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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산 도심에서 시속 10㎞만 낮추면 /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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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8-26 18:45:10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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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볕더위, 폭염경보, 열돔 현상, 열대야라는 용어를 우리는 언론을 통해 빈번하게 접촉하고 있다. 몸과 생각이 다른 행동을 유발하기 쉬운 환경 속에서 운전해야 한다면 운전자는 어떠한 행동을 취하게 될까.

운전자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운전한다면 쉽게 짜증 내거나 생각과 다른 조작을 하게 되어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될 수 있다.

더욱이 교통 환경이 나쁜 상태에서 운전해야 한다면 운전자의 반사 신경은 저하되고, 명확한 시야 확보가 어려우며, 돌발 상황에 신속한 대처가 지연되어 잘못하면 사고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자동차가 움직이는 상황에서 돌발 상황과 마주쳤을 때 운전자 본인의 의사대로 신속하게 대처하여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모든 차의 운전자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고 있을 때는 보행자의 횡단을 방해하거나 위험을 주지 아니하도록 그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정지해야 한다. 교통정리를 하고 있지 않은 교차로나 그 부근의 도로를 횡단하는 보행자의 통행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도로에 설치된 안전지대에 보행자가 있는 경우와 차로가 설치되지 않은 좁은 도로에서 보행자의 옆을 지나는 경우에는 안전한 거리를 두고 서행해야 한다.

보행자가 횡단보도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도로를 횡단하고 있을 때는 안전거리를 두고 일시정지하여 보행자가 안전하게 횡단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이를 준수하는 운전자는 얼마나 될까.

이제 변화해야 한다. 자동차가 아닌 보행자를 보호하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 운전자도 보행자가 될 수 있다. 또한 보행자가 운전자도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인터넷 등 각종 정보망을 통해 보행자가 사망하였다는 이야기를 자주 접한다.

‘자동차가 무단 횡단하던 보행자를 발견하지 못하고 충격하여 보행자 사망’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 보행자를 발견하지 못하고 충격하여 보행자 사망’. 이제 우리 주변에서 이같이 교통사고로 보행자가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말이 들리지 않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

교통사고로 발생하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도심 제한속도를 하향하여 운전자의 운전습관에 변화를 준다면 어떠한 효과가 나타날까. 일반적으로 운전자가 운전 중 두 눈으로 전방 물체의 색채까지 확인 가능한 각도가 35도지만, 속도가 증가할수록 이 각도는 좁아져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일부 연구 결과를 보면, 시속 60㎞로 달리던 자동차가 보행자와 충돌했을 때 중상을 입을 확률이 99%로 나타났지만, 시속 10㎞만 낮추어도 운전자의 시야가 넓어지고, 충돌량이 감소하여 중상 입을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교통 선진국인 스웨덴과 호주 등에서는 이미 도심 제한속도를 시속 50㎞로 줄였다. 그 결과 사망 사고가 덴마크 24%, 호주에서는 18%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했다. 또한 시속 60㎞일 때보다 50㎞로 운행하다 장애물과 충돌했을 때 차량 탑승자가 중상을 입을 확률도 약 70%가 줄어든다는 결과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교통사고로 연간 1만2000여 명이 사망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교통안전시설 및 도로여건 개선, 경찰 단속, 교통안전교육 시행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2017년에는 교통사고 사망자가 4185명으로 감소하였지만 여전히 OECD 회원국 중에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우리가 외치는 시민과의 약속은 바로 ‘교통 안전’이다. ‘No Action Talking Only(말만 많고 행동은 하지 않는다)’ 말이 있다. 시민의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말이 아닌 행동이 필요한 시기이다. 도심 제한속도를 낮추는 것도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각종 실험결과에 따르면 도심 제한속도를 시속 10㎞ 낮추어도 평균 통행속도나 통행 시간에 차이가 크지 않다고 한다. 말뿐이고 행동과 결과가 없는 외침이 아니라 실체가 있고, 행복이 있고, 거듭남이 있는 교통안전은 부산시민의 소망이다.
어학사전에 명명되어 있는 ‘안전’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시민이 공감하고 삶의 윤택함을 제공할 수 있는 교통안전 가치에 대해 이제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 부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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