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꺾으면 아파요!”

어린아이를 키워 본 부모라면 누구나 애를 데리고 공원 같은 데를 갔을 때 아이에게 해 봤음직한 소리다. 꽃은 신경세포가 없는 식물이다. 아픔을 느끼는 뇌 조직도 없다. 꽃을 꺾는다고 해서 꽃이 아픔을 느낄 리가 만무하다. 꺾인 꽃은 뿌리가 있다면 다시 살아날 것이다. 나뭇가지를 꺾으면 역시 마찬가지로 새로운 가지가 돋아날 것이다. 나무 밑동이 살아 있다면, 세월이 오래 걸리겠지만 그 나무 역시 언젠가는 다시 살아난다. 땅이 황무지화되어서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는 한.

그러나 물고기는 그 자체가 생명이기 때문에 죽어버리면 다시는 소생이 안 된다. 다만 같은 종은 계속 재생산이 되겠지만. 그래서 동물의 생명이 식물보다 소중한 것이다. 부모들은 왜 아이들에게 그런 소리를 하나?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기 위해서 그러는 것이다. 꽃이나 나무가 우리 인간에게 가져다주는 고마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그러한 고마움을 아이들에게 일깨워주기 위해서 함부로 식물을 해치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이다. 생명의 소중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왜 물고기는 낚싯바늘에 끼우는 것인가? 하물며 물고기를 잡기 위해 먼저 낚싯바늘에 끼우는 갯지렁이, 새우등은 생명이 없는 단순한 물체인가? 그들에게도 살아 움직이는 신경세포가 있다. 아픔을 느낄 것이다. 작은 물고기를 낚싯바늘을 빼고 다시 물속으로 돌려주기도 하는데 그 작은 물고기가 바다로 돌아간다고 한들 이미 입을 다쳐서 먹이 활동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굶어 죽어 버릴 것이다.

물고기가 죽는 원인은 크게 질식, 감압, 압사, 내장 적출의 네 가지로 분류된다고 한다. 여기에 인간의 낚시는 어디에 해당되나? 네 가지 모두 포함된다.

낚시 바늘에 입이 다쳐서 숨을 쉬지 못하고 질식, 물 밖으로 나오는 순간 감압, 쿨러에 갇히는 순간 압사 그리고 낚시꾼의 칼에 의한 내장 적출. 너무나 잔인하다. 취미 낚시를 즐기는 분들에게 부탁하자면, 아주 잘 드는 칼을 휴대하여 물고기가 낚시꾼의 손에 들어오는 순간 숨통을 바로 끊어주기를 바란다. 고통 없이 죽여서 최소한의 자비를 베풀어주기를 원한다.

통발에 가둬서 고통스럽게 하거나 살아 있는 상태에서 천천히 썰어서 고통을 주는 것은 너무 잔인하지 않나.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한다.

인간은 물고기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필수 불가결한 단백질이라는 영양분을 아주 적절히 공급해주는 객체가 물고기인 것이다. 육류를 사육하여 단백질 공급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고 사료비 등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그에 비해 물고기는 저비용 고밀도 사육, 그물어법에 의한 대량 포획 등 포유류나 가금류에 비하여 굉장히 효율적이다.

인간이 수렵생활에서 벗어나서 정주 생활을 하기 시작하게 된 결정적 원인도 물고기를 포획하여 단백질을 공급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그물을 이용해 다량의 물고기를 포유류 사냥 때보다 훨씬 안전하게 잡을 수 있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물가에서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되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농경생활도 병행하게 된 것이다.

산에 가서 무단으로 나무를 베거나 약초를 캐면 처벌을 받게 되어 있다. 그런데 바다에서 하는 낚시는 괜찮다? 생각을 바꿔야 한다. 임야도 주인이 있듯 바다도 허가받은 어민이 있다. 바다도 농민의 재산인 농토와 마찬가지로 엄연히 어민의 재산이다. 생산 활동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허가받은 어민만이 생산 활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취미낚시를 선진국 수준으로 적절히 규제하여야 한다. 찰스 클로버의 ‘텅 빈 바다’ 327쪽에 메인만에서 취미낚시꾼이 잡는 대구의 양이 전체 생산량의 30%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는 걸 고려하면 제도권 대상이 아닌 우리나라 취미낚시꾼이 잡는 양은 실로 어마어마할 것으로 추산된다.

취미낚시에 선진국형 면허제도를 적극 도입하여 어민의 어로 생산권 보호와 국가의 국민 식생활 자원 관리에 효율성을 기해주기 바란다.

쌍끌이 대형기선저인망 선주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