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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사람중심의 공감기술 개발 필요하다 /김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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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12-17 19:15:44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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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필자는 4차 산업혁명 제조 혁신의 핵심적인 기술인 ‘적층제조기술’, 즉 ‘3D프린팅 산업 발전과 인력 양성’이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가진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세미나의 토론자들은 3D프린팅 분야의 기술적 전문가가 아니었다. 새 기술 도입에 따른 산업 생태계 조성과 사회·경제적 영향을 논의하고자 경영학 분야나 노사 관계 전문가들을 모시고 세미나를 진행했다. 3D프린팅용 금속분말과 제조 공정을 연구하는 연구자로서 재료공학적 관점의 강연과 연구 논문을 수없이 발표했지만, 공학과 전혀 다른 분야에서의 신기술, 특히 3D프린팅 기술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우려를 알게 된 유익한 토론회였다. 특히 한국노총 울산지부장의 “사람 중심의 기술개발이 됐으면 한다”라는 제안은 과학기술 개발의 목적을 새삼 되새겨보게 했다. 기존 기술과 산업을 혁신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한 번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명제 임에 분명하다.

사실 신기술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도입되어 어느 순간 급속도로 퍼지고 일상화된다. 스마트폰과 MS 윈도가 대표적인 예이다. 불과 10여 년 전 스티브 잡스가 개발한 아이폰이 현재의 초연결 사회 SNS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누가 예측이나 했던가? 스마트폰은 현대인에게 가장 중요한 필수품이 되었고 삶도 매우 편리해졌다. 필자가 중·고교 때 배운 컴퓨터 언어, DOS와 FORTRAN은 외계인 말 그 자체였다. 그러나 빌 게이츠가 개발한 윈도시스템은 전문 컴퓨터언어를 배우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윈도우 운영 체계는 거의 모든 컴퓨터에 장착되어 국방, 행정, 사회기반시설 관리운영시스템에 적용됐다. 윈도가 꺼지면 국가가 마비될 정도로 우리 실생활에 깊숙하게 들어와 있다. 이 두 기술은 너무도 편리하여 우리가 인지 못 할 정도이다.

그렇다면 스마트폰 기술과 윈도 기술이 도입될 때 문제점은 없었을까? 분명히 기존 산업과 기술, 그리고 그 산업에 종사한 기업과 근로자들의 저항이 있었을 것이다. 아이폰에 처음 장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기술은 ‘앱 경제’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었고, 이는 2022년에는 기존 영화산업 규모와 맞먹는 약 176조 원대 시장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한다. 알리바바, 우버, 에어비엔비 등은 최근에 급속도로 성장해 세계적 기업이 되었고 새로운 관련 일자리도 수없이 창출됐다. 하지만 우버와 에어비엔비는 기존 수송업체와 숙박업체들과의 충돌, 법적 책임 공방 등 새로운 문제를 유발했다. 최근에는 편리한 앱을 장착한 카카오 카풀이 기존 택시업계 종사자들과 갈등을 빚었고, 비극적인 사건까지 일어났다.

3D프린팅이 제조업 모든 분야에 도입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당장 기존 산업 기술노동자들의 일자리가 급속도로 감소할 수 있다는 불안감부터 생길 것이다. 사실 자동차 산업에서 위험 및 유해 요소를 가지고 있는 용접·도장작업은 이미 상당 부분 로봇화, 자동화되었고 기존 일자리도 1/3 정도 줄어들었다고 한다. 열악한 근무 환경을 수반한 위험한 업무라서 이 부분의 로봇화 자동화는 큰 갈등 없이 도입됐다. 그러나 만약 3D프린팅 기술의 모든 제조업 도입이 촉발할 불안감의 강도는 완전히 다르다. 따라서 이런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도 연구 개발자들의 몫이 아닌가 생각한다. 다만 3D프린팅 연구자로서 필자에게 변명이 허락된다면, 3D프린팅은 모든 기술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고 기존 기술을 보완하여 노동자를 편리하게 하는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3D프린팅에 적용되는 원재료 자체는 컴퓨터나 로봇이 만들 수 없다. 기존 제조업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Al 등의 확대에 따라 반도체 재료의 생산과 전자부품 시장이 더 확대되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혹자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도래는 막을 수 없는 흐름이고, 그에 따른 산업구조 개편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과 혁신적 아이디어의 도입에 따른 기존 체제와의 갈등과 같은 문제점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서로 소통과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이다. 사실 모든 과학 기술은 인간의 행복을 위해 개발되는 것 아니던가. 결국 사람 중심의 공감기술 개발이 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울산대 교수·첨단소재공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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