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전담 인력 부족 때문에 위험 화학물질 취급 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책임 기관인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부산·경남에는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점검 대상으로 분류된 사업체가 1700여 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1150여 곳이 부산에 있으며 대부분 사상구(340개)와 강서구(230개), 사하구(150개) 등에 밀집되어 있다. 자칫 잘못해 작업 과정에서 사소한 실수가 발생해도 곧 바로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까닭에 감독기관의 수시 및 정기 점검은 필수다.

그러나 실상을 알고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낙동강유역청의 전문 조사 인력은 4명뿐이어서 1명이 맡고 있는 업체가 425곳이나 된다. 담당 직원이 매일 1곳을 점검해도 모든 일정을 마치려면 1년이 더 걸리게 된다. 이러니 위험 화학물질 취급 업체를 대상으로 1년에 한 번 정기점검을 해야 한다는 관련 법규가 원칙대로 지켜질 리가 만무하다. 사고를 피하는 것은 운에 맡길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더 난감한 것은 상황이 이런 데도 부족한 인력이 언제 보충될지 지금으로서는 기약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환경부는 사태의 심각성은 인정하지만 조직 내 사정과 다른 지역 유역청과의 형평성 등을 들어 빨라야 2020년이 돼야 충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이마저도 확정된 계획이 아닌 데다 내년 3, 4월로 예정된 자체 논의 과정에서도 정확한 내부 방침이 세워지지 않으면 실행 시기는 장기간 미뤄질 수밖에 없다.

최근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안전관리 소홀로 인한 각종 사고가 잇달아 일어나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경부는 하루빨리 위험 화학물질 취급 업체 감독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 그게 어렵다면 충원 때까지 한시적으로 지자체에게 관리업무를 위임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현재 지자체에는 위험 화학물질과 관련된 아무런 권한도 주어져 있지 않아 이상 징후를 감지해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사고를 막을 방법은 철저한 사전점검을 통한 예방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