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노부부가 집 앞 공터에서 배드민턴을 치는 것을 무엇이라 일컫는 게 합당한가. 답은 운동이다. 그럼 체육은 무엇이고 스포츠는 무엇인가. 대학 커리큘럼 중 체육 원리나 스포츠 윤리 시간에 가장 많이 묻고 답하는 화두다.
대체로 ‘체육’이라는 명칭은 오늘날에 있어서는 학교 현장에서 교육적 목적을 가진 신체 활동으로 제한해 사용된다. 반면 ‘스포츠’의 의미와 범주는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오늘날 스포츠란 무엇인가 묻는다면, 공적인 규칙과 조직화된 유희성과 경쟁성이 내재돼 있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신체 활동으로 규정하는 것이 합당하다. 단지 고도화되고 전문화될수록 프로 스포츠 또는 엘리트 스포츠 분화의 단계가 미발달 수준이면 ‘생활 체육’으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다. 비록 우리가 운동, 체육, 스포츠로 혼용하고 있지만 실제 스포츠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체육 정책은 사실 스포츠 정책을 의미한다.

지구상에서 스포츠가 가장 발전된 나라는 어디일까. 미국 독일 일본이다. 운동은 혼자 할 수 있지만 스포츠는 불가능하다. 함께해야 한다.

스포츠를 하는 개인은 이를 매개로 사회화된다. 선진국에서 어린 시절부터 교육과정에 스포츠를 필수로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유아기 청소년 성인기 노년기를 거치면서 스포츠 활동이 선순환돼야 개인뿐 아니라 지역사회가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유아와 여성은 스포츠 참여가 저조하다. 생활 체육 진흥 정책의 초점도 성인에 맞춰져 있다. 청소년의 경우 방과후 스포츠 활동에 참여해 지역리그라도 참여하게 되면 삶의 균형과 더불어 질풍노도의 시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학교 체육의 범주 안에 있다는 이유로 교육부가 담당해 발전과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스포츠가 제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3가지 핵심 요소가 있다. 시설 인프라, 지도자 그리고 프로그램이다. 시설 인프라는 공공의 영역이다. 지방정부는 지역 주민이 스포츠에 자연스럽게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시설 인프라 확충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도시가 활기차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연령대를 불문하고 스포츠 활동 참여를 활발하게 유도하는 것은 유의미한 일이다.

일본 도쿄만 하더라도 구(區)마다 할머니 배구단이 50개 정도 있다. 부산의 모든 구마다 할머니 배구단이 수십 개 있다고 상상해보라. 노년이 얼마나 아름다울 것인지. 친구들끼리 등산 가고 골프 치는 것을 제대로 된 스포츠 활동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그것은 친선 모임이다. 따라서 시민들이 스포츠에 적극 참여하게 하는 것은 지방정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과거 우리나라는 스포츠 강국이 되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았다.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의 성적이 중요했다. 이러한 스포츠 강국 모델도 나름대로의 가치는 있었다. 이제 서울올림픽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스포츠 패러다임이 요구되고 있다. 스포츠 강국에서 이제는 스포츠 선진국으로 나아가야 한다.

스포츠 선진국의 핵심은 모든 세대에 걸쳐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스포츠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의 중심에 지역사회와 지방정부가 있어야 한다. 도시의 선진화를 위해 스포츠 저변 확대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그것이 바로 도시의 경쟁력이기도 하다.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