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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문 대통령, 타임!을 외쳐라 /소종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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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8-22 19:18:06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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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에 직을 건다는 결의로 임해 달라.” 대통령의 언어가 달라졌다. 표정이 어둡다.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 2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는 좋은 일자리 늘리기를 국정의 중심에 놓고 재정과 정책을 운용해 왔다. 하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충분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고용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악화하는 모습을 보여 마음이 매우 무겁다”고 말했다. 아프지만 현실에 대한 인정이다.

지난 7월 취업자가 지난해 7월보다 5000 명이 느는 데 그친 것은 충격 그 자체였다. 1월만해도 취업자 수 증가 폭은 30여만 명에 달했다. 그러던 것이 2월에 10만 명 선으로 내려앉더니 5월에는 7만 명대까지 떨어졌다. 이때도 정부 내에서 충격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랬는데 5000명까지 추락했으니 충격의 강도가 어느 정도일지 짐작게 한다. 현 정부가 출범 초 일자리 상황판을 청와대에 설치하는 등 ‘일자리 정부’를 자임한 것이 무색한 상황이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원인이 하나는 아닐 것이다. 여권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라는 인구적 요인, 제조·건설업 등의 부진을 거론한다. 소득주도 성장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3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는 설명도 곁들인다. 전 정권을 탓하는 이들도 있다. 반면 야권은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론 자체가 근본 문제라고 비판한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 등이 너무 가파르게 진행되다 보니 나타난 부작용이라고 말한다. 소득주도성장론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정치 공세다.

이런 상황에서 휴일인 지난 19일 열린 당정청 긴급회의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정책실장은 엇박자를 노출했다. 김 부총리는 그동안 추진한 경제 정책의 효과를 되짚어보고 필요하면 개선이나 수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장 실장은 소득주도 성장, 혁신 성장, 공정 경제 정책이 효과를 내기 시작하면 경제가 다시 활력을 띠고, 고용 상황도 개선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같은 말이라지만 분명 온도 차는 있다.

김 부총리를 앞세운 ‘김앤장’이냐, 장 실장을 앞세운 ‘장앤김’이냐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김동연의 혁신성장’ 대 ‘장하성의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갈등설이 계속 불거졌다.

문 대통령의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아우르는 포용성장을 꿈꾸는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는 소득주도성장론을 포기하지 않되 혁신성장에 방점을 찍었다고 해석된다. 경제수석을 홍장표에서 윤종원으로 교체(지난 6월 26일)한 것이 변화의 시작이었다. 홍 전 수석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이론적 배경을 제공한 인물이다. 이어 문 대통령이 인도에서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만난 것(7월 9일)이나 김 부총리가 삼성전자를 방문한 것(8월 6일), 문 대통령이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천명한 것(8월 9일) 등 일련의 행보가 그렇게 읽힌다. 문 대통령이 최근 ‘소득주도성장’을 자주 언급하지 않는 것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지금 앞보다는 뒤를 돌아볼 시점이다. 숨 고르기가 필요하다.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노출되는 엇박자다. 문 대통령은 정책에서 무엇보다 두려워해야 할 것은 난관보다 국민의 신뢰를 잃는 것이라고 했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 간 잦은 이견 노출은 경제 정책에 대한 신뢰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국방 정책 등과 달리 경제 정책은 국민 삶과 바로 연결되는, 피부로 와 닿는 것이기에 체감 효과가 훨씬 크다. 사람을 바꿀 생각이 없다면 문 대통령이 직접 적극적으로 조정에 나서야 한다.

두 번째는 다른 이슈들이 경제 지표 악화와 상승 작용을 불러일으키며 정권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7일 발표된 국민연금 제도 개편안은 불신의 늪에 빠졌다. 같은 날 발표된 2022 수능 개편안에 대해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BMW 사태’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늑장 대처도 뭇매를 맞았다. 모두 국민의 일상생활과 관련 있거나 관심이 높은 사회경제 이슈들이다. 폭염에 농산물 가격도 치솟았다. 한 달 전에 비해 시금치는 130%, 고랭지 배추는 90%나 올랐다. 기름값도 올랐다. 추석이 한 달 앞인데 민생경제 상황이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농구 경기로 치면 ‘타임!’을 외쳐야 할 때가 지금이다. 경제는 현실이다.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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