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새로 확충된 국공립 어린이집 10곳 중 6곳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됐다고 한다. 모든 것이 수도권에 집중되는 지역 편차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공공보육서비스의 하나인 신규 국공립 어린이집마저 수도권에 쏠린다는 것은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가뜩이나 지방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주민들은 육아문제까지 차별을 받아야 하다는 사실에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 정춘숙(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17~2018년 9월 전국적으로 국공립 어린이집은 780곳이 신설됐다. 이 가운데 496곳(63.5%)이 서울·인천·경기지역에 집중됐다. 특히 서울에는 257곳(32.9%)이 새로 들어섰다. 이에 비해 부산은 30곳(3.8%), 울산 22곳(2.8%), 경남 30곳(3.8%)에 불과했다. 부산의 경우 서울에 비해 9분의 1 수준으로, 인구 차이를 감안해도 격차가 여간 큰 게 아니다.

새로 증설되는 국공립 어린이집의 지역 편차가 크다 보니 지자체별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률도 차이가 벌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서울은 이용률이 35%에 달히지만 부산은 15.6%로 서울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그나마 인천(12%) 대전(4.6%) 광주(5.3%) 등 다른 지자체보다 다소 높다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인 수준이다. 하지만 부산은 물론 다른 지자체도 문재인 정부의 국정 목표 중 하나인 2022년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률 40%에 도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국공립 어린이집의 지역 편차는 근본적으로 사업비 예산을 지자체와 정부가 50%씩 부담하는 매칭 방식에서 비롯된다. 재정여건이 좋지 않은 지자체는 그림의 떡이라는 이야기다. 공공보육서비스의 지역 편차는 미래 세대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지자체 재정 사정에 따라 정부가 분담률을 높이는 방안 등 합리적인 개선책을 모색하는 것이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