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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4차 산업혁명시대에 공연장 살아남기 /윤정국

신기술, 공연특성 허물어 현장전망 긍정·부정 교차

지역공연장 역경 불 보듯…시민주도형 운영도 대안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11-20 19:21:55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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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은 공연예술계에 기회일까, 아니면 위기일까? 아시아문화예술진흥연맹이 ‘문화예술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주제로 이달 초 개최한 제36회 부산총회에서 이에 관한 흥미 있는 연구들이 발표돼 관심을 끌었다. 요지는 영상기술과 사물인터넷 등의 급속한 발전이 공연예술의 특성인 현장성과 일회성을 서서히 허물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보는 시각은 서로 엇갈렸다.

홍콩에서 활동하는 독립 영상제작자는 비디오댄스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과거의 댄스 비디오작업은 공연실황을 녹화하고 보관하기 위한 수단이었으나, 이제는 뮤직비디오처럼 하나의 예술 장르로 자리 잡아가면서 서사와 주제를 갖는 영상작품으로 자리매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안무가는 효과적으로 자신의 작품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유용한 방법으로 이 영상을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뒤이은 국내 발표자는 부정적 입장이었다. 온라인을 통한 실시간 생중계나 영상화작업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실시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마케팅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영상으로 보는 것을 공연관람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을 표했다. 공연예술가들이 창작보다 영상작업에 더 매달리지 않을지 걱정하기도 했다.

무대와 객석 간의 교감이 이루어지는 현장성을 더 중요하게 지켜나가야 할지, 아니면 영상을 통한 연결성과 반복성을 새로운 흐름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쉽게 결론내기 어려운 것 같다. 

젊은 세대는 현장공연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한 생중계와 공연 종료 이후의 녹화 동영상을 소비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는 학계의 연구(김병운 ‘4차 산업혁명 핵심 산업인터넷’  2016)에 따른다면, 현장성과 일회성이 무너지는 패러다임 변화를 시대 추세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라이프스타일이 바뀜에 따라 온라인 관람이 보편적 흐름으로 자리 잡게 되고, 이에 적응한 새로운 관객층이 탄생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어쨌거나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인공지능이 생활 곳곳을 바꿔놓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공연예술계도 지혜롭게 준비해야 할 때다.

현재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마이뮤직테이스트(My MusicTaste)라는 콘서트플랫폼은 K팝 가수와 밴드 등 아티스트의 콘서트를 요청받으면 수요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콘서트를 기획한다. 이같이 관객과 공연기획자를 연결하는 ‘공연예술 플랫폼’이 스마트폰상에서 보편화되고, 관객은 이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취향과 요구를 기획자에게 전달하며, 기획자는 이를 반영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전문가들(송은아·임준묵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 공연예술의 관객선호도’ 2017)도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가 본격화하면 공연예술 플랫폼에서 가상공간의 공연이 총망라되고, 여기서 공연을 선택 예약 구입 평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활용해 고급 화질과 음질로 입체적으로 관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변화는 그러나 공연장에는 짙은 그림자를 드리울 전망이다. 현장감을 중시하는 마니아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관객은 스마트폰으로 관람하는 데 만족할 가능성이 높다. 비싼 티켓을 구입하고 일부러 시간을 내서 공연장을 찾기보다, 손쉽게 온라인으로 공연을 즐기는 편을 선택하리라 추정된다. 공연장 관객이 감소하면 티켓 가격이 오르고, 비싼 티켓은 또다시 관객 수를 감소시키는 악순환이 이어질지 모른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지역공연장이 갈 길은 더욱 험난해 보인다. 전국 시·군·구 단위별로 거의 하나씩 있는 230여 개의 공연장은 관객 감소에다 서울공연의 지방투어비 상승 등으로 이중고를 겪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지역의 문화자원을 소재로 지역예술단체와 함께 우수한 작품을 만들고, 이를 현장공연과 함께 공연예술 플랫폼을 통해 세계의 관객들에게 발신하는 방법이 있다. 지역문화가 바로 세계와 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다. 공연기획에는 물론 쌍방향 플랫폼을 통해 관객의 수요가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다음은 시민주도형 공연장 운영이 대안이 될 수 있겠다. 예술교육을 받은 시민들이 전문예술가의 도움으로 무대에 올라 작품을 발표하고, 주민들이 객석에서 이들을 응원하는 커뮤니티형 공연장의 운영이다.

아무리 4차 산업혁명이 발전해도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서로 교감하고 소통하는 일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소중한 덕목이다. 온라인으로 결코 느낄 수 없는 따뜻한 인간적인 교감과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상호작용으로 공연을 완성해나갈 때, 관객은 공연장 현장으로 꾸준히 발걸음하지 않을까.

김해문화재단 김해문화의전당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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