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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스텔라데이지 수색 급하다 /배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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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자꾸 흐르네요. 가족들이 많이 힘들어합니다.”

26일로 사고가 난 지 605일째, 거리로 나선 지 570일째가 된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가족들에게는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이 야속하기만 하다. 스텔라데이지호는 지난해 3월 31일 철광석 26만t을 싣고 브라질에서 중국으로 향하던 중 우루과이 인근 해상에서 침몰했다. ‘물이 샌다’며 선사로 보낸 메시지가 마지막이었다. 선원 24명 중 2명이 구조됐지만 한국인 8명과 필리핀 선원 14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족들의 가슴은 까맣게 타 들어간다. 스텔라데이지호는 사고 이후 최초 신고가 늦은 탓에 초동 대처가 미흡했다. 사고 지점이 한국과는 워낙 멀어 현장 구조 지시와 빠른 작업이 어려운 점도 악재였다. 결국 지난해 5월 ‘수색 종료’가 선언됐다. 선사는 지난해 5월 5일 서울역 인근 상황실을 강제 폐쇄하고 가족들을 거리로 내몰았다. 그들은 선사 앞에서 거리 농성과 서명운동을 이어갔고 청와대 앞 청운효자동사무소 앞에도 자리를 잡았다. 6월 3일 광화문 광장에 모인 가족들은 지금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지난해 6월 말부터 수색선을 사고 지점에 다시 투입했지만 그마저도 한 달 만에 중단됐다. 지난 8월에는 국무회의에서 사고지점에 심해수색 장비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문재인 정부의 ‘1호 민원’으로 알려진 지 1년여가 지난 시점이었다.

최근에는 지구 반대편에서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될 소식도 들려왔다. 지난 17일 아르헨티나 해군 잠수함 ‘ARA 산후안’호가 실종된 지 1년여 만에 발견된 것이다. 산후안호는 지난해 11월 15일 승조원 44명을 태우고 작전을 수행하던 중 아메리카 대륙 최남단 지역에서 환풍구가 침수돼 전기 시스템이 고장 났다는 보고를 마지막으로 교신이 끊겼다. 미국 해양탐사업체가 지난 9월 수색 작업을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원격 잠수정을 이용해 위치를 찾아냈다. 스텔라데이지호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한 것이다.

스텔라데이지호 역시 빠른 수색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가족대책위도 심해수색을 통한 블랙박스와 각종 증거자료 회수가 먼저라고 주장한다. 관건은 ‘시간’이다. 허영주 가족대책위 공동대표는 “심해수색이 가능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수색해야 할 지역은 남반구라 지금 시기가 지나면 또 1년이 지나서야 수색할 수밖에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실종 선원 가족들은 차디찬 광장 바닥에서 또 한겨울 추위를 견뎌내야 한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가족들이 기다릴 시간을 줄여줄 때다.

사회부 heat89@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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