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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에세이] 스포츠 기본법 제정이 먼저다 /김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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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12-13 19:28:14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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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20대인데 머리엔 벌써 하얀 눈이 내리고 있다. 이마에는 굵고 깊은 계곡이 하나둘 생겨난다. 세월이 주는 훈장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기로 했지만 마음 한편의 서운함도 없지 않다. 어디 단점만 있으랴. 나이가 든다는 것은 오래된 포도주가 숙성되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듯 시간이 흐름에 따라 쌓인 연륜은 나무의 나이테처럼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기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14%를 넘어 고령화사회에 접어들었다. 앞으로 4, 5년 후면 부산은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와 의학 발달에 기인한 평균수명 증가, 고령층의 사회·경제활동의 증가 등 급증하는 노인 인구 비율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큰 숙제다.

매스미디어에는 청년 실업률과 노인 복지정책 문제가 단골 메뉴이고, 최근에는 젊은 층의 인구 감소와 국민연금 재원 건전성 악화 문제점 또한 노인 정책의 중요성을 한층 부각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스포츠계는 이런 사회적 현상을 어떻게 대비하고 풀어나가야 할까. 스포츠는 노년기 건강한 생활과 삶의 질을 높이는 진정한 복지다. 미국에선 2002년 전체 인구 중 고령인 10%의 노인 인구가 전체 의료 비용의 64%를 소비했다는 보고가 있다. 이는 노인들이 건강하면 의료 비용이 상당히 절감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초고령화사회 진입을 앞둔 지금 노인의 스포츠 참여를 높이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야 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가하다’는 말을 증명이나 하듯 젊은 엘리트 선수 못지않은 기량을 나타내는 시니어스포츠 스타도 있다. 일본의 유이치 미우라(85)라는 남성 산악인은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의 최고령 등반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주 3회 1.2㎞ 수영 연습을 하는 도리스 러셀(여·90)은 시니어올림픽에서 무려 5개의 금메달을 땄다. 철인 수녀라 불리는 마돈나 부터(여·87)는 철인 3종 경기(3.8㎞ 수영·180㎞ 사이클·42.2㎞ 마라톤)를 무려 45회나 출전한 시니어라고 믿겨지지 않는 놀라운 기록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6년도부터 시·도별 전국 어르신 체육대회를 개최하고 있지만 노인의 직접적인 참여를 끌어내기는 아직 역부족이다. 이제 스포츠가 복지 차원에서 초고령화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전문가가 조언하듯 다음의 몇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우선 스포츠와 관련된 기본법령 제정이다. 국민이 유아청소년기부터 노년기를 거치고 죽을 때까지 스포츠를 통해 건강하게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문화와 관광에 대한 기본법은 제정돼 있는 반면 체육에 대한 기본법이 없다. 스포츠 기본법이 제정되면 예산 확보부터 관련 정책과 수행을 더 원활히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 스포츠는 복지와 함께 초고령화 사회를 이끌 핵심 트렌드가 될 것이다. 이미 스포츠 선진국인 독일과 프랑스는 시행하고 있으며 일본도 최근 스포츠 기본법을 제정했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노인복지관부터 경로당 등의 관련 인프라는 자연스럽게 확충될 것이며 노인의 여가 활동 대다수가 스포츠 활동으로 전환될 것이다. 이제 스포츠는 모든 국민이 누릴 수 있는 ‘보편적 복지’로서 초고령화 시대를 이끄는 기틀이 될 것이다.
운동의 실천으로 건강한 노년기를 맞을 준비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영산대 태권도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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