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과학에세이] 식품 저장의 가장 위대한 발견, 통조림 /김지연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12-10 19:22:02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1795년 나폴레옹은 장거리를 수송해서 전장에 있는 병사들에게 부패하지 않은 식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식품저장 방법을 개발하는 사람에게 큰 보상을 약속했다. 미생물에 대한 지식이 없었던 시대에 프랑스의 와인 주조자 니콜라스 아뻬르는 완두콩을 무한정 보관하는 저장법을 개발해 상을 탔다. 그는 완두콩을 익혀 포도주병에 담았다. 그리고 높은 온도에서 그 유리병을 가열해 코르크나 왁스로 밀봉한 뒤 끓는 물에 담가두었다. 놀랍게도 많은 양의 완두콩과 식품들은 수주일 후에도 먹을 수 있는 상태로 유지됐다. 이는 통조림의 시작이었으며, 아뻬르는 현대 식품보존산업의 창시자가 되었다.

하지만 당시에 아뻬르나 그 누구도 식품이 잘 보존되는 이유를 몰랐는데, 사실은 열이 식품 속에 있는 미생물을 사멸시켰기 때문에 효과를 발휘한 것이었다. 물이 수증기로 변하기 시작하면 공기는 유리병으로부터 제거되며, 이를 밀봉하게 되면 식품을 부패시킬 여러 미생물이 유리병 속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된다. 부패의 주인공인 미생물의 중요성은 60년 후에야 파스퇴르의 고전적인 와인실험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유리파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간이 흐르면서 병조림은 깨지지 않는 깡통을 사용하는 통조림 형태로 진화했다. 그리고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납을 녹일 수 있었기 때문에 최초의 깡통은 납으로 밀봉됐다. 그러나 이는 이해할 수 없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1845년 북서항로 탐색을 위해 떠난 130여 명의 영국해군 병사는 한 명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1986년 얼음에 묻혀 있던 유해의 조직시료에서 증거를 찾아낸 결과, 살인자는 식품통조림 깡통이었다. 배에는 8000개의 통조림 깡통이 실려 있었으며, 선원들은 매일 독성이 강한 다량의 납을 섭취해 심한 중독 증세를 일으킨 것이다.

아뻬르 이후 한 영국기술자는 철 대신 주석이 코팅된 캔으로 만든 통조림을 영국해군에 공급했다. 미국에서는 남북전쟁 이후 주석통조림식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에 주석통조림은 편리한 통조림의 상징이 되었다. 현대 깡통은 비독성 물질로 밀봉된다. 현대의 통조림 제조공정은 매우 복잡하다. 기계 수세와 분류, 식품마다 등급을 정한 후 그것을 3~5분 동안 증기로 열을 가한다. 이 공정은 식품 내에 있는 많은 효소를 파괴시켜 더 이상 세포대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준다. 그런 다음 음식물의 껍질을 벗기거나 과일의 씨를 제거해 깡통에 넣는다. 깡통으로부터 공기를 제거한 다음 식품의 산도나 농도, 열 통과율에 따라 가압증기살균기를 이용해 압력을 가하거나 식품에 따라 온도를 조절해 살균한다.

통조림에 사용되는 살균 공정을 상업적 살균이라 부른다. 이 살균 공정은 바실러스(Bacillus)와 클로스트리디움(Clostridium) 속(genus)의 저항성이 큰 내생포자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저장 혹은 비냉장 보관 조건에서 부패를 유발할 수 있는 세균을 제거하기 위해 고안됐다. 그러나 미생물을 다루는 실험실 또는 병원에서의 기구 등을 멸균하기 위해 사용되는 방법보다는 엄격하지 않다. 만일 기계의 오류로 부적절한 가열 온도가 발생하면 적절한 밀봉이 형성되지 않아 작은 구멍으로 세균세포가 들어가서 오염될 수 있다. 부패한 통조림은 식품에서 불쾌한 냄새가 발생함으로 알 수 있다. 통조림 식품에서 오염이 일어나는 대부분은 통성(산소유무에 상관없이 생장) 또는 혐기성(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생장) 세균에 의한 것으로, 이들의 생장으로 가스가 만들어지고 깡통이 부풀어 오르게 된다.
부패가 일으키는 또 다른 문제는 산을 생성하는 미생물이 식품에서 생장함에도 불구하고 깡통의 모양으로는 식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식품은 산으로 인해 밋밋한 신맛을 가지는데, 가열을 해도 살아 남은 바실러스 종(species)이나 젖당을 발효하여 산과 가스를 생산하는 대장균군, 또 다른 산 생성 세균에 의해 오염이 될 경우 이러한 경향을 띠게 된다. 이것은 세균의 숫자가 살균공정 초기에 매우 많았거나 모든 미생물이 열에 파괴되지 않았을 경우에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통조림에 생긴 작은 구멍을 통해 세균이 들어갔을 수도 있기 때문에 손상된 통조림은 폐기되어야하며, 팽창한 통조림 역시 미생물의 생장에 의한 가스 생산을 의미하므로 반드시 폐기되어야 한다.

인제대 교양학부 교수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부산교통공사부산교통공사

 많이 본 뉴스RSS

  1. 1‘포수 FA’ 관심 없던 롯데, 이번엔 쇼핑목록에 담나
  2. 2부산시민공원 주변 재개발 아파트, 층수 낮추고 동수 10개 늘린다
  3. 3부산·경상대 교수들도 미성년 자녀 논문 공저자 끼워넣기
  4. 4 반려동물과 식용동물 이분법?…생명에 어찌 다름이 있을까
  5. 5부산 국회의원 해부 <하> 선거 공약 검증
  6. 6문재인 대통령 “건설·SOC 투자 확대”
  7. 7송도 해안도로 달리는 시내버스 결국 무산
  8. 8부산 극단적 선택 1위 오명 벗었지만…
  9. 9“북항 재개발 수익으로 미군 55보급창 공원화하자”
  10. 10시계바늘 밑 터치스크린…아날로그 융합 스마트워치
  1. 1‘DJ 아들’ 김홍걸 총선 출마 시사… 목포서 ‘DJ 비서실장’ 박지원과 맞붙나
  2. 2정점식 “정동병원서는 정경심 뇌종양 진단서 발급 안 했다고…”
  3. 3법사위 국감, ‘검사 블랙리스트’ 논란 한동훈 반부패부장도 출석
  4. 4장제원, 국정감사서 “좌파 광란의 선동 정점은 대통령” 文 저격
  5. 5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도 45.5%… 조국 사퇴 이후 회복세
  6. 6금태섭, 윤석열에 ‘국회 출석’ 묻고, 한겨레 고소 지적
  7. 7군, 드론탐지레이더 부울경에 시범배치
  8. 8"언론재단 정부광고 대행 수수료 인하 혹은 폐지해야"
  9. 9최인호·김세연·윤준호, 도시재생 정부사업 선정돼
  10. 10힘 받은 황교안, “이낙연 노영민 이해찬 나가라”
  1. 1 산업의 힘, 기계부품
  2. 2평균층수 제한해 스카이라인 보장…경관·공공성 높였다
  3. 31965년 옷 다시 입은 ‘대선소주’
  4. 4시민공원 주변 재개발 아파트, 층수 낮추고 동수 10개 늘린다
  5. 5부산 고액·상습체납자 404명…1인당 평균 7억
  6. 6주가지수- 2019년 10월 17일
  7. 7드론 택배 2025년 상용화…정부 “선제적 규제 혁파”
  8. 8“연구개발 집중 투자는 창업 때부터 가장 중시, 국내외 망라 협업 강화”
  9. 9“부산항 부두 직통관 물동량 검사 비율 1.7% 수준 그쳐”
  10. 10부산 제조업 하반기 고용 절벽…업체 73%가 “안 뽑겠다”
  1. 1“설리 동향보고서 유출, 한 직원이 SNS로 퍼트려…” 처벌은?
  2. 2제28회 경남도 의용소방대 소방기술경연대회 개최
  3. 3통근 버스 졸음운전에 7명 다쳐…경찰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 중”
  4. 4로스쿨 10년 부산 변호사 2.4배 증가…급여 줄고 경쟁 심화
  5. 5'대도' 조세형 "아들에게 얼굴 들 수 없는 아비"…선처 호소
  6. 6'국정농단·경영비리' 롯데 신동빈 징역 2년6개월 집유 확정
  7. 7“뇌종양·뇌경색 진단서 발급한 적 없어” 정동병원, 정경심 추석 입원 병원
  8. 8조국 복직에 서울대 안팎서 '분노의 표창장' 등 패러디
  9. 9장용진 기자 “기자라면 누구나 상대 호감 사려…그런 취지로 한 말”
  10. 10개정 전 지방공무원 여비 지급 규정 두고 해석 분분
  1. 1손흥민 북한선수와 ‘유니폼 교환’ 질문에 “굳이…”
  2. 2‘포수 FA’ 관심 없던 롯데, 이번 쇼핑목록엔 담나
  3. 3류현진, 현역 투표 최고투수 후보 3인에 올라
  4. 4전쟁 같았던 평양 원정…손흥민 “안 다친 게 다행”
  5. 5베이브 루스 500홈런 방망이, 경매 최고가 경신할까
  6. 6
  7. 7
  8. 8
  9. 9
  10. 10
부산 국회의원 해부
선거 공약 검증
부산 국회의원 해부
의정활동 충실도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감동스러운 도시건축을 만나고 싶다
진정한 탈일본을 결단할 때
기고 [전체보기]
장애인복지관이 나아갈 방향 /이성심
부산시 국립특수학교 부지 허가를 /김석주
기자수첩 [전체보기]
문화 축제로 진화하는 BIFF /김민정
시커먼 흙, 시커먼 기억 /배지열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솔로몬 심판’과 오늘 우리의 송사들
귀농 귀어 귀촌에도 균형발전 없는 나라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힐링의 악기 ‘깡깡이’ 해금
조선 시대 선비들의 음악문화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가난, 아이들은 잘못이 없다 /하송이
‘억울함’에 귀 기울이는 자세 /이병욱
도청도설 [전체보기]
레이와의 역설
공적 된 멧돼지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과 다섯 수레의 책
조선시대 ‘북캉스’ 풍경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전남 영암 독천리의 ‘갈낙탕’
짜장면과 라면 그리고 염치
사설 [전체보기]
예산 부족 두리발·자비콜 멈춰서게 해선 안 된다
갈수록 암울해지는 경제 전망, 정부 총력 대응 나서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소산소사’의 사회, 고용연장이 해법
중앙정부와 지자체 복지 역할 재정립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절망 속에서 탄생한 명작
패배한 청년의 초상
이홍 칼럼 [전체보기]
정신 줄 놓지 말고 다시 도전하자
감정적 대응은 일본을 웃게 만든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부산 공공기관 혁신 이번엔 제대로 될까
서울 인구 1000만 붕괴의 명암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가을을 여는 모차르트
가을의 문턱에서…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과 삶
양해 바라지 말고 용서 구하자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호생관 최북의 ‘지두해도(指頭蟹圖)’
연객 허필의 ‘묘길상도’
  • 동남권 관문공항 유치기원 시민음악회
  • 골든블루배 골프대회
  • 기장캠핑페스티벌
  • 제21회부산마라톤대회
  • 사하관관사진공모전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