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호황과 불황의 경계선 /정선섭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12-11 19:30:43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만나는 사람마다 불황을 걱정한다. 얇아진 지갑 탓에 연말 모임도 왠지 부담스러운 요즘이다. 경제 현장도 녹록지 않다. 주식시장은 폭락하고, 제조업 경기는 바닥을 기고, 실업률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공직자는 나라 살림, 경영인은 실적 악화, 샐러리맨은 감원 공포, 증권사 임원은 주가 하락, 가정주부는 살림살이 걱정이다.

하긴 되돌아보면 과거에도 호황이라고 느낀 적은 별로 없었다. 적어도 서민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언제나 불황이었다. 서민에게는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심지어 십 년 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심지어 대통령의 시정연설이나 재벌총수의 새해 인사말에도 ‘어려운 경제 여건’이라는 수식어는 해마다 빠지지 않았다. 인류 역사상 최고 호황기였다는 산업혁명 시절에도 영국 국민의 90%는 불황을 입에 달고 살았다니 세계 경제역사도 호황보다 불황의 세월이 더 많았던 듯하다.

사실 합격을 결정하는 시험점수처럼 호황과 불황의 경계선을 딱 부러지게 금을 긋기는 어렵다. 하지만 경제통계 지표상 호황과 불황은 분명하게 상반되는 현상을 보여준다. 호황기에는 기업 이익이 증가하고, 세수가 늘어나 국가 재정이 풍부해진다. 임금은 상승하는 반면 실업률은 떨어져 소비 구매력이 높아진다. 시중에 돈이 넘쳐나니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도 들썩거린다. 하지만 불황기에는 이와 정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면 지금 상황은 어떤가. 최근 언론을 보면 올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이익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며 떠들썩하다. 기업이익이 늘어나면서 세수도 예상치를 초과해 정부의 재정이 넉넉하다. 수년간 이어진 저금리로 시중자금이 풍부하다 보니 주식시장도 부동산시장도 고공행진이다. 분명 경제지표를 보면 호황이다. 미국은 지나친 경기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계속 금리를 올려야 할 정도다.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가 적어도 통계지표는 호황이다.

그런데도 어쩐 일인지 보통사람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역대급 불황이다. 이는 우리만의 사정은 아닌 듯싶다.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도 서민이 느끼는 경기는 불황이다. 실업률은 치솟고, 물가는 뜀박질하고, 임금은 제자리걸음이고, 제조업 경기는 바닥이고, 문 닫는 자영업자는 속출한다. 시중금리가 토끼뜀을 하면서 가뜩이나 가계부채에 허덕이는 서민들은 빚더미에 깔려 압사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경제지표는 호황인데 체감경기는 불황인 엇박자 상황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경제지표와 체감경기의 불일치 현상이 나타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원인은 갈수록 커지는 자원배분의 불균형이다. 호황의 과실이 특정산업이나 소수집단에 집중돼 경제 전체에 낙수효과가 퍼지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 경제를 보면 반도체만 호황이고 나머지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모두 극심한 불황에 허덕인다. 더욱이 반도체는 고용 효과도 자동차나 조선에 비해 크지 않다. 자원배분의 불균형 해소는 정부의 몫이다. 정부는 호황산업과 불황산업에 대한 차별적 정책을 통해 자원배분의 쏠림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

또 다른 이유는 급속히 변화된 산업구조 때문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제조업 중심의 자본집약적, 노동집약적 산업구조를 기술집약적 산업구조로 재편시켰다. 생산과 판매과정이 인터넷과 정보통신망으로 대체되니 고용 규모는 급속히 줄고 있다. 서비스업 고용의 중심이던 백화점, 음식점, 편의점은 이미 경영패러다임 자체가 온라인으로 바뀌었다. 결국 고용이 없는 기업이익 증가로 인해 통계지표와 체감경기의 괴리현상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통계지표와 체감경기의 불일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미래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희망밖에 해결 방법이 없다. 경제는 계량지표 못지않게 기대심리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 앞날을 희망적으로 보면 현재 투자와 지출이 늘면서 호황을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반대로 미래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면 현재 소비와 투자가 감소해 불황을 현실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행동주의 경제학자인 미국 듀크대 댄 엘리얼리 교수는 “미래의 경제는 현재 경제 참여자들의 감정에 의해 좌우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미래 경제의 호황과 불황을 결정하는 주체는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라는 얘기다.

재벌닷컴 대표이사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방학 맞은 아이와 나무체험 해볼까 ‘밤비’ 만나볼까
  2. 2한여름 밤 낭만 가득한 영화 속으로
  3. 3동아대 전·현직 교수 38명도 학교 상대 임금소송
  4. 4최원준의 그 고장 소울푸드 <34> 태안 박속밀국낙지탕
  5. 5BRT 통신선로 이설비 사업자가 낸다
  6. 6마침내 터진 한 골…여자수구, 희망을 던졌다
  7. 7[해양수산칼럼] 부산에 대형 조선사 연구본부 유치하라 /한종길
  8. 8고려제강 홍종열 창립자 별세
  9. 9[CEO 칼럼] 플랫폼기업의 사회적 책임 /남기찬
  10. 10르노삼성 ‘잠재시장 개척’ 시동 걸다
  1. 1정미경 의원 막말 논란에 SNS 보니
  2. 2정미경 “세월호 한 척 갖고 이긴 文대통령”…막말 댓글에 한국당 ‘웃음’
  3. 3“정미경 ‘세월호 막말’에 웃은 나경원·민경욱 사퇴하라” 세월호 유족의 분노
  4. 4조국 게재한 죽창가 가사 내용은? 정치권 의견 분분
  5. 5한국당, 정미경의 입에서 나온 말말말
  6. 6윤석열 검찰총장 재가 ‘25일 임기 시작’… 18일 여야 5당 회담은
  7. 7우리공화당 광화문 천막 자진 철거
  8. 8文대통령,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임명…임기 25일부터 시작
  9. 9文대통령-여야5당대표, 18일 청와대 회동…日대응 '초당적' 논의
  10. 10청와대, 日제안 '제3국 중재위' 거부…일본추가보복 가능성
  1. 1반일 감정 격화…롯데 ‘辛의 한수’ 묘안 나올까
  2. 2르노삼성 ‘잠재시장 개척’ 시동 걸다
  3. 3“일본 추가 제재 타깃은 자동차·기계 가능성”
  4. 4일본, 수출 곤두박질 치는데도 한국 규제 ‘자충수’
  5. 5“한국경제의 재도약 부산상공인이 앞장”
  6. 6내연기관서 전기차로…자동차부품 산업 대전환 ‘신호탄’
  7. 7조용국 코렌스 회장 “부산, 대도시 인프라·신항 등 강점…전기차부품 수출 전진기지로 삼을 것”
  8. 8자동차 산업 급변…지역업체 체질개선 ‘비상등’
  9. 9르노삼성 올들어 첫 내수 증가
  10. 10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롯데·지역대학과 산학협력
  1. 1경찰 관계자 “정두언, 자택에 유서 써놓고 나갔다는 부인 신고”
  2. 2김준기 전 DB그룹 회장, 가사도우미 성폭행
  3. 3정두언 과거 인터뷰서 우울증·자살기도 밝혀…“고통에서 피하려면 죽는 수 밖에 없었다"
  4. 4김준기 전 DB회장 "부드럽게 굴어" 음란물 보고 성폭행
  5. 5법원, 임블리 “SNS 안티 계정 폐쇄해달라” 요청 거절…왜?
  6. 6김기동 부산지검장 사의 "고마웠다"...윤석열 선배 7번째 퇴진
  7. 7대통령 여름 별장 거제 저도 9월부터 모래해변 개방
  8. 8 경찰 “정두언 전 의원 산에서 숨진채 발견”
  9. 9전미선 사망원인은… ‘강부자와 함께 오르는 연극 3회 목전에 두고 세상 떠나’
  10. 10장애아들 필리핀 고아원 맡기고 연락 끊은 비정한 한의사
  1. 1걸음마 뗀 여자수구, 두 번째 경기서 '값진 첫 골'
  2. 2수영대회 유니폼 논란 ‘KOREA’ 대신 테이프
  3. 317일 월드컵 2차 예선 조 추첨…2,3번 포트 포진 중동팀 '복병'
  4. 4손흥민-호날두, 2년 만에 맞대결…'이번엔 제대로 붙자!'
  5. 5 벌써 6종목 결승 진출…양적·질적으로 성장한 한국 다이빙
  6. 6초강세 LPGA 코리언 시스터스, 팀 매치 대회 노린다.
  7. 7마침내 터진 한 골…여자수구, 희망을 던졌다
  8. 8중국 수영스타 쑨양 입성 “빨리 경쟁하고파”
  9. 9나갔다 하면 결승행…한국, 다이빙 변방서 기적 일구다
  10. 10손흥민 vs 호날두 “제대로 한판 붙자”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2030엑스포 개최에 관한 간절한 소망
나는 느린 도시가 좋다
기고 [전체보기]
오징어 금지 체장 강화? 현장 소리 듣길 /정성문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도 산업재해 /김광용
기자수첩 [전체보기]
창업 정책 보는 시각 교정할 때 /민건태
수변공원 해법, 야구장에 있다 /김진룡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기생충의 세상, 그 우화의 이면
‘나이 듦의 미덕’이라는 어려운 과제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기꺼이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음악과 통일
국악, 월드뮤직을 꿈꾸며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한국 ‘기술독립’이 급하다 /조민희
더는 ‘난국’이 없어야 한다 /김태경
도청도설 [전체보기]
빛 바래는 ‘멜팅 팟’
컨틴전시 플랜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데이비드 호크니의 첫 생각
낭독의 문화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대통령도 즐긴 화포 메기국
영혼 적셔주는 시락국 한 그릇
사설 [전체보기]
신뢰성 흠집 윤석열 총장 검찰개혁 어깨 무겁다
8시간 만에 끝낸 대저대교 생태조사 믿을 만한가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건강보험 하나로’와 문재인 케어
정년, 노인 연령 기준 그리고 노인 복지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바람둥이 화가의 영원한 사랑
고흐보다 더 아파보였던 의사
이홍 칼럼 [전체보기]
창의성, 한국기업의 다음 생존전략
파괴적 정쟁 역사의 데자뷔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선거제 개혁 제대로 이뤄질까
부산시 정무라인을 향한 시선들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7월의 음악예찬
플래툰과 현을 위한 아다지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의 온도
와인 속의 삼총사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정희를 흠모한 이한복
1952년 부산 영도 해안
  • ATC 부산 성공 기원 달빛 걷기대회
  • 제5회 극지 해양 도서 독후감 공모전
  • 부산관광영상전국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