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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차량화재 사건 악용한 상술 판친다 /김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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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9-02 19:01:20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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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장수는 맑은 날에 울고, 비 오는 날에 웃는다. 짚신 장수는 이와 반대다. 누군가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되는 경우다. 지금의 차량 화재 사고로 인한 형국이 그렇다. 불타고 있는 자동차 업체는 국내에서도 판매량이 상위권을 유지한 외제차 업체지만 이제는 중고차 시장에서마저 외면당하면서 쓴 눈물을 삼키며 리콜에 돌입했다. 시장에서의 신용은 잃었고 막대한 처리비용은 첩첩산중이다. 마치 비 오는 날 짚신 장수와 같다.

한편에서는 이를 이용해서 판매량을 높이려는 자동차 업체, 불안해진 운전자들의 심리를 이용해서 과잉 정비를 하려는 수리업자,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키려는 언론이 사고 원인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전문가들의 추측성 발언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결국 불행한 상황을 이용하고 있다. 비 오는 날 우산장수꼴이다.

한 자동차 회사는 이번 사건을 영업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차량 화재가 다른 자동차 업체의 마케팅 대상으로 이용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정부가 자동차 회사별 화재 통계를 공개함으로써 국민이 스스로 안전한 차종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과잉 정비 역시 문제다. 정확한 진단과 수리로 화재를 예방하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를 이용해 돈을 벌기 위한 과잉 정비다. 수리의 범위가 작은데도 불구하고 이를 확대해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일들이 그것이다. 기름이 새면 해당 부위만 수리하면 되는데 전체 시스템을 교환하게 부추기거나, 소모성 부품의 교환 주기를 무시하고 운전자에게 재촉하는 경우가 그렇다. 가뜩이나 매일 차량 화재사고가 언론에 노출되는 시점에서 운전자들은 카센터의 진단을 의심하지만 불안한 마음에 큰돈을 들여 수리하게 되고 그 비용에 비례하여 차량 품질을 의심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소비자불안이 과잉정비와 만나 막대한 지출과 정비업소의 불신으로 이어지고 결국 차량 품질을 의심하게 되는 악순환이 된다. 결국 운전자, 카센터, 자동차제조사 모두에게 손해가 되는 일이다.

일부 언론의 과도한 취재 경쟁도 문제다. 전문가들의 인터뷰 중 ‘그럴 것이다’ ‘상당히 우려가 있다’ 등의 말들은 결과에 상관없이 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는 자동차 업체가 정보를 완벽히 공개하지 않는 것도 그 원인을 제공한다. 명쾌한 자료가 없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해도 언론에서는 일부 전문가의 인터뷰를 중점 있게 다룰 수밖에 없다.

운전자들은 객관적인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보도되는 내용으로만 현 상황을 판단하기 쉽다. 결국 추정에 가까운 전문가들의 발언은 자칫 정상적인 차량 부품도 불량으로 내몰 수 있다. 자동차는 주요 부품을 제외한 대부분 부품이 중소기업에서 생산한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되었던 부품도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에서 만든 것이다. 상대적으로 재정 상황이 열악한 기업에서 받는 타격은 심각한 경영난을 초래한다.

그렇다고 잘못한 기업을 봐주자는 말이 아니다. 부정확한 정보로 피해를 보는 기업이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사실 이번에 리콜 대상이 되고 있는 EGR밸브의 결함이 화재를 일으킨 명확한 원인이라고 누구도 단정 지을 수 없다. 어떻게 똑같은 부품을 다른 자동차에 장착했는데 유달리 한 차종에서만 불이 나는가. 문제가 되었던 배기시스템의 경우는 흡기와 엔진 내부 연소 등 복잡한 구조로 수많은 부품이 연결되어 있다. 이 중 EGR부품에서 그 증상이 보였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증상이 보인 거지 원인이 EGR이라는 명확한 이유는 아직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도 모든 상황을 열어 놓고 조사와 실험을 하고 있다.
결국 지금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우리는 조금 더 냉정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 과잉 정비에 대해서는 한 번 더 의심하고 여러 정비소에서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고, 언론에서는 추정에 가까운 인터뷰보다는 상황을 주시하며 객관적인 자료를 얻기 위해 취재력을 모아야 한다. 이 모든 상황이 우산장수와 짚신장수처럼 누군가의 불행이 누군가의 이득으로 돌아가면 안 되는 것처럼 말이다.

한국폴리텍대학 부산캠퍼스 자동차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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