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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부산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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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중가요에는 부산을 소재로 한 것이 적지 않다. 한국전쟁 때 이산가족의 아픔을 묘사한 ‘굳세어라 금순아’에서부터 ‘이별의 부산정거장’ ‘용두산 엘레지’ ‘돌아와요 부산항에’ ‘부산갈매기’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가수가 부산사람의 삶과 애환을 담은 노래를 불렀다.

   
특히 ‘부산갈매기’는 프로야구 지역 연고구단인 롯데 자이언츠의 응원가로 사용되면서 더욱 유명해진 노래다. ‘야구에 죽고 야구에 산다’는 부산 팬들이 롯데의 경기 때마다 홈과 원정구장에서 빼놓지 않고 부르는 바람에 외지인에게는 부산을 대표하는 노래라고 여겨질 정도가 됐다. 공교롭게도 부산의 시조(市鳥)가 갈매기다 보니 그런 오해를 불러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런데 부산에는 엄연히 시가(市歌)가 존재한다. 1984년 만들어진 ‘부산찬가’다. 당시 인기를 누리던 가수 윤시내가 불렀다. 도시철도 1호선을 이용하는 시민이라면 차량이 시청역에 다다를 즈음 안내 방송과 함께 나오는 ‘갈매기 떼 나는 곳 동백꽃도 피는 곳, 아 너와 나의 부산…’이라는 가사를 한 번쯤 들어봤을 게 분명하다. 하지만 그뿐이다. 이 노래가 부산의 시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보다 못한 부산시가 뮤직비디오를 통해 부산찬가의 보급에 나섰다. 시민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열어 수상작을 시 공식 매체와 홍보물에 활용하기로 했다. 시는 이런 활동으로 부산찬가의 인지도가 높아질 것을 기대하는 모양이다. 그동안 부산찬가는 시 주최 행사나 직원 정례조회 등에서만 의례적으로 제창되는 데 그쳤다.
부산찬가를 만든 취지가 ‘시민화합과 지역사랑 고취’이니 노래를 널리 알리겠다는 시의 노력을 나무랄 일은 아니다. 우려되는 점은 과연 기대 만큼 성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다. 그러잖아도 시는 얼마 전 민선 7기에 걸맞은 슬로건이 필요하다며 대대적인 공모전을 열었다가 수상작도 뽑지 않는 촌극을 벌였다. 700건에 가까운 응모작을 보니 현재 사용 중인 ‘다이내믹 부산’보다 나은 작품이 없다는 이유였다. 이럴 바엔 뭐하러 야단법석을 떨었느냐는 비난이 나오는 게 당연했다.

시민 삶의 질이 그럴싸한 노랫말과 구호 덕분에 좋아질 리는 만무하다. 부산찬가의 가사처럼 부산이 ‘꿈 많은 사람들이 정답게 사는 곳’이 되려면 먼저 시가 보여주기식 행정부터 자제해야 할 듯하다.

염창현 논설위원 haore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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