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그제 발표한 민선 7기 ‘대중교통 혁신정책’은 여러 측면에서 관심을 끈다. 핵심은 현재 44%인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을 2021년까지 50% 대로 올리겠다는 것인데, 수치를 떠나 시민 교통편의 제고를 향한 방향성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8개 트램 노선 설치 등 도시철도 중심 체계로의 전면 전환 방침이 우선 눈에 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대대적 개편 선언이다. 혈세 낭비 논란과 업체들의 보조금 횡령이 끊이지 않는 준공영제의 대수술 없이는 대중교통 혁신 선언도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준공영제가 도입된 것은 2007년 5월이다. 승객 수요가 적은 적자 노선 운행 업체에 시가 보조금을 지급하게 된 것인데, 문제는 낮은 효율성이었다. 매년 1100억~1300억 원의 세금이 투입됐지만, 서비스 개선을 체감하기 힘들었다. 여전히 40%에 머무른 대중교통 분담률의 제고효과도 부실했다. 서울(65%) 등지에 비해 턱없이 뒤떨어진다. 게다가 직원 수 조작 등의 수법으로 시 보조금을 수십억 원씩 빼돌린 업체들의 비위가 이어지면서 대중교통 정책의 ‘계륵’으로 전락했다.

시는 대수술을 위해 먼저 시민사회단체 교통전문가 회계사 등 25명으로 구성된 ‘교통혁신위원회’를 꾸려 준공영제를 면밀히 검증할 방침이다. 특히 인건비 유류비 등 10여 개 항목으로 구성되는 표준운송원가 산정의 적정성 여부가 집중 검증 대상이다. 표준운송원가는 시 보조금 책정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버스 업체의 요금 수익금 투명 처리 여부도 점검한다. 이를 통해 마련된 개선안은 시민공청회를 거쳐 내년 10월께 개혁안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제도 성패의 관건은 운영의 투명성과 결과의 효율성에 달려있다. 그런 점에서 버스 준공영제는 낙제점에 가깝다. 이제 중요한 것은 오거돈 시장의 의지다. 1회 위반 시 보조금 전액 삭감, 3회 위반 시 퇴출 방침을 세운 것은 일단 환영할 만하다. 차제에 시의 부실한 관리감독 책임은 없는지도 따져야 한다. 정책 집행 당국의 오류와 개선책까지 내놓을 때 비로소 대중교통 혁신에 대한 시민의 믿음도 얻을 수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