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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칼럼] 저출산을 국가적 위기로 받아들이자 /한상규

취업 등 경제적 어려움에 결혼·출산 포기한 청년들

외환위기급 문제 풀려면 보육 지원체계 다시 세워 아이 키울 만한 사회 돼야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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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9-12 19:11:04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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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인구 감소가 가져오는 위기 징후가 국가적인 위기로 다가왔다. 그 배경에는 상대적 빈곤, 가족공동체의 붕괴, 인간 본성의 윤리의식 둔화, 미래 사회에 대한 불안 등이 나타나면서 독신자가 누리는 자유방임적 사고의 선호가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후진국 개발도상에서 벗어난 모든 국가가 겪고 있다. 이런 흐름을 타고 20, 30대 대다수는 돈이 생기면 여행하고 소비를 즐기고 있다.

아주 편리하고 기분 맞추기에 안성맞춤인 물질적 풍요를 놓치면 현대인으로서 소외당한다고 느낀다. 그래서 이들은 월세 살아도 자가용은 있어야 되고 휴가 때 남들 다 가는 해외여행은 필수라고 생각하여 소비를 즐긴다. 반면 50대 후반 이상의 부모 세대는 세 부류가 있다. 노동현장에서 땀 흘려 노후를 위한 저축 등으로 조금이나마 여유가 있거나, 공부만이 가난을 극복할 수 있다며 직장을 다녀 노후에 연금을 타거나, 국민연금도 못타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노령연금에 의존하는 경우다. 이들의 공통점은 그동안 고생을 했으니 이제는 좀 편하게 여행도 즐기고 건강한 노년을 보내길 원하지만 맘대로 안 된다.
현실이 이러하니 부모들의 가치관도 달라졌다. 자녀가 결혼하지 않아도 크게 간섭하지 않는다. 네 인생 네가 알아서 하지 부모가 일일이 간섭하여 싫다는 것을 강요해 봤자 부모 자식 간 마음만 상하니 더 이상 거론할 필요가 없다고 단념한다. 그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이 경제적 여건이다. 이 어려운 시대에 결혼 안 하고 혼자 자유롭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자유적 개인주의를 부모들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도 부모는 자녀가 안쓰러워서 자신은 집밥에 냉수를 마시면서도 자녀에게는 나가서 밥 굶지 말라고 용돈을 준다. 자녀는 부모에게 용돈을 타 쓰지만 그 돈이라도 주머니에 있으니 희망을 버리지 않고 종일 커피숍에 앉아 스마트폰을 보고 구직 정보를 검색한다. 이것이 도시 실업자의 모습이다. 실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최근 저출산에 대한 각종 여론 조사를 보면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 상당수 전문가는 현재의 저출산 상태를 IMF 외환위기처럼 국가적 위기라고 진단한다. 30, 40대 가임 여성 중에서는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불안감으로 아이 하나만 낳기도 벅차서 둘까지 낳겠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자녀 육아와 교육비가 버겁기 때문이라고 한다. 맞벌이 부부는 자녀 하나만 있어도 육아비는 고사하고 아이를 봐 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부모 입장에서는 어린이집부터 유치원까지 들어가는 교육비 외에도 돌봐줄 돌봄기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생후 1~2년간의 육아가 부모와 가족의 절대적인 협조가 필요한 시기를 잘 넘기고 나면 3~4세에 보육기관에 의탁하고, 5~7세까지 유아교육을 받아야 초기 발달이 완성된다. 그러나 스스로 학습하고 활동하기 위해서는 초등 2학년까지는 돌봐주어야 한다. 이 기간 돌봄 비용만 매월 200만 원 정도가 소요된다. 도시 맞벌이부부가 오전 7시 출근 준비를 해서 오후 8시께 퇴근할 경우 아이 돌보미는 오전 7~9시 아기를 깨워서 식사를 포함해 등원 준비를 한 뒤 보내고 나서 퇴근했다가 오후 3시 다시 출근해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마치는 시간에 맞춰 데려와서 저녁을 먹이는데 하루 평균 7~8시간 돌봐준다. 그나마도 적당한 사람을 구하기도 어렵다. 그 사이 예체능 과외를 시킨다면 한 사람의 월급 전부가 아이 보육에 들어간다. 이런 실정에서 대도시에서 내 집 마련은 요원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임신과 보육을 기피하게 된다. 결혼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개인의 능력으로는 한계가 있으니까 정부 도움에 기댈 수밖에 없다. 정부는 2005년부터 돈만 쏟아 부으면 가능하다고 판단해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차제에 몇 가지 정책을 제안한다. 먼저 복지부는 저출산 원인을 폭넓게 파악하여 대책을 세우고 어린이집 보육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결혼 여성 중 가임 여성에 대한 모든 의료적 서비스를 전액 지원하고 출산 후 1년간 육아복지를 전액 지원한다. 교육부는 자녀 출산을 위한 여성의 가치관 내지는 결혼문화에 대한 교화적(敎化的) 문화적 차원에서 사회 교육 체계를 세우고 지원하고, 어린이집 유치원 교육과정의 통합을 검토해서 국민 기초교육을 위한 공교육의 기틀을 세워서 조기교육을 실시하도록 조정하고 방과후 돌봄 교육기능(예체능)을 학교가 별도의 기구로 맡아서 사교육비 부담을 대폭 줄이도록 한다.

기재부와 노동부 산자부는 사내어린이집 유치원시설을 의무화하고 대도시에 국공립유치원을 대폭 증설하여 모든 아이가 집 가까이서 다닐 수 있게 해야 한다. 특히 출산 후 재취업을 걱정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외 저출산 정책을 발굴하여 청와대에서 국가 위기 차원에서 통합 기능을 두어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

남명학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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