 후배들이 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런데 민병헌이 롯데에 와서 보니 선수들은 경기를 마치고 곧장 귀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혼자서라도 개인 훈련을 시작했는데 얼마 안 가 따라오는 후배가 늘었다며 웃어 보였다. 집에 가려는 후배들도 일부러 불러서 “피곤해도 훈련 조금만 하고 가볼래. 나처럼 평범한 선수는 개인훈련을 안 하면 남들보다 앞설 수가 없더라”고 말하자 동참하는 선수가 늘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현재 롯데에도 이런 풍토가 꽤 정착된 상태라고 전했다.

민병헌의 설명을 한참 동안 듣고 있자니 두산이 왜 강할 수밖에 없는지, 이길 수밖에 없는 팀인지 절실히 깨달았다. 선수들이 흘린 땀방울이 결국 보약이 된 것이다. 특히 두산의 두꺼운 선수층은 이런 훈련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경현이라는 선배가 뿌리내려 놓은 양식을 후배들이 그대로 먹고 있는 셈이다.

민병헌은 야구 선수에게 자기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류현진의 LA 다저스 동료인 투수 클레이튼 커쇼도 민병헌만큼 치밀한 선수로 꼽힌다. 커쇼는 비행기로 이동해야 하는 장거리 원정경기를 치른 뒤 LA에 돌아와서도 홈 구장에 들러 러닝훈련을 하는 등 자기관리에 철저하기로 유명하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는 우연히 탄생한 게 아니다.
민병헌은 올 시즌 부상으로 잠시 삐그덕대기도 했지만 차분하게 실력을 발휘했다. 강팀의 유산을 거인군단에도 심으며 어린 선수들을 이끄는 모습은 두 명의 FA 선수를 잡는 효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력의 DNA가 롯데에 뿌리내리면 어린 선수들의 실력도 급격히 늘 것이고, 이게 바탕이 돼 내년 시즌 팀 전체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 기대해본다.

KNN 야구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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