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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구글의 ‘잠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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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외국인들과의 접촉이 허용된다면, 시민들은 그들이 전해들었던 대부분의 이야기가 거짓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들이 살아가는 폐쇄된 세계는 무너지고, 가치관의 기저에 깔린 공포와 혐오, 독선은 증발하고 말 것이다.” 영국의 작가 조지 오웰은 소설 ‘1984’에서 가상의 전체주의 사회 ‘오세아니아’에 대해 이같이 비판한다. 독재자 ‘빅 브라더’의 얼굴사진이 모든 건물 벽에 걸려 있고, 체제의 선전을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며, 쌍방향 송수신이 가능한 ‘털레스크린’의 감시를 피할 수 없는 곳이다.

   

‘오세아니아’를 중국에 비유하는 사람이 많다. 고도의 검열·감시 시스템이 작동되고 있어서다. 대외 문호는 개방했지만, 중국 정부는 자의적인 기준을 내세워 매사를 철저히 거른다. 동성애를 이유로 한국에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왕의 남자’의 개봉을 반대한 게 한 예다. 또 다른 1000만 영화 ‘부산행’은 미신(좀비) 숭배 때문에 차단했다. 한국은 물론 중국에서도 공전의 히트를 친 TV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중국판 영화 제작은 남자주인공이 외계인이란 것을 문제 삼아 무산시켰다.

인터넷 단속은 더 심하다. 미국의 비정부기구 ‘프리덤하우스’가 지난해 세계 65개국을 상대로 실시한 ‘인터넷 자유도 조사’에서 중국은 87점을 받아 최하위를 차지했다. 인터넷 통제의 주축은 디지털 공안체제인 ‘황금방패(黃金防牌)’다. 만리장성에 빗대 ‘만리방벽(Great Firewall)’이란 별칭으로도 부른다. 세계 최대 정보기술업체 ‘구글’이 중국 정부의 검열에 기반한 검색엔진(Dragonfly·잠자리)을 만들고 있어 국제인권단체들이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구글은 2006년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검열 압박을 받자 2010년 철수한 바 있다. 그러다 2016년 다시 중국 시장에 뛰어들었다.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가 유럽 인구와 맞먹는 7억5000만 명에 달하는 데다, 구글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안드로이드 세계 사용자의 30% 이상이 중국인이어서다. 언론자유를 뒷전으로 미루고 자본이익을 선택한 것이다.

중국과 무역전쟁 중인 미국 정부는 ‘만리방벽’을 제거해야 할 무역장벽의 하나로 꼽고 있다. 세계인의 소통을 막는다는 까닭에서다. 구글의 ‘만리방벽’ 수용은 미국 정부의 입장과 배치된다. 자본이익을 국익에 앞세우는 구글에게서 자본주의의 실체를 본다.


이경식 논설위원 yis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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