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경제환경은 어떠한가. 부산 인근의 산업공단은 어떠한가. 조선산업은 조금 살아난다는 얘기가 들리는 듯해 다행이다. 하지만 내년부터 본격 벌어질 고용 대란, 수요 감소, 공장가동 중단, 다시 수요 감소 등으로 이어지는 악성 디플레이션 사이클이 일어날 것이 예상된다. 부산 사람들은 이미 그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을지 모르겠다. 내가 사는 강남 일대의 건물 지하층이나 1층이 비면 입주를 하지 않는다. 여전히 부동산 자금은 강남으로 몰린다고 하지만 강남역 부근의 빌딩은 임대라고 써 붙인 광고 안내판이 즐비하다. 강남이 이럴진대 부산 등 지방은 오죽할까 싶다.

지금 서민은 무엇을 먹고사는가. 예·적금을 깨서 겨우 버티고 있다. 지난해보다 31.8%나 높게 예·적금을 해약하고 있단다. 이마저 소진되면 어떻게 될까. 이자를 못 내게 돼 은행에서 자금회수가 들어온다. 기업은 부도이고, 개인은 파산 상태에 접어들 것이다. 그간 경제가 그나마 성장하고 있었으니 이런 상태를 경제가 완충하고 있었지만 내년부터 벌어질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초래될 고용 대란과 공장 가동중단이 속출하면 이번 정부가 수습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부산시민에게 이런 실상을 솔직하게 알리지 않을 수 없기에 소상하게 말하고 있다. 왜냐하면 미리 대비를 해야 하니까 말이다.

개인적으로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그것은 자산가치의 폭락이 있기 전에 미리 사전조치를 하는 게 필요하다. 그 방법에 대해선 말하지 않겠다. 여기선 부산시나 정치권에서 할 수 있는 것만 말하겠다. 그간 우리 경제를 견인해왔던 자동차 건설 선박 전자 철강 반도체 중화학 산업에서 현재 반도체와 중화학은 수출이 증가하고 있어 다행이지만 나머지는 부진을 넘어서 쇠락해간다고 하는 게 맞는 표현일 정도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이를 대체할 산업, 즉 핀테크, 공유경제 등 4차 산업혁명의 적극적 발전이 필요하지만 우리나라는 규제로 다 막혀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권문제로 어느 것 하나를 쉽게 규제를 풀어내기 어렵다. 이런 식으로 가면 우리나라 경제가 희망이 있을까. 나는 없다고 본다. 사실 지금 무엇을 하든 타이밍이 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이 살아날 유일한 대안이 하나 있다. 부산시나 구청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조직을 방대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다. 공공 부문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은 일시적 미봉책이다. 그것이라도 해야 단기간의 실업대란을 막아낼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근본적 처방이 필요한데, 그것은 바로 서면 일대를 ‘줄기세포산업 특구’로 만들라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줄기세포는 배양은 되지만 주사가 금지돼 있어 하루 60여 명이 일본이나 중국행 비행기를 타고 있다. 한 세트의 줄기세포 주사를 맞으려면 4000만 원 정도 든다. 그간 4만 명이 줄기세포 주사를 맞았으니 얼마나 많은 금액이 해외로 유출됐겠는가. 나는 부산 서면에 줄기세포 특구를 만들면 이곳에 자금, 인재, 환자 등이 몰려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본다. 줄기세포에 대해 여러 가지 윤리적 문제가 있지만 우리를 제외한 다른 나라는 벌써 이 산업의 중요성을 알고 앞서가고 있다. 더는 의료바이오 산업의 핵심으로 줄기세포에 대한 주도권을 놓치면 마치 반도체 산업을 시작하지 못했다면 지금 우리 경제가 어떨지를 가늠해보면 알 수 있다.

나는 문재인 정부가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부산에 줄기세포 특구라는 큰 선물을 선사하기 바란다. 정부예산을 투입하라는 것도 아니다. 규제만 풀어달라는 것이다. 일부 단체의 반발이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제상황과 부산의 여건을 감안할 때 줄기세포 산업만이 유일한 대안이라 말하고 싶다. 이 산업만큼 전후방 산업연관 효과가 큰 것이 별로 없다. 대형 병원이 들어서야 하고, 그렇게 되면 의사 간호사 환자의 부산 방문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여기에 부산의 역동성이 더해지면 아마 5년 뒤에는 부산 서면 일대가 의료관광으로 천지개벽할 절호의 찬스를 맞게 될 것이다. 요즘 만나는 부산의 주요 인사들에게 줄기세포 이야기를 많이 제안한다. 제발 이것만이라도 유치하라고 말한다. 온갖 정책을 다 시행해도 이렇게 파급효과가 큰 산업은 별로 많지 않다. 부산의 정치행정적 역량을 결집해 부산의 큰 먹거리를 만들어내면 좋겠다. 새로 당선된 부산시장님이 이것만 해도 커다란 업적으로 남을 것이다.

아시아비즈니스동맹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