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장재건 칼럼] 길 잃은 보수 대통합

반성도 비전도 전혀 없이 문 정부 때리기에만 기댄 자유한국당 ‘반문 연대’

계파 간 셈법만 난무해선 결코 성공하기 힘들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선거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긴 한 모양이다. 21대 총선이 아직 1년여 남았지만 자유한국당 등 보수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이후 불붙은 보수통합론이 최근엔 ‘반문(反文) 연대론’으로 발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이 똘똘 뭉치지 않으면 다음 총선에서 필패할 것이라는 위기감의 발로겠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곳곳에서 보수의 위기를 걱정했지만 그 중심에 선 한국당의 혁신은 지리멸렬하기만 했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보수의 재건을 위해 해법을 고민해 보겠다는 거다. 그런데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저마다 차기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한 또 하나의 몸부림으로 비치는 탓이다.

한국당 내부에서 거론돼온 보수 대통합 자체야 입을 댈 일이 아니다. 비단 보수 진영이 아니더라도 바닥에 떨어진 한국 보수의 미래를 염려하는 이라면 반대할 이유도 없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제대로만 한다면 진보로 기울어진 한국 정치지형에 건전한 견제 세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게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과의 소통합이든, 두 당이 합치는 중통합이든, 두 당 해체 후 빅텐트로 결집하는 대통합이든 방법은 중요하지 않다. 관건은 성사시키겠다는 모두의 의지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의지는 박약했고 의도도 미심쩍었다. 보수 대통합의 일차적 대상인 바른미래당의 반발은 차치하고라도 한국당 내부부터 문제투성이였다. 가장 핵심인 친박(친박근혜)계 청산과 태극기부대 합류 여부 등 핵심 선결 과제를 해결하지 않고서야 애당초 보수 대통합은 헛구호였다. 당연히 친박계는 반발했고 논의는 한 발짝도 진행될 수 없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전원책 전 조직강화특별위원의 갈등도 그 연장 선상에 있다. 보수 위기의 본질을 건드리지 않고 대통합을 이뤄내겠다는 발상 자체가 우스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보수 대통합이 암초에 부딪히자 새롭게 꺼내든 게 반문 연대론이다. 한국당 내 계파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는 대안이었다. 문 정부의 실정에 맞서는 데 친박·비박이 다를 수 없고 다른 보수 야권도 힘을 합쳐 궁극적으로 보수 대통합을 이뤄내자는 거다. 사소한(?) 계파 다툼은 그만 하고, 공통분모인 ‘반문’부터 시작하자는 이야기다. 여기에 상당수 친박과 비박이 동조하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황교안 전 총리 등 차기 대선주자급들도 가세했다.

김 비대위원장 또한 한 발 물러나 반문 연대 취지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덧붙여 그는 “과거의 이견을 자꾸 이야기하지 말고, 정치권 밖 보수세력까지 규합하는 네트워크로 미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컨대 박근혜 청산이라는 과거에 얽매일 게 아니라, 보수의 미래를 함께 걱정하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김 위원장 발언은 보수의 미래 대안보다는 과거의 적폐를 더는 들추지 말자는 데 방점이 찍힌 듯하다. 그러는 새 청산 대상인 친박계의 반문 연대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당 비대위는 최근 서울대 연구팀에 용역을 맡긴 ‘한국 보수정당의 위기와 재건-자유한국당의 선거 패배와 지지율 하락 원인 분석’ 연구결과 보고서를 펴냈다. 보고서는 당 몰락에 관여한 인사들의 ‘책임 있는 행동(인적 쇄신)’과 ‘정책 이슈 선점’을 요구하며 등을 돌린 중도 지지층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굳이 외부 연구팀 용역이 아니더라도 한국당의 몰락을 지켜본 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조언이다. 그런데 정작 비대위는 일껏 맡긴 용역 보고서는 내팽개친 채 더는 과거를 묻지 말자고 한다. 그러면서 고작 내건 게 반문으로 뭉쳐 보수를 재건하자는 거다.

반문 연대는 그래서 공허하다. 보수 재건을 위한 해답은 만천하가 아는데 유독 당사자들만 거꾸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워낙 네거티브전에 익숙한 탓일까. 보수 대통합이든, 반문 연대든 뚜렷한 비전이나 대안 제시는 이미 관심 밖이다. 오직 대통령 때리기라는 깃발만 나부낄 뿐이다. 현 정부가 하는 일이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반대부터 하고보는 습성의 연장선이다. 대통령 인기가 예전만 못하고 갈수록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모르진 않는다. 그러나 스스로의 능력보다는 상대의 실책에 기댄 전술이 과연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결국 반문 연대에는 온갖 계파의 셈법만 요란할 수밖에 없다. 어차피 선거는 프레임전인 만큼 ‘문-반문’ 양자 구도를 형성, 어떻게든 내 목숨부터 살아야겠다는 각자도생만 난무한다. 보수 대통합은 이를 위한 명분일 뿐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길을 잃은 보수 대통합에 대한 기대는 접는 게 옳아 보인다. 그나마 반문의 기치 아래 함께 모인다 한들, 긴 세월을 돌고 돌아 ‘도로 한국당’이 돼 버린 당에 표를 던질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

논설실장 jjk@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1000억 주식 놓고 희대의 父子 소송
  2. 2선박 커지는데 부산항 하역속도↓…생산성 추락
  3. 3[신간 돋보기] 진짜 나를 만나는 방법
  4. 4[사설] 유재수 부시장 직권면직…어수선한 시정 빨리 수습을
  5. 5미중 무역협상 먹구름에 코스피 2100 붕괴
  6. 6[새 책] 로메리고 주식회사(최영 지음) 外
  7. 7대학생들 해양사고 모의심판 경연대회
  8. 8베를린 장벽 무너뜨린 힘은 동서독 인적 교류
  9. 9“왜 하필 부산 왔냐고? 비행기 티켓 제일 쌌기 때문”
  10. 10[국제칼럼] 청년 없는 총선 청년공약 /이경식
  1. 1조국·유재수 검찰 조사 중
  2. 2[속보] 자유한국당 “국민적 여망 담아 … 현역의원 3분의 1 이상 공천 컷오프”
  3. 3금정구 부곡1동 새마을부녀회,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4. 4동대신권역, 아띠 ! 나만의 천연제품 만들기 체험
  5. 5서대신3동, 경성전자고 축제 참여
  6. 6금정비전, 금정구 다자녀 모범가정에 지원금 전한다
  7. 7남산시장 상인회, 금정구에 성금 기탁
  8. 8남부민2동 『톤즈행복마을, 화재 없는 마을 캠페인』
  9. 9아미동 주민주도 마을계획단 『5060 중장년 행복한 동행 』요리활동 실시
  10. 10서구보건소, 남부민 풀리페아파트 제7호 금연아파트 지정
  1. 1선박 커지는데 부산항 하역속도↓…생산성 추락
  2. 2대학생들 해양사고 모의심판 경연대회
  3. 3아세안에 한국 ‘첨단 수산’ 알린다
  4. 4기아차 3세대 K5 사전계약 돌입
  5. 5미중 무역협상 먹구름에 코스피 2100 붕괴
  6. 6OECD 올 한국 경제성장률 2.0%로 낮춰
  7. 7‘뽀글이’ 외투로 진화…아웃도어 새 효자
  8. 8월세도 신용카드로 낼 수 있다
  9. 9한국선급, 고용노동부 ‘우수훈련기관’ 선정
  10. 10이어도 해양기지 관측 해양산성화 자료들, 전 세계에 제공된다
  1. 11000억 주식 놓고 희대의 父子 소송
  2. 2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 기간 교통통제…김해공항 방면 정체 예상
  3. 3음주운전 차량, 서면지구대 순찰차 들이받아
  4. 4토익 성적 확인, 오늘(21일) 오전 6시 발표…평균 ‘9점↓’
  5. 5김대호 감독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 논란... 하태경 의원 “내부고발자에 대한 치졸한 보복”
  6. 6출근길 혼잡, 서울 지하철 운행 차질…철도 파업 여파
  7. 72019 11월 모의고사, 회사별 등급컷 보니
  8. 8철도파업, 전철 운행률 평소의 82%... 출근길 혼잡 예상
  9. 9[오늘날씨] 맑지만 일교차 커…미세먼지는 보통
  10. 10부산 한 백화점 출입문 에어커튼 화재
  1. 1손흥민, 포체티노에게 작별인사 전해...”감사는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
  2. 2 무리뉴 토트넘 감독 선임 ‘이젠 손흥민과 함께’…그의 평가는?
  3. 3‘롯데행’ 지성준은 … 2018년 손승락 주저앉혔던 끝내기 홈런 주인공
  4. 4울산 챔프 확정이냐, 전북 1위 뒤집기냐
  5. 5세리나가 내던진 ‘테니스 라켓’ 경매 올라
  6. 6네덜란드 축구팀, 인종차별 반대 침묵 시위키로
  7. 7첨단장비와 과학적 식단…롯데 ‘2군 요람’이 달라졌다
  8. 8거인, 장시환 내주고 지성준 얻었다…포수난 시름 덜어
  9. 9모리뉴 감독, 손흥민과 한솥밥 먹는다
  10. 10공격 무뎌지고 수비 무너지고…심상찮은 벤투호
국제신문-KLJC 공동 인터뷰
강필구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장 "진정한 지방자치 위해 정당공천제 폐지돼야"
국제신문-KLJC 공동 인터뷰
신원철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 “시도의회 인사권독립과 전문인력 도입 절실"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부산의 원도심, ‘문화도시’와 어울리지 않는가
감동스러운 도시건축을 만나고 싶다
기고 [전체보기]
한 편의 갈라쇼처럼 진행될 정상회의 /박인영
고양이와 쥐에 관한 이런저런 생각 /이용희
기자수첩 [전체보기]
365일 지스타 열리는 부산 기대 /배지열
아직 설익은 공무원 공로 연수제 /김성룡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소프트 에듀케이션’ 대안 교육은 꿈일까
‘솔로몬 심판’과 오늘 우리의 송사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사랑방 음악, 더 풍성해지길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 피리와 하프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백설기는 힘이 세다 /최영지
수산인의 웃음을 보고 싶다 /유정환
도청도설 [전체보기]
엘사 굿즈
영욕의 86세대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中 ‘문학 한류’ 이끄는 정지용의 울림
가을과 다섯 수레의 책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특별한 갈치구이 한 토막
베트남의 포와 반미
사설 [전체보기]
지역 내 격차 심한 부산 미세먼지 대책도 세밀화해야
유재수 부시장 직권면직…어수선한 시정 빨리 수습을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정의를 갉아먹는 ‘합법적 불공정’
‘소산소사’의 사회, 고용연장이 해법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인생 2막에 이룬 성공
절망 속에서 탄생한 명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기생충
정신 줄 놓지 말고 다시 도전하자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니가 가라, 험지’
선거제 개혁 물 건너 가는 건가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가을! 그 오랜 기억들
가을을 여는 모차르트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패러독스
브랜딩의 미학, 보르도와인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조선 시대 만다라 문양 민화
호생관 최북의 ‘지두해도(指頭蟹圖)’
  • 사하관관사진공모전
  • 충효예글짓기공모전
  • 유콘서트?v=1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