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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부산을 아시아 생활체육의 메카로 /이승렬

건강지수 광역시 중 꼴찌, 공공의료 확충도 좋지만 생활체육 활성화 더 시급

부산시 인식 전환과 함께 아시아 생활 체전 유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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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새 겨울비가 훑고 지나간 자리에 반갑잖은 손님인 ‘북극 냉기’가 찾아와 ‘둥지’를 틀었다. 이번 주말 부산 최저 기온이 영하 4, 5도까지 내려간다고 하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지 싶다. 이렇게 추운 날엔 ‘부모님 방에 보일러라도 잘 켜지는지’ 안부 전화를 하기 마련이다. 염려 때문이지만, 당신들은 “자네들이나 조심하게”라며 되레 자식들 건강부터 챙기신다. 실제 이번 주 독감 환자가 급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니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그 와중에 최근 건강 관련 뉴스를 보면서 드는 걱정이 작지않다. 부산의 건강 지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국민 건강 수준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2017년 기준 ‘국민건강지수’에서 부산은 1점 만점에 0.526점(전국 평균 0.54)으로 특별·광역시 중 꼴찌를 기록했다. 또 통계청이 지난 3일 발표한 ‘2017년 시·도별 생명표’를 보면, 부산 신생아의 기대수명은 81.9년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짧았다. 시민 건강 위기가 미래 세대의 기대수명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추론이 설득력을 얻는다. 답답한 노릇이다.

해결책은 없을까? 사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우선 공공 보건의료 시스템의 확충을 통한 의료 접근성 향상 노력이 필요하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방정부 차원의 체육에 대한 인식 전환이다. 특히 엘리트 스포츠 중심에서 생활체육 중심으로 정책의 틀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100세 시대’에 오랫동안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살려면 평소 꾸준한 운동과 함께 금연과 절주, 식생활 습관 등을 개선하는 것 외에 특별한 것이 없다. 시민이 일상 속에서 체육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정도(正道)’라 할 수 있다. ‘1인 1 스포츠클럽 갖기 운동’ 등 생활체육 활성화 프로그램을 골자로 한 ‘부산시 체육발전 종합계획’의 차질없는 실행이 뒤따라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부산을 아시아 생활체육의 메카로 만들기 위한 의미 있는 움직임이 이뤄져 주목된다. 생활체육계의 IOC로 불리는 세계생활체육연맹(TAFISA)의 한국위원회가 지난달 부산에서 설립된 데 이어 내년 2월 21일에는 부산외국어대학교 내에 사무국을 연다. TAFISA는 스포츠를 국가 간 경쟁 개념이 아니라 시민 참여 확대를 전제로 한 도시 간 네트워크 형성과 우호적 교류 활성화 개념으로 바라본다. 일반 시민이 관객에 그치는 이른바 ‘보는(eye) 스포츠’를 시민이 참여하는 ‘실행(doing) 스포츠’로 바꿔나가는 것이 핵심 가치다.

TAFISA 한국위원회의 당면 목표는 2021년 5~6월 열리는 ‘제1회 아시아 100대 액티브도시 생활체육 제전’을 유치하는 일이다. 당연히 부산을 가장 유력한 개최 후보도시로 산정해 놓고 있다. 내년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아시아연맹 총회에서 개최지가 결정된다. 중국 쑤저우와 항저우 등이 강력한 경쟁 도시다. 부산이 이 대회 유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성공할 경우 아시아 생활체육의 메카로 단번에 도약할 기틀을 다질 수 있다. 이를 계기로 부산 시민의 건강 증진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될 것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대회 유치를 통해 아시아 생활체육 메카로 나아가기 위한 여건도 이미 마련돼 있다. 부산은 2008년 세계사회체육대회를 개최한 경험을 갖고 있다. 하지만 시는 아직 이 대회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은 듯하다.

중국 명나라 때 묘협 스님이 ‘보왕삼매론’에서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고 설파했듯이 사람이 일생 동안 병 없이 살 수는 없다. 다만 예전엔 병에 걸리고 건강이 악화되는 문제가 개인만의 몫으로 치부됐으나 이제는 달라졌다. 지난해 국제신문이 집중 보도한 특별기획시리즈의 제목처럼 ‘스포츠가 복지다’라는 개념이 정착된 현대에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시민의 건강 증진이 지자체의 중요 임무 중 하나가 됐다. 시민이 건강하지 못한 부산을 ‘행복도시’라 부를 수는 없는 일이다. 시민이 건강을 잃으면 도시도 활력을 잃기 마련이다. 오거돈 시장의 ‘시민이 행복한 도시, 부산’ 건설 목표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익숙해서 별 볼일 없는 잿빛 도시도 멀리서 보면 ‘하나의 풍경’이 되곤 한다. 바다 산 강을 두루 품은 부산은 외부인들에게 특별히 아름다운 풍광을 가진 도시로 각인돼 있다. 마찬가지로 지역의 끊임없는 발전과 변화를 위해서는 이방인의 눈에 비친 부산이라는 도시의 이미지(Image)를 수시로 살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방송된 TVN 프로그램 ‘알쓸신잡 3-부산편’에 나온 한 출연자의 말이 인상 깊다. 그는 “그 어떤 도시에서도 느낄 수 없는 다이내믹(Dynamic)함이 느껴지는 도시가 바로 부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내부자’인 우리는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다. 이방인의 눈에 비친 모습만큼 부산이라는 도시가 건강하지 않으며 역동적이지도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말이다. 부산시의 인식 전환을 촉구하는 이유다.

편집부국장 bungs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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