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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문 대통령에게 기대해보는 ‘실사구시 경제’ /김경국

역대 최악의 고용 참사, “기다려달라”는 말만

소득주도 성장 좋지만 일자리 늘리기 위한 과감한 실천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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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참사에 이은 분배 참사로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2년 차에 접어들자마자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통계청이 지난 23일 발표한 ‘2분기 소득부문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분기 들어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극심해졌다. 소득 최하위 20%(1분위) 가계의 명목소득은 월평균 132만5000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7.6% 줄었다. 차하위 계층인 소득 하위 20∼40%(2분위) 가계의 명목소득도 280만200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1% 줄어들었다.

반면 소득 최상위 20% 가계의 명목소득은 월평균 913만4900원으로 10.3% 늘었다. 역대 최대 폭이다. 차상위 계층인 소득 상위 20∼40%(4분위) 가계의 명목소득도 4.9% 늘어났다. ‘있는 집’과 ‘없는 집’의 소득 격차가 그만큼 벌어진 것이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영세 자영업자의 사업소득이 대폭 줄어든 데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인한 비상용직 고용증가 둔화로 가구별 취업 인원 수가 급감하면서 1·2분위 소득이 급감한 반면, 4·5분위는 상용직을 중심으로 근로소득이 증가하고 사업소득도 양호해 소득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통계청의 분석이다.

앞서 지난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 ’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증가 폭이 불과 5000명에 그쳤다. 올해 일자리 창출을 위해 54조 원의 세금을 퍼부었지만 1~7월 월평균 취업자 증가 폭은 12만2000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월평균 31만6000명이 증가했던 것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지경이다.

실업자는 지난해 7월보다 8만1000명 증가한 103만9000명으로 7개월 연속 100만명을 웃돌았다. 고용 상황이 금융위기 직후와 비슷한 수준으로 악화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일자리가 안정적이지 못한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빼앗아간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최저임금이 내년에 또 10.9% 인상되면 또 어떻게 나타날까.

취임 당일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구성을 ‘1호 업무지시’로 내놓는가 하면 집무실에 별도의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하는 등 일자리 창출을 제1의 국정과제로 내세워온 문 대통령 입장에서 ‘고용 참사’에 이은 ‘분배 참사’라는 비난이 쏟아지는 현실은 악몽이 아닐 수 없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은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저소득층의 소득을 높이고, 이를 통해 내수를 활성화함으로써 성장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소득분배지표는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고, 가계소득 양극화는 역대 최악의 수준으로 심화됐다. 의도와는 정반대로 가진 자들의 주머니는 넘쳐나고, 서민들의 주머니는 갈수록 얇아지고 있다. 서민 위주의 정책이 오히려 서민을 어렵게 하는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소득주도 성장의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오는 29일 총궐기대회를 앞둔 한 중소상공인은 “문을 계속 열자니 적자라 버티기 어렵고, 문을 닫자니 투자금은 고사하고 빚낸 은행돈도 못 갚고 거리에 나앉게 생겼다”면서 “한쪽은 문 닫고 한쪽은 돈 잔치 벌이는 이게 나라이고, 시대정신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런데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기다려달라”고만 말하고 있다. ‘무엇을’ 믿고 기다리라는 설명도 없다. 일자리가 없어진 당사자들에게는 분통이 터질 일이다. 인구 감소와 폭염 탓으로 일자리 감소 원인을 돌리는가 하면, 여권 일각에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성장잠재력을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도 주장한다. 집권 2년 차에 접어들어서도 전·전전 정부 탓을 하는 것은 궁색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최근 악화된 경제지표들이 최저임금 과속 인상을 앞세운 소득주도 성장을 내건 1년의 성적표라는 점은 애써 부인한다.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소득주도 성장은 계속 밀어붙이겠다고 한다. 독선이고 아집이 아닐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휴가에서 복귀하면서 ‘실사구시’란 화두를 꺼냈다. ‘실용’에 무게를 둔 정책을 펼쳐나가겠다는 의지표현으로 들렸다. 문 대통령은 또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국민의 신뢰를 잃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래서 정책에 얽매이기보다는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과감한 실천을 기대해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자리를 만드는 핵심 주체는 기업이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실용이다. 그게 바로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길이다.

서울본부장·정치부장 thrk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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